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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미국 하원 대북제재법 통과”

중앙일보 <2017년 5월 6일자 26면>
미 초강력 대북제재법 … 중요한 건 우리 안보관이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미 하원이 어제 역대 가장 강력한 새 대북제재법(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을 찬성 419대 반대 1의 압도적 표 차로 통과시켰다. 인도적 목적의 중유를 제외한 대북 원유 수출과 북한의 근로자 수출을 금지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특히 이번 법안에선 제재 대상과 행위를 구체적으로 세분화했다. 대(對)중국 압박을 통해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에너지와 자금줄을 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올 들어서도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북한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다. 특히 공화·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이번 새 대북제재법을 공동 발의하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의결해 상원으로 넘겼다는 건 주목할 점이다. 미 정치권도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실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제한은 대북 압박의 ‘최후 카드’로 여겨져 왔다. 북한 에너지의 90%를 조달하는 중국은 대북제재를 결의할 때마다 말로만 ‘끝장 제재’를 운운할 뿐 행동으론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새 법에서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끊을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최근엔 중국 관영 매체에서도 대북 원유 공급의 축소·중단조치가 거론되는 마당이다. 새 대북제재법이 중국의 대북제재를 가속화하는 데 실효적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많다.
 
중요한 건 우리의 안보관이다. 조만간 들어설 한국의 새 정부가 강경한 대북정책을 지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외신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한·미 동맹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나선 마당에 우리만 다른 길을 고집할 수도 없다. 국가 명운이 걸린 문제다. 우리 내부부터 안보관을 확고히 해야 한다. 정치권의 초당적 협조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선후보들도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런 나라 안팎의 우려부터 분명하게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한겨레 <2017년 5월 6일자 23면>
대북특사 파견 등 구체적 실행계획 제시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남북관계는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공단 폐쇄, 그리고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등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 시기 미국도 ‘전략적 인내’를 표방하며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이런 흐름을 되돌려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중심추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 정교한 해법을 필요로 한다. 또 어떤 경우에도 평화적 해결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 따라서 새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 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을 고민하는 게 절실하다.
 
이런 관점에서 주요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대화와 협상을,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는 것으로 크게 나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중간에 위치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후보는 양자·다자 회담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북핵 폐기에 따라 한반도 평화협정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목표와 내용은 나무랄 데 없으나, 첫걸음을 어떻게 떼느냐가 불분명하다. 심상정 후보는 6자회담과 4자회담 병행, 한반도 평화선언을 위한 4국 정상회담 등 ‘대화’를 좀 더 강조하고 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서도 문 후보가 다소 신중한 데 비해 심 후보는 분명하게 ‘재개’를 약속했다.
 
안철수 후보는 6자회담 재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4자 평화회담 추진 등 외형만 보면 문·심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제재 지속을 강한 어조로 못 박은 점에서 문·심 후보와 차별성을 드러냈다. 또 ‘비핵화와 평화’를 전제로 문화·학술·종교·체육 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겠다고 했는데, 인도적 지원에 정치적 조건을 단 것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박근혜 정부의 ‘선 핵폐기론’과 비슷하다.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전술핵무기 재배치 공약을 내걸었다.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성도 없다. 비핵화 명분을 스스로 잃을 뿐 아니라 대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특히 핵 배치 결정권을 가진 미국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시대착오적 해법으로 국제사회의 빈축만 살 가능성이 높다.
 
4일(현지시각) 미국 하원이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도 궁극적 목적이 ‘대화’에 있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이 군사적 해결을 강조한다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적 역할은 고사하고 오히려 걸림돌로 치부될 수 있다. 새 대통령은 변화하는 국제관계 흐름 속에서 우리 민족의 평화와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남북 간 대화 재개의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논리 vs 논리
강경 대북제재 실효성 있어 vs 남북 대화 재개 해법 찾아야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미국 하원이 압도적 표 차로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법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미국 국회의사당. [AP 뉴시스]

미국 하원이 압도적 표 차로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법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미국 국회의사당. [AP 뉴시스]

미 연방 하원이 지난 4일 압도적 표 차로 통과시킨 새 대북제재법(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은 그 범위와 강도 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공화·민주 양당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어업권 판매를 포함한 북한의 자금줄을 확실히 차단하고 인도적 목적의 중유를 제외한 대북 원유 수출과 북한의 근로자 수출을 금지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북한의 외화 수입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제3국 업체는 미국 관련 사업을 못하게 하거나 은행 거래를 철저히 막겠다는 것이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하지 않는 국가 선박은 미국 수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특히 이번 법안은 제재 대상과 행위를 구체적으로 세분화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대북제재 관련 법과는 차이가 있다. 이렇듯 미 하원의 강력한 대북제재법안 통과라는 미국의 대북 정책 상황을 두고 중앙과 한겨레 사설은 분명한 인식 차이를 나타낸다. 중앙은 일단 대북제재법안의 실효성과 의미에 대해 긍정적 입장인 반면, 한겨레는 법안이 압도적으로 미 하원을 통과했지만 그 최종 목적은 대화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런 입장 차는 두 신문의 사설 제목에서부터 나타난다. 중앙은 ‘미 초강력 대북제재법…중요한 건 우리 안보관이다’로 대북제재법을 전제로 보다 강력한 우리의 안보의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한겨레는 ‘대북특사 파견 등 구체적 실행계획 제시해야’로 대북제재법 자체의 의미보다는 현 단계 대북 문제를 푸는 열쇠를 북한과의 대화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은 이번 대북제재법을 공화·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하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의결해 상원으로 넘겼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미 정치권도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동안 북한 에너지의 90%를 조달하던 중국이 대북제재를 결의할 때마다 말로만 끝장 제재를 운운할 뿐 행동으론 소극적이었는데 새 법에서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끊을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새 대북제재법이 중국의 대북제재를 가속화하는 데 실효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많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미국 하원이 대북제재법을 통과시켰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 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도 궁극적 목적은 ‘대화’에 있음이 분명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한국이 군사적 해결을 강조한다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적 역할은 고사하고 오히려 걸림돌로 치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남북관계가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공단 폐쇄, 그리고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등 최악으로 치닫는 동안 미국도 전략적 인내를 표방하며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새 정부는 이런 흐름을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란 주문까지 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평화적 해결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대북제제법 통과 국면에서 특히 우리의 안보관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조만간 들어설 한국의 새 정부가 강경한 대북정책을 지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외신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한·미 동맹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고 중국의 사드 보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나선 마당에 우리만 다른 길을 고집할 수 없는 국가 명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내부부터 확고한 안보관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초당적 협조는 두말할 나위도 없고 대선후보들도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런 나라 안팎의 우려부터 분명하게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주문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한반도 문제는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중심추 역할을 해 나가야 하는 정교한 해법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전제로 새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 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주요 대선후보들의 대북 정책 관련 공약들을 비교하면서 대북 대화에 보다 적극적인 후보들의 공약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새 대통령은 변화하는 국제관계의 흐름 속에서 우리 민족의 평화와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남북 간 대화 재개의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고 있다. 결국 대북 문제를 풀어 가는 기본 방향 설정에 있어 중앙은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를 통한 해결 방안을, 한겨레는 남북 대화를 우선하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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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