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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불안 트럼프 … 세계 증시 출렁

“2018년에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일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거시경제 분석기관인 스트래티가스(Strategas)의 다니엘 클리프튼 애널리스트가 17일(현지시간) 이렇게 말했다. 투자자에게 보낸 편지에서다. 그는 “워싱턴의 분위기가 지난 몇 달과는 매우 다르다. 불확실성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법무부가 트럼프 측과 러시아 당국이 내통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특검 수사를 하기로 결정하는 등 정치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이 절반에 육박한다. 미국 도박사들도 연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열흘 전 7%에서 27%로 높여 잡았다.
 
증시에서 불확실성은 큰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그가 추진하던 국경세 도입과 리쇼어링 정책,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좌초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전 세계 증시를 흔들었다.
 

이날 뉴욕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78% 하락한 2만606.93에 거래를 마쳤다.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기대감, 국제유가 상승, 중국의 9000억 달러(약 1012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 같은 호재로 5월 내내 뜨거웠던 증시를 하루 만에 한 달 전 수준으로 돌려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인 1.82% 떨어졌다.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던 나스닥지수 역시 2.57% 내리며 맥을 추지 못했다.
 
금융부문 규제 완화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전망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의 주가는 각각 11.88%, 3.34% 미끄러졌다.
 
글로벌 주요 증시도 불확실성 고조에 숨을 죽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32%, 홍콩 항셍지수는 0.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5% 각각 내렸다. 유럽 주요국도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했다. 18일(현지시간) 독일 DAX지수는 0.36%, 프랑스 파리의 CAC 40지수는 0.41% 빠진 채로 거래를 시작했다.
 
한국 코스피는 개장 후 한 시간 만에 2267.08까지 떨어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26포인트(0.27%) 내린 2286.82로 마감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각종 투자확대 정책은 지연될 위험이 커졌다”며 “따라서 국내에서 긍정적으로 예상됐던 산업재, 소재 업종의 투자 비중 확대는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올 들어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인 점도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성장 정책과 기업의 이익 증가로 투자자산 중 유일하게 주식만 상승했다”며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통령 탄핵은 하원이 발의해 상원 의결로 결정된다. 리처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때는 하원 통과 후 사퇴까지 2년, 빌 클린턴 성추행 사건 때 고소부터 상원 부결까지 4년이 걸렸다. 심리기간이 긴데다 특검 수사까지 고려하면 오랜 기간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 미 법원과 정치권이 얽힌 문제라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 만약 특검 수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 측이 러시아와 내통한 사실이 입증되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금 현물환 가격은 1259.8달러로 전일 대비 1.3% 올랐다. 2.3%대이던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2%대로 떨어졌다.
 
WSJ는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하락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신호”라며 “일부 채권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단기금리 인상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세계 부자들은 큰 돈을 허공에 날렸다, 블룸버그는 이날 하루 세계 500대 주식 부자들이 350억 달러(약 39조417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만 10억 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었고, 아마존의 공동창업자 제프 베저스의 자산도 17억 달러 줄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2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김유경·이새누리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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