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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칼잡이’ 발탁, 청와대의 사정 드라이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左),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右)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左),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右)

청와대가 19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윤석열(57) 대전고검 검사는 문재인 정부가 공언해 온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다. 검사 200여 명이 있는 국내 최대 수사기관의 수장에 파격적 인사를 단행해 검찰 안팎의 ‘적폐’를 청산하고 사정 작업을 주도하겠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인사는 검찰 내부적으로는 기수 문화 파괴를 예고하고 있다. 검찰 기수는 검찰 인사의 핵심 기준으로 검사들을 ‘집단적 정치화’로 이끄는 토대로 작동해왔다.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 검사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이영렬(59) 현 서울지검장보다 기수 상으로 5년 후배다. 사법시험에 늦게 합격한 데다 때로는 검찰 지휘부에 맞서는 모습을 보인 그가 발탁되면서 기수 문화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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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에 취임하는 윤 검사는 ‘탈 정치 검사’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때 검찰 지휘부의 뜻을 어겨가며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해 좌천되면서 얻은 상징이다. 그해의 국정감사에서 “조직을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대단히 사랑한다. 하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의 이 같은 성향은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검찰 내부 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검사 인사는 문 대통령이 일찌감치 생각했다. 중앙지검장이 고검장 자리라 검사장이 아닌 그를 기용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고민했다. 결국 중앙지검장 직급을 검사장으로 내리는 ‘묘수’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이 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을 지방 고검 차장검사로 보내며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제도 개혁 작업에 참여했던 박균택(51) 대검 형사부장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임명했다.
 
윤 검사 발탁은 검찰 외부로는 강력한 사정의 메시지로도 읽힌다. 그는 대표적 ‘칼잡이’로 평가받는다. 고검 검사로 밀려나 사실상 수사에서 배제됐던 그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 합류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적폐 청산’ 작업의 적임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현재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 그리고 공소 유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정한 전 정권 관련 수사를 촉구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윤 검사는 검찰에서는 현대차·C&그룹·부산저축은행·LIG그룹을 수사하고 특검팀에서는 삼성그룹을 수사했다. 새 정부의 재벌 개혁 방침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인사가 권력에 대한 충성 요구에서 벗어난 ‘탈 코드 인사’로 비춰지지만 적폐 청산이라는 구호에 입각한 또 다른 의미의 코드 인사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현·허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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