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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16 허니문보다 더 좋아, 발리 배낭여행

하늘에서 바라본 발리의 서퍼들.

하늘에서 바라본 발리의 서퍼들.

 
우리 부부의 이번 여행지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섬 발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혼여행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발리는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기도 해요. 1960년대 말부터 히피와 서퍼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도 명실상부 동남아 최고 여행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어요. 배낭여행부터 럭셔리 여행까지, 가족여행부터 나 홀로 여행까지, 모든 형태의 여행이 가능한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 발리입니다.
 
긴 비행 끝에 도착한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 도착한 시간은 오전 2시였어요. 깜깜한 밤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택시기사들과 흥정 실랑이를 하자니 생각만 해도 지치고, 숙소를 잡기에도 애매한 시간이라서 결국 해 뜰 때까지만 공항에서 지내기로 했어요. 발리 공항은 특이하게도 외부와 내부가 구분 없이 뻥 뚫려 있는데, 다행인 건 5월의 발리는 건기라서 별로 습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동남아 같지 않은 시원함 덕분에 쾌적하게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했어요. 눈 한 번 감았다 뜨니 아침이 됐어요. 어디서든 잘 자는 능력은 여행에서 참 유용한 것 같아요.
공항에서 노숙 중.

공항에서 노숙 중.

발리는 제주도 3배 크기에 4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사는 섬이에요. 화산섬이라 지형도 아름답고, 힌두교 문화가 발달해 있어 볼거리가 풍부해요. 우리 부부는 발리가 처음이라 욕심을 내려놓고, 우선 공항에서 한 시간 내외로 둘러 볼 수 있는 여행을 해보기로 했어요. 먼저 발리 곳곳을 돌아다니기 위해 오토바이를 빌렸어요. 하루에 6만루피아(약 5000원). 오토바이는 발리인의 생활 수단이기도 해요. 발리는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차보다는 지름길로 다닐 수 있는 오토바이가 편하거든요.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보면 경찰들이 자주 면허증 확인을 하니, 항상 국제면허증을 소지하고 다녀야 해요.  
오토바이는 발리에서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오토바이는 발리에서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이동식 노점상이 된 오토바이. 오토바이에 과일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판다.

이동식 노점상이 된 오토바이. 오토바이에 과일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판다.

유리병에 휘발유를 넣어 파는 길거리 주유소.

유리병에 휘발유를 넣어 파는 길거리 주유소.

발리를 대표하는 단어를 하나 꼽자면 단연 ‘서핑’이죠!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꾸따 해변은 일명 ‘서퍼의 낙원’으로 불리는 곳인데, 수심이 얕아 서핑을 처음 배우기에 안성맞춤이예요. 꾸따의 여행자 거리에는 수많은 서핑 스쿨이 있어요. 가격과 프로그램을 비교해 보다가 1인 3만 원 정도로 2시간 강습에 장비까지 포함된 2인 수업을 신청했어요. 따로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해변에만 나가면 10초에 한 명 씩 서핑 배우지 않겠냐고 열렬한 호객행위를 해오기 때문에 꾸따 해변에서 서핑을 배우고 싶으면 날씨 좋은 날 몸만 나가면 될 것 같아요. 우리도 날이 좋기에 ‘이때다!’ 싶어서 바다로 나갔답니다.  
발리에 왔다면 한 번 쯤은 서핑에 도전해보자.

발리에 왔다면 한 번 쯤은 서핑에 도전해보자.

 
사실 우리 부부, 수영을 못해서 물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서핑을 배울까말까 조금 망설였는데 꾸따 해변은 멀리까지 나가도 수심이 기껏해야 허리정도라서 안심하고 배울 수 있더라고요! 몇 번 바닷물을 먹고 나니 금방 서핑보드 위에 설 수 있었어요. 서핑보드 위에 서있을 때는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는데, 영상을 돌려 보니 중심 잡으려고 뒤뚱뒤뚱 대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서 도저히 볼 수가 없더라고요. 두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고 나니 완전 녹초가 되었지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스포츠를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파당파당 해변. 수심이 얕아 초보가 서핑을 배우기 제격인 곳이다.

파당파당 해변. 수심이 얕아 초보가 서핑을 배우기 제격인 곳이다.

