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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김민지단국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김민지단국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지난해 5월 28일 꽃다운 목숨 하나를 떠나보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희생된 김모군의 죽음이다. 그때 우리는 사회가 노동의 주체인 인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목숨 값인 안전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시될 수 있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인데 사람의 존재는 문득 잊혔다. 사람이 대상화되고 부품화될 수 있다는 슬픈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비극적 사고가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또 한 사람의 청년을 잃었다. 회사의 비인간적인 행태와 살인적 업무 스케줄에 짓눌렸던 한 신입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사람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이 PD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회사 관계자들이 PD의 어머니에게 ‘그가 불성실했고 그 때문에 회사도 피해를 많이 보았다’고 얘기를 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었을뿐더러 그 이후 일어날지 모를 비극적 사건을 업무 능력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려는 꼼수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생을 향한 노동이 오히려 생의 불씨를 찰나에 꺼트려 버리는 허망함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할까. 사고가 난 구의역 스크린도어 앞에는 작은 추모의 공간이 생겼다. 회사의 압박에 짓눌렸던 젊은 PD는 이 장소를 찾아 죽음을 추모하고 짧은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그 글에서도 그가 어째서 PD라는 직업을 선택했는지가 선명히 드러났다. 그는 사람, 그중에서도 작고 약한 사람들을 사랑했던 것이다. 그랬던 그는 사측 명령에 따라 수많은 비정규직 직원들을 강제해고해야만 했다. 그토록 원하던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이 결국 한 사람의 의지와 희망을 부순 셈이다. 우리는 또다시 깊은 허망함을 느낀다.
 
한 대선후보는 구의역 사고 피해자를 두고 여유가 있었다면 덜 위험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었다. 그런데 최소한 문명사회라면 드러내놓고 목숨을 요구하는 직업은 있을 리 없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선 청년들이 어떤 일을 택하든 위험하지 않은 일이 없는가 보다. 올 1월 현장실습을 나갔던 한 특성화고 학생이 실적을 걱정하며 또다시 귀한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 왜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는지 자문해 보았다. 아마도 100% 안전한 일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좋은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는 여기에서 나뉜다. 위험을 개인에게 오롯이 부담시키는지, 관심과 시스템으로 그걸 최대한 줄여주느냐다. 안전한 일은 없겠지만 안전한 사회는 가능하지 않을까.
 
김민지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대학생 칼럼 보낼 곳=페이스북 페이지 ‘나도 칼럼니스트’(www.facebook.com/icolum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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