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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세 가지 난관 만난 트럼프노믹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왕이고 백악관이 궁궐인 것처럼 통치하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정책인 트럼프노믹스를 커버로 게재했다. 트럼프노믹스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왜 위험이고 트럼프가 왜 법치를 위협하고 있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이 잡지는 “트럼프노믹스는 경제 이론이라기보다는 기업인 출신 신하들이 왕에게 내놓은 제안서 묶음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물론 트럼프는 “성장률을 끌어올려 보다 많은 미국인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트럼프노믹스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무역을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무역이 공정한지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게 답변하지 못했다. 인터뷰에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이 배석했다. 트럼프가 정의하는 트럼프노믹스는 ▶무역 적자 축소 ▶세금 감면 ▶투자 활성화로 3%대 성장을 이루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업과 투자자들은 당장 트럼프노믹스를 반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노믹스가 품고 있는 경제적 가정에 일관성이 없고, 수십년 전의 미국 경제를 모델로 하고 있어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말하는 일자리는 제조업 일자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미국 고용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 26%에서 현재 8.5%로 내려갔다. 서비스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이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미미하다.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2%에 불과하다. 무역 적자가 미국의 일자리를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공장 자동화, 온라인 유통 같은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트릴레마(trilemma)’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노믹스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경제 논리를 함께 담고 있다”며 “무역 적자 축소, 세금 감면, 투자 활성화라는 세 개의 기둥은 동시에 실현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대미 수출국들은 수출로 번 돈을 미국에 재투자한다. 미국의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달러표시자산에 투자해 배당·이자 수익과 자본 이익을 누린다. 덕분에 미국은 싼값에 해외 차입을 확대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면 해외 차입도 줄게 된다. 때문에 이를 상계하기 위해서는 미국인의 저축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소득세 감면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세금 감면은 저축 감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무역적자 축소와 세금 감면은 상반되는 정책 결과를 가져온다.
 
트럼프노믹스의 셋째 기둥인 투자 활성화는 거꾸로 무역적자 폭을 확대한다. 투자가 늘어나면 생산성이 증가하는데, 전세계적으로 생산성이 하락하는 추세 속에 미국의 생산성이 늘면 해외 투자가 미국으로 몰리게 된다. 달러 가치가 오르고, 달러가 강해지면 대미 수출이 증가해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규모 감세와 확장적 재정정책은 결국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의 후유증으로 나타났던 ‘쌍둥이 적자’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재정적자 심화로 금리가 올랐고, 달러 가치 또한 상승하면서 무역적자가 커져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트럼프노믹스는 세율을 낮추고 규제를 줄이면 소득과 투자의욕이 높아져 경제가 성장한다는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 시절의 공급 경제학 이론과는 다르다. 레이건은 방위비를 제외한 정부 지출을 과감히 삭제한 반면 트럼프는 최대 1조 달러(약 1130조원) 규모의 도로·교량·공항 등 인프라 투자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경제 민족주의’는 자유 무역을 옹호하는 전통 공화당의 경제 정책 기조와는 확연히 다르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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