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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에코 파일]황사 심한데 하늘은 왜 파랬나?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바라본 관악산. 황사로 하늘이 뿌옇기는 했지만 10여 km 떨어진 관악산이 보일 정도로 시정이 나쁘지 않았다. 강찬수 기자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바라본 관악산. 황사로 하늘이 뿌옇기는 했지만 10여 km 떨어진 관악산이 보일 정도로 시정이 나쁘지 않았다. 강찬수 기자

지난 6일 황사 먼지가 전국을 뒤덮었다. 몽골과 중국 북부에서 불어온 황사 때문에 서울에선 한때 미세먼지(PM10)가 ㎥당 300㎍(마이크로그램)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런데 하늘은 파랗게 보이기도 했고 시정거리도 10㎞ 안팎으로 짧지 않았다.
"파란 하늘에 속지 말고 마스크를 착용하세요"라는 말도 나왔다. 황사 먼지가 몰려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시민들로서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정을 짧게 하는 것은 초미세먼지(PM2.5)다. 그런데 "이번 황사 때는 초미세먼지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독자들이 궁금해할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전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임현동 기자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전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사가 불어왔는데, 초미세먼지가 줄어들 수 있나.
그럴 때도 있다. 지난 6일 서울에서 미세먼지 일(日)평균 농도는 194㎍/㎥이었다. 황사 탓에 평소의 5~6배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날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로 평소 수준을 밑돌았다.
초미세먼지만 놓고 보면 평소보다 줄어든 것이 확실하다. 전체 먼지의 양은 늘었지만, 대부분 입자가 큰 쪽이었고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적었다는 뜻이다. 이날 전체 미세먼지 중에서 초미세먼지가 차지한 비율은 10.3%였다.

하지만 황사가 매우 심하게 불어오면 미세먼지 농도가 워낙 높아서 초미세먼지 비율이 낮아지더라도, 초미세먼지 양 자체는 평소보다 늘어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2월 23일에는 심한 황사가 불어 서울의 미세먼지 일평균농도는 569㎍/㎥까지 치솟았다. 그날 초미세먼지 평균도 평소의 2~3배인 66㎍/㎥까지 늘어났다.

더욱이 옅은 황사가 중국의 대기오염물질과 섞여 날아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같이 상승한다. 2015년 3월 16일의 경우가 그렇다. 그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47㎍/㎥이었고, 초미세먼지 농도는 66㎍/㎥이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모두 평소의 2~3배 수준이었다. 

여기서 복잡한 단위들을 정리하면, 1㎍(마이크로그램)은 100만분의 1g, 즉 1000분의 1㎎을 말한다.
미세먼지(PM10)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1㎛는 100만분의 1m, 즉 1000분의 1㎜다.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일부분이다.
지난 5일 미국 항공우주국 아쿠아(AQUA) 위성이 촬영한 사진. 몽골과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로 밀려오고 있다. [사진 미항공우주국]

지난 5일 미국 항공우주국 아쿠아(AQUA) 위성이 촬영한 사진. 몽골과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로 밀려오고 있다. [사진 미항공우주국]

이번 황사 때 초미세먼지가 줄어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황사 자체가 흙먼지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먼지 입자가 상대적으로 크다. 물론 황사에도 초미세먼지가 들어있다. 하지만 무게로 따지면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것이다. 농구공 5개와 탁구공 5개가 섞여 있을 때 탁구공 5개의 무게는 큰 비중을 갖지 못하는 것과 같다.

반면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구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처음부터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가 많다. 또 굴뚝이나 배기구에서 배출된 질산염이나 황산염 등 대기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2차 반응을 해서 초미세먼지가 생성되더라도 입자가 크지 않다.
황사가 아닌 스모그가 발생했을 때는 농구공은 없고, 탁구공만 잔뜩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황사 때의 강한 바람이다. 지난 6일 서울의 평균 풍속은 초속 3.8m로 비교적 강한 편이었다. 바람이 강하면 대기오염물질이 잘 확산된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도시 내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됐더라도 황사 바람에 때문에 잘 퍼져 초미세먼지로 생성돼 쌓이지는 않았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상대 비율은 황사와 옅은 황사, 평상시와 스모그 때에는 이들 비율에 차이가 있다. 강찬수 기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상대 비율은 황사와 옅은 황사, 평상시와 스모그 때에는 이들 비율에 차이가 있다. 강찬수 기자

스모그가 심한 날은 미세먼지 중에서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지나.
대체로 그렇다. 지난해 평균값으로 보면 서울의 미세먼지는 48㎍/㎥, 초미세먼지는 26㎍/㎥이었다. 초미세먼지 비율이 평균 54.2%였다. 평상시 스모그가 없는 날에는 미세먼지 가운데 절반 정도를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셈이다. 스모그가 발생한 날에는 이 비율이 70~80%까지 높아지기도 한다.

반면 황사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는 증가하고 초미세먼지는 줄어들기 때문에 이 비율은 낮아진다. 앞에서 보았듯이 지난 6일에는 이 비율이 10.3%였다. 심한 황사가 발생한 2015년 2월 23일에는 초미세먼지 비율이 11.6%였다. 황사와 스모그가 함께 들이닥치면 초미세먼지의 비율은 30~50% 정도 된다.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전국에서 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지난 7일 서울 경복궁에서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관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전국에서 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지난 7일 서울 경복궁에서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관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사 먼지에도 어쨌든 초미세먼지가 들어있는데, 황사 때 초미세먼지의 양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풍속과 관련이 있다. 
몽골이나 중국 북부에서 모래 폭풍이 생기고 모래 먼지가 하늘로 치솟은 뒤, 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황사 먼지가 중국을 거치고, 한국과 일본을 지나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부까지도 날아간다. 물론 미국 서부까지 날아가는 것은 입자가 작은 것들로, 제트기류를 타고 빠르게 날아가는 것이다.

미국까지 날아가는 과정에서 바람의 속도·힘에 따라 도중에 입자가 떨어진다. 입자가 큰 것일수록 바람이 조금만 약해져도 지상으로 떨어진다. 날아가는 도중에 한반도에 떨어지는 것들은 황사 먼지 중에서도 입자가 상대적으로 큰 것들이다. 처음 고비사막에서 발원할 때에는 초미세먼지도 함께 들어있지만, 황사 먼지가 한반도에 이르면 큰 입자만 떨어지고 작은 초미세먼지는 계속 동쪽으로 날아갈 수가 있다. 황사 때 초미세먼지가 줄어드는 이유다. 
초미세먼지가 시정거리를 짧게 한다고 했는데, 어떤 원리인가.
시정거리가 짧아진다는 것,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것은 태양에서 오는 빛이 먼지 입자와 부딪혀 사방으로 반사된다는 것, 즉 산란이 된다는 의미다. 빛의 파장과 입자의 크기가 비슷할수록 산란이 잘 일어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은 대략 400~700㎚(나노미터,1㎚=1000분의 1㎛)다. 즉 파장이 0.4~0.7㎛라는 셈이다.
이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입자, 즉 지름 0.4~0.7㎛인 입자가 바로 초미세먼지(PM2.5)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보다 작은 먼지를 말하는데, 실제 초미세먼지의 입자 크기 분포를 보면 2.5㎛ 크기보다는 1㎛보다 작은 것들이 더 많다.

결국 공기 중에 초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은 가시광선을 산란시킬 수 있는 작은 입자가 많다는 의미이고, 이들은 주로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구에서 많이 배출된다. 황사 때보다 스모그 때 시정거리가 짧아지는 이유다.
◇도움말 주신 분: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동종인 교수, 국립기상과학원 이상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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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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