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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에 즐기는 시골 ‘시네마 천국’

충남 예산군 예산시네마를 찾은 관람객들이 영화가 상영되기 전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충남 예산군 예산시네마를 찾은 관람객들이 영화가 상영되기 전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6시30분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시네마. 회사 동료들로 보이는 30여 명이 한꺼번에 영화관으로 들어왔다. 줄줄이 매점 앞으로 가서는 팝콘과 음료수를 주문했다. 메뉴판 가격은 라지사이즈 팝콘과 콜라 2개가 5000원. 직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일행 중 한명이 “아주 싸네? 대도시 영화관 절반밖에 안 하네”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팝콘과 음료에다 오징어 등 다른 간식도 추가로 골라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이날 예산시네마에서는 한전 예산지사 직원 33명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했다. 전날 개봉한 ‘특별시민’이었다. 주변 식당에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극장을 찾았다고 한다. 한전 직원 진병인(58)씨는 “예전 같으면 1~2차로 이어졌던 회식문화가 영화관이 생기면서 바뀌었다”고 했다.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왔다는 박진환(18)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차를 타고 천안까지 영화를 보러 갔다”며 “예산시네마는 관람료와 간식 요금 등이 싸고 시간도 줄일 수 있어 친구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예산군이 지은 예산시네마는 지난달 12일 개관했다. 2006년 예산 중앙극장이 문을 닫은 후 11년 만에 시골 읍내에 영화관이 새로 생긴 것이다. 그동안 8만5000여 명의 예산 군민들은 천안이나 아산·홍성까지 원정을 가서 영화를 봐야 했다. 예산에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면서 평일 저녁과 주말은 대부분 매진일 정도로 인기다.
 
영화관은 관람관이 2곳인데다 각각 52석, 47석으로 초미니다. 웬만한 극장의 1개 관람관보다 작다. ‘99석’엔 숨겨진 뜻이 있다. 100석 이상으로 만들면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관 건립에는 국비 5억원을 포함해 18억7000만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2013년부터 농산어촌 지역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작은 영화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예산시네마 영화관람료는 5000원으로 일반영화관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상영시스템은 대도시 대형 멀티프렉스 영화관과 같다. 최신 영화도 같은 날 개봉한다. 예전 시골 영화관이 최신 영화를 도시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개봉했던 것과는 다르다. 영화관 안에 매점과 휴게공간도 갖췄다.
 
영화관은 예산문화원이 운영한다. 민간이 운영하면 ‘이윤’ 때문에 관람료가 비싸지고 영화배급 등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직원 6명도 모두 문화원 소속이다. 영화요금이 저렴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홍성 지역에서도 찾는다. 충남에서는 지난해 1월 서천에 기벌포영화관이 문을 열었고 오는 10월 태안, 12월 금산과 청양에 작은 영화관이 생긴다.
 
영화관 운영을 맡고 있는 김상희(34·여) 과장은 “상영관이 2개뿐이어서 전문가의 평론과 인기도를 고려해 개봉영화를 선택하고 있다”며 “규모는 작지만 주민들에게는 시네마 천국”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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