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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네거티브 극복, 안철수 후보는 발목 잡혔다

대선 기간 인터넷 게시판 글 분석해보니
자료: KAIST 소셜컴퓨팅랩

자료: KAIST 소셜컴퓨팅랩

네티즌은 19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지지자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 콘텐트를 적극적으로 생산,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는 네거티브를 극복했고, 안철수 후보는 발목이 잡힌 것으로 분석됐다. 이원재 교수가 이끄는 KAIST 소셜컴퓨팅랩(곽진아·박흥석 연구원)의 연구 결과다.
 
이 교수팀은 3월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국내 상위 4개 온라인 커뮤니티 인기 게시판(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엠엘비파크, 오늘의유머, 일간베스트)의 대선후보 4명(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 관련 글과 내용을 분석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선거에서 진보정당 사상 최고인 6.2%의 득표를 기록했으나 연구를 시작한 3월 중순 지지율이 높지 않아 제외했다. 총 게시글 132만여 건 중 대선 관련 글은 24만94건으로 약 18%를 차지했다. 내용은 의혹과 관련된 부정적 단어가 많았다. 문 후보는 종북·아들·고용 등, 안 후보는 차떼기·임용·조폭 등, 홍 후보는 돼지발정제·개돼지·쓰레기 등의 단어가 이름과 함께 등장했다. 유 후보는 배신이라는 단어가 많았다.
 
후보자별 언급 글 수는 문 후보가 14만3739건, 안 후보가 11만7169건으로 양강을 형성했다. 홍준표 후보는 최종 득표율 2위에 올랐지만 언급된 글 수는 4만5351건으로 안 후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원재 교수는 “초반부터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의 싸움이었다.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 문서에서 곁가지로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매주 후보자의 이름과 함께 등장하는 키워드의 변화를 검토해 그래프를 만들었다. 그래프의 Y축 수치가 높으면 이전과 비슷한 키워드가 나오는 것이고 수치고 낮으면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이 수치가 높아야 일관된 이미지를 주는 안정된 선거 캠페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특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탓에 도덕성이 중시됐으며, 조기 대선으로 인해 정책토론 비중이 낮고 네거티브 공세가 주류를 이뤘다.
 
후보들은 선거 기간 내내 상대 당의 의혹 제기에 시달렸다. 이 교수는 “똑같은 키워드가 계속 나온다면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그래프의 수치는 낮을수록 좋고 높을수록 나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홍 후보는 그래프에서 초반부터 후반까지 네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문 후보는 주적·동성애·아들채용 등 매주 다른 이슈가 불거졌다. 안 후보는 홍 후보와 문 후보의 중간이다. 초반엔 새로운 이슈가 생겼으나 후반 들어 키워드가 변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안 후보는 부인·서울대 등의 부정적 키워드가 끝까지 따라다녔으나 문 후보는 문제가 됐던 아들 단어가 후반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문 후보는 네거티브를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혹은 상대 당에서 이런저런 의혹을 겉핥기식으로 건드려 일관된 네거티브 전략을 취하지 못한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홍 후보와 비슷한 성향을 보여 색깔이 없던 유 후보는 중반 들어 급격하게 변신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키워드와 함께 등장했다. 이 교수는 “TV토론 이후 유 후보가 홍 후보와의 차이를 드러내면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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