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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찌질한 남자들에게

전수진P-프로젝트팀 기자

전수진P-프로젝트팀 기자

죽으란 법은 없다. 가짜 뉴스이길 바라는 미국발 진짜 뉴스에 울컥과 울적을 반복하지만 지난 7일과 9일, 프랑스와 대한민국에 새 세상이 열렸다. 여성으로 태어나 행복한 1인이라 퍼스트레이디들에게 눈길이 갔다. 프랑스의 브리지트 트로뇌(64)가 특히 궁금했다. 에마뉘엘 마크롱(39)이 고교 시절 사랑에 빠진 25세 연상의 선생님이었다.
 
한국이었으면 발칵 뒤집어져 “이 결혼 반댈세”라는 시위가 벌어졌을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인 특파원 친구에게 물어봤다. 이건 좀 놀랍지 않으냐고. 그는 심드렁히 답했다. “왜? 둘이 좋다잖아.” 프랑스 만세.
 
다섯 살 연하와 사귀었던 한국인 여성 A를 안다. 남자의 끈질긴 구애 끝에 사귀기로 용단을 내린 A에게 주변인들은 이렇게 아침 인사를 했다. “ 아직도 안 헤어졌어?” 결혼까지 생각했던 그들. 헤어졌다. 이후 지극히 평범한 결혼을 한 A는 말했다. “누구보다도 남자다웠던 그에게 미안하고 고마워.”
 
그러고 보니, 태평양 건너 백악관의 영부인은 그 집 현 주인장보다 24세 연하이지만 기사화가 안 됐다. 기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전 지구적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한 트로뇌와는 다르다. 정작 트로뇌와 마크롱은 쿨하다. “(트로뇌의) 나이에 집착하는 이들은 여성혐오주의자 ”(마크롱, 당선 직후 르파리지앵 인터뷰), “엄마 나이에 목매는 건 질투심 때문”(트로뇌의 딸 티파니 오지로)이라는 일갈 릴레이. 프랑스 국민이라면 세금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영부인=우아함’의 공식을 깬 트로뇌의 선거 당일 라이더 재킷 차림에도 박수를 보낸다. ‘여성스러운’ 영부인보다 파워풀한 영부인의 새로운 롤모델이 돼 주길 응원한다.
 
잠깐, 칼럼 제목이 (이번에도) 도발적이라고? 이상하다. 찌질한 분이 아니라면 기분 상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 미물 기자의 칼럼을 읽어 주고 계시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은 충분히 쿨하다. 작은 거에 열 받지 말자. 은하계는 이미 열 받을 일투성이다.
 
반가운 징조. 한국의 찌질한 ‘나이이즘’도 (드디어!) 서서히 퇴장 준비를 하는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무수석 전병헌(59) 전 의원은 지난 14일 임종석(51)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관계에 대해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나이는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절망에 익숙했던 터라 희망이 낯선 한국 사회에 서광이 비치는가. 어제 광주에서의 문 대통령 눈물은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희망적이었다. 예단은 않겠으나 희망에 감사하며 언론 감시의 눈을 더욱 부릅뜨겠다.
 
전수진 P-프로젝트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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