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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공약가계부 만들라”...윤곽 드러낸 J노믹스 실행 계획

 
“사실상의 ‘중기 공약가계부’를 만들라. 특정 예산으로 창출 가능한 일자리 수를 명시하라.”
 
이른바 ‘J노믹스’ 이행을 위한 예산 편성 지침이 하달됐다. 기재부가 19일 각 정부 부처에 통보한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추가지침’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각 부처가 내년 예산을 짤 때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J노믹스 실현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제4차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자신의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제4차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자신의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지침에서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만들 때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저출산 극복, 미세먼지 저감 등 새 정부 정책 과제를 최대한 반영하라고 명시했다. 특히 예산이 사용돼야 하는 영역들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시해 새 정부의 역점 경제정책과 진행 계획을 미리 엿볼 수 있도록 했다.  
 
 기재부는 구체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스타트업 및 창업 생태계 조성, ^청년·중년·노인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라고 지시했다.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동시간 단축,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일자리 격차 완화도 예산 편성이 필요한 영역으로 지목됐다. 고부가가치 미래형 신산업 발굴 및 신산업 일자리 창출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내용도 지침에 포함됐다.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서는 ^생애 맞춤형 소득지원, ^저소득 취약계층 생활여건 개선 등이 예시됐다. 저출산 극복과 관련해서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돌봄 지원 확대, ^임신·출산·육아휴직 지원 강화 등이 예산 투입 분야로 제시됐다.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등 인프라 보강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노력 강화도 예산 편성 시 중점 참고사항이었다. 
J노믹스 실행 위한 예산편성 지침 주요 내용

J노믹스 실행 위한 예산편성 지침 주요 내용

 
특히 기재부는 새 정부의 최대 역점 추진 사업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예산 요구 시 해당 예산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일자리 수 등 고용 효과를 명시하도록 했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사업에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배정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각 부처는 고용영향평가 대상 사업을 최대한 확대해야 할 상황이 됐다. 고용영향평가 제도는 예산을 짜거나 정책을 만들 때 얼마나 많은 고용창출이 가능한지를 먼저 따져서 가부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진한 사안은 예산 편성 우선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지게 될 전망이다. 
 
기재부는 특히 “새 정부 신규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추진방식, 연차별 투자소요 등을 포함한 세부 중기 실행계획을 첨부하라”고 지시해 눈길을 끌었다. 예산 편성을 요구하면서 문 대통령 경제공약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 어느 정도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해 사용할 것인지 등을 자세히 기재하라는 지시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서도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했던 ‘공약가계부’와 비슷한 형태의 공약 이행 계획서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는 또 각 부처에 공약 이행용 재원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맬 것을 요구했다. 기재부는 지침에 각 부처들이 예산 요구 단계에서부터 지출 절감 등 강도 높은 재정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뒤 재량지출을 10% 구조조정하도록 요구했다. 재정지출은 크게 복지 부문에 사용하거나 지방정부로 이전하는 용도로 반드시 사용돼야 하는 의무지출과 부처 재량에 따라 지출 여부를 결정하는 재량지출로 나뉜다. 올해 예산 400조7,000억원 중 의무지출 예산은 195조6000억원, 재량지출 예산은 205조원 규모다. 단순 계산해 재량지출 10%를 줄일 경우 20조원의 자금을 만들 수 있다. 
 
이 금액은 문 대통령의 연간 재정지출 절감액 목표치에 거의 부합한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178조원(연평균 35조6000억원)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중 62.9%에 해당하는 112조원(연평균 22조4000억원)은 세출(재정지출) 절감 등 재정개혁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재량지출 중에서 공무원 인건비 등 사실상 줄일 수 없는 지출이 140조원 정도에 이르기 때문에 실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의무지출 예산의 경우에도 절감방안이 있으면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기금·융자·보조사업에서도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 지출을 줄여줄 것을 당부했다. 민간 보조사업의 경우 고의 부정수급 발생시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 등이 예시됐다. 
 
강공책을 통한 재원 마련 방안 강구 요구도 있었다. 기재부는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비과세·감면을 축소하고, ICT 기술 등을 활용해 탈루세금 과세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불공정거래행위 등 법령위반시 과태료·과징금을 강화하는 방안도 있었다. 이 밖에 기관별 특성 등을 감안해 정부출자기관의 배당금을 높여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과 유휴 국유재산의 효율적 활용 및 관리를 통해 임대수입 증대 방안도 재원 마련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기재부는 추가지침 통보에 따라 각 부처의 예산요구서 제출 기한을 원래 예정일이었던 이달 26일에서 31일로 연장했다. 기재부는 예산요구서를 받아본 뒤 관계 부처간 협의 등을 거쳐 내년 예산안을 편성해 9월 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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