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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이럴 바에야 왜 ‘위안부 백서’ 냈나

백수진사회 1부 기자

백수진사회 1부 기자

여성가족부가 4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낸다. 위안부 관련 정부 차원 보고서로는 1992년 외무부에 이어 25년 만이다. 보고서를 2일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
 
2015년 12월 28일 나온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를 어떻게 적고 있을까 찾아봤다.
 
“과거 민간모금액 위주였던 아시아 여성 기금보다 진전된 내용.”(108쪽)
 
“역사수정주의 성향이 강한 아베 내각을 상대로 정부의 책임 통감, 정부 예산에 의한 금전 조치 등의 약속을 받아낸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된 지 20여 년 만에 해결의 출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법적 해결’ 대신 ‘정치적 해결’을 택한 결과.”(109쪽)
 
합의에 대해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한계점도 언급하긴 했다. 법적 배상이 아닌 점, 합의가 최종적·불가역적이라고 한 점, 피해자와의 소통의 부족했던 점 등이다. 그러나 한계 자체보다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논리에 대한 해명이 더 많이 실렸다. 합의를 비판하는 주체도 ‘국내 사회 및 정치권’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됐다.
지난 3월 1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한?일 합의 무효?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1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한?일 합의 무효?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정작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이들을 돕는 나눔의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이 합의 이후 현재까지 1년4개월째 ‘무효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팩트’는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다.
 
2014년 김희정 당시 여가부 장관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기초자료를 만들겠다”며 ‘위안부 백서’ 발간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다 한·일 합의가 나오자 백서가 ‘종합 보고서’로 바뀌었다. “일본 측 눈치를 본 것”이란 말이 돌았다. 이에 대해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지난 1월 “정부가 보고서 형태로 내는 것은 백서의 의미가 된다”고 했다.
 
여가부는 보고서 작성을 학계에 맡겼다.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와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가 집필했다. 그런데 보고서가 나오자 집필진 일부가 반발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이신철 교수는 “역사 연구자로서 나는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여가부가 한·일 합의 등 민감한 내용에 대해 집필진과 협의 없이 발표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여가부가 ‘보고서에 손을 많이 댔다’는 의미다. 이런데도 여가부는 “연구자의 의견일 뿐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다.
 
보고서를 발간한 목적은 “우리 국민과 해외 독자들이 위안부 문제에 관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할 바에야 왜 ‘백서’를 냈는지 여가부에 묻고 싶다.
 
백수진 사회 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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