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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날아라” 고3 제자들 처진 어깨 토닥인 선생님의 노래

인천하늘고 김경훈 교사(왼쪽)가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 학생들과 교정에서 기념촬영했다. 김 교사는 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는 현직 가수이기도 하다. [사진 김경훈]

인천하늘고 김경훈 교사(왼쪽)가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 학생들과 교정에서 기념촬영했다. 김 교사는 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는 현직 가수이기도 하다. [사진 김경훈]

“중간고사 끝나고 눈물을 쏟은 애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곧바로 6월 모의평가가 이어지니 고3 교실은 그야말로 살얼음판 같습니다. 지친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
 
18일 자작곡인 ‘하늘로’ 음원을 공개한 김경훈(41) 인천하늘고 영어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교직 경력 15년인 김 교사는 올해 처음 고3 담임을 맡았다.
 
직접 지켜본 고3 아이들의 스트레스와 힘겨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했다. 그는 “매일 성실히 공부하면서도 ‘잘 될까?’라는 불안감에 떠는 아이들의 애잔한 모습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래 ‘하늘로’에는 교사이자 인생 선배로서 느낀 안타까움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솔직히 알 수 없어. 그저 달려만 가는 걸. 떨칠 수 없는 불안한 미래가 난 너무 두려워’라는 가사는 김 교사가 상담을 통해 엿본 아이들의 속내다.
 
평소 학생들에게 들려준 위로와 응원의 말은 ‘네가 꿈꿔왔던 날들, 수없이 넘어진 날들은 결코 헛된 것이 없단다. 이젠 날아라 저 하늘로’라는 노랫말로 표현했다.
 
김 교사는 “고3이란 시간은 불확실한 진로에 대한 혼란,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 있을까 하는 회의, 꿈과 현실의 괴리 등 여러 고민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사는 지금껏 디지털 싱글앨범 2장과 CCM(현대 기독교 음악) 정규앨범 2장을 발표한 현역 가수이기도 하다. 현재는 ‘어쿠스틱 프로젝트’라는 밴드의 리더 겸 보컬을 맡고 있다. 그의 곡 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지난해 1월 발표한 ‘햇살 속의 너’라는 노래다. 여행스케치의 전 여성 보컬인 김수현씨와 함께 불렀다.
 
김 교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작곡을 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다. 전업 가수가 될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교사 역시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일”이라며 “교사의 길을 걸으며 음악을 병행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양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 대학원을 나왔다.
 
교사로 일하는 만큼 학생과 부대끼며 느낀 내용이 음악에 영감을 주는 일도 많다. ‘하늘로’ 외에도 학교 생활을 소재로 제작 중인 노래가 여러 곡이다. 그는 “사춘기 소년·소녀가 말하는 진정한 우정, 이성에 대한 호기심, 미래에 대한 고민 등 노래로 표현하고 싶은 소재가 많다”고 말했다.
 
‘하늘로’ 발표 소식을 들은 학생들은 “선생님이 우리를 위해 만든 노래라니 감동적”이라며 반겼다. 인천하늘고 3학년 서정훈군은 “날씨도 점점 더워지고 오르지 않는 성적에 슬럼프가 온 친구들도 많은데, 노래를 들으니 선생님의 마음이 담긴 각별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서군은 또 “평소에 선생님이 신곡을 내거나 작업 중인 곡이 있으면 들려달라고 조른다. 공부에 지쳐있는 우리에게 선생님의 음악은 굉장히 신선한 자극”이라고 했다.
 
김 교사는 19일 오후 4시 학교 강당에서 ‘하늘로’를 3학년 학생들에게 라이브로 들려줄 예정이다. 그는 “3학년 학생들이 졸업앨범 촬영을 위해 강당에 모여있는 시간에 깜짝 등장해 노래를 같이 부를 것”이라며 “이런 작은 이벤트가 수험생활에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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