 
꾸따 해변은 발리에서 가장 번잡한 지역이라서 한적한 해변을 상상했던 여행자들은 크게 실망하곤 해요. 하지만 조금만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 조용한 작은 해변들이 많아요. 발리에는 현지에 살아도 다 가보지 못할 만큼의 많은 해변이 있기 때문에 선택 장애인 우리 부부는 도저히 고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발길이 가는 대로 들러보기로 했죠. 특히 응우라라이 공항 남쪽으로 아름다운 해변이 많았어요. 우리는 서쪽 발랑안 해변(Balangan Beach)과 파당파당 해변(Padang Padang Beach), 그리고 남쪽의 냥냥해변(Nyang Nyang beach)에 들렀어요. 파당파당 해변은 꾸따비치처럼 수심이 얕아서 초보들이 배우기 좋은 곳인데, 꾸따비치보다 훨씬 조용하고 깨끗해 보였어요.  
귀여운 이름의 냥냥 해변.

귀여운 이름의 냥냥 해변.

냥냥해변 해안 절벽. 만조 때 잠긴다.

냥냥해변 해안 절벽. 만조 때 잠긴다.

냥냥해변 해안 절벽.

냥냥해변 해안 절벽.

 
특히 발리 남쪽 해변은 해변 뒤로 깎아지른 절벽이 늘어져 있어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 할 수 있어요. 대표적으로 냥냥해변이 있는데, 위에서 내려 봐도 멋있지만 20분 정도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면 해변에 도착해요. 모래사장을 따라 걸어도 좋고, 간조 시간에 맞춰서 가면 파도에 침식된 바위 동굴 속도 걸을 수 있어요. 현지인들은 해산물도 채취하고 있더라고요. 때만 잘 맞춰 가면 경치도 보고 저녁 재료도 마련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물질(?) 중인 현지인들.

물질(?) 중인 현지인들.

 
오토바이를 타고 해변 구경을 하다 보니 길가에 ‘와룽’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였어요. 어감도 예쁜 와룽(Warung)은 인도네시아어로 ‘작은 식당’을 의미해요. 저렴한 가격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여행 중에 매일 애용했어요. 한번은 지나가다가 한 와룽에서 동네 사람들이 노란색 코코넛을 하나씩 먹고 있기에 잠시 오토바이를 세웠어요. 저희도 코코넛을 시켰더니 이럴 수가! 나무에 달려있는 코코넛을 그 자리에서 따주더라고요! 바로 딴 싱싱한 코코넛을 큰 칼로 툭툭 썰어서 빨대를 꼽아주니, 값비싼 음료수 부럽지 않았어요. 코코넛 워터를 다 들이키면 코코넛을 반으로 쪼개 줘요. 숟가락이나 코코넛 껍질로 하얀 코코넛 과육을 긁어 먹으니 달콤한 맛이 일품이에요. 출출할 때 코코넛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더라고요.
주문 즉시 나무에서 따 주는 코코넛 열매.

주문 즉시 나무에서 따 주는 코코넛 열매.

과육까지 파 먹으면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되는 코코넛 열매.

과육까지 파 먹으면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되는 코코넛 열매.

 
발리 초보들의 마지막 종착지는 울루 와투 사원(Para Luhur Uluwatu)이에요. 울루 와투 사원은 발리의 남서쪽 끝에 있는 사원인데, 바다의 신을 모시고 있는 사원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원 중 하나에요. 사원이 절벽 위에 있어서 경치도 매우 좋아요. 절벽 위로 난 길을 걸으면 바다와 절벽, 사원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대신 단점은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다는 점! 특히 해 질 녘에는 석양을 보기 위해 사람이 가장 많이 몰려요. 매일 오후 6~7시 경, 사원 근처에서 발리 전통춤인 ‘케착(Kecak) 댄스’ 공연이 있어서 석양과 함께 구경하기 좋아요. 수십 명의 남성들이 약 한 시간 동안 ‘케착케착’을 반복하는 소리를 듣고 나니 숙소로 돌아 와서도 귀에서 ‘케착케착’ 소리가 맴돌더라고요.  
바다의 신을 모시고 있는 울루 와투 사원.

바다의 신을 모시고 있는 울루 와투 사원.

 
우리 부부가 느낀 발리의 첫인상은 ‘자연과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었어요. 한 여행자는 ‘발리를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발리를 한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라고 하더라고요. 발리만의 독특한 힌두교 문화와 화산섬의 아름다운 자연 때문에 발리의 인기는 식지 않는 것 같아요. 다음 편에서는 발리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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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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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