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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간병인 쓰니 환자 만족도 높네 … 일자리·복지 두 토끼 잡는 사회서비스

다솜이재단 직원 정윤숙 간병인(오른쪽)이 12일 건국대병원 공동 간병실에서 환자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다. 이 회사 간병인은 입사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씨는 정규직 7년차다. [최정동 기자]

다솜이재단 직원 정윤숙 간병인(오른쪽)이 12일 건국대병원 공동 간병실에서 환자의 얼굴을 닦아주고있다. 이 회사 간병인은 입사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씨는 정규직 7년차다. [최정동 기자]

“할머니, 산책 잘 다녀오셨어요? 불편하지는 않으셨어요?” 12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 6층의 6인용 병실. 간병인 정윤숙(61·여)씨가 환자인 정인순(87) 할머니를 침대에 뉘면서 불편사항을 점검했다. 수액이 잘 들어가는지 확인하고 얼굴과 손발을 수건으로 닦아 줬다. 할머니는 양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20일째 입원 중이다. 할머니는 “정씨가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씻겨 주고 기저귀를 채워 준다. 늘 고맙다”고 말했다. 딸 남우희(57)씨는 “1년 반 전 24시간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정씨가 낫다”며 “가족이 오가는 것보다 더 안심되고 전문적이어서 하루 5만원(실제 5만5000원)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병실의 환자 임만승(58)씨는 “중환자실에서 개인 간병인을 쓰다가 공동 간병실로 옮긴 뒤 서비스가 훨씬 좋아졌다. 개인 간병인은 24시간 내내 붙어 있지만 사소한 걸 요청해도 잘 들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씨는 추락사고를 당해 한 달째 입원 중이다.
 
이처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정씨가 간병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신분과 수입이 안정된 정규직이라는 데 있다. 정씨의 회사는 사회서비스 전문 사회적 기업 ‘다솜이재단’이다. 사회서비스란 요람에서 무덤까지 상담·재활·돌봄 등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보육·간병 등이 대표적이다. 정씨와 같은 간병인은 병실당 4명씩 배치돼 낮에 2명, 밤에 1명(1명 휴식)이 일하며 8시간 3교대로 출퇴근한다. 병실에서 먹고 자는 간병인은 없다.
 
다솜이재단 소속 간병인은 총 639명. 이 중 근속 2년이 넘은 467명이 정규직이다. 입사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년은 62세. 평균 연령은 50대 초반이다. 월 급여는 170만원이며 10만~20만원의 수당이 나온다. 4대 사회보험도 지원되니 만족도가 높아 지난해 이직률이 2.4%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매달 직원들을 교육하고 두세 달마다 평가한다. 연 매출은 130억원. 정부 지원도 받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2012년 이후 매년 3억원 이상 흑자를 내고 있다.
 
최근엔 아동 심리 상담 같은 분야에서도 사회서비스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신플러스케어는 70여 명의 전문 상담 인력이 정서 불안 아동이 장애로 악화되지 않도록 검사와 상담, 미술·음악·언어치료를 한다. 인력 중엔 경력단절 여성이 많고 일한 만큼 수입(월평균 160만원)을 올린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 중 34만 개가 사회서비스 관련 일자리다. 유태균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사회서비스 확대는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국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으며, 갈수록 심화되는 제조업 일자리 감소도 대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월 말 현재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191만 개 정도이지만 괜찮은 게 별로 없다. 보육교사의 월평균 급여가 156만2000원(민간 시설 기준, 2015년), 시설 요양보호사가 145만원(2016년)에 불과하다. 이인재 한신대 재활학과 교수는 “사회서비스를 저소득층용 복지로 인식하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며 “서비스의 질을 높여 중산층이 구매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 수립에 관여한 한 전문가는 “사회서비스공단(공약)뿐만 아니라 협동조합 같은 형태를 도입해 일자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기존 인력의 대우를 끌어올려야 한다”며 “필요한 재원은 예산이나 사회보험료로 충당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서비스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상담·재활·돌봄 등을 제공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돕는 제도. 노인 돌봄·보육, 가사·간병 지원, 산모·신생아 건강 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2007년에 본격 도입됐고 2012년 관련 법이 마련됐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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