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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시진핑의 한반도 남방한계선 2

정용환중앙SUNDAY 차장

정용환중앙SUNDAY 차장

1990년대 소련 비밀문서고가 열리면서 6·25전쟁을 둘러싼 미스터리들이 속속 밝혀졌다. 그 가운데 우리의 눈길을 끄는 두 가지가 있다. 유엔군 파병을 결의하는 유엔 안보리 표결에 소련 대표가 왜 불참했느냐, 그리고 대만 통일을 눈앞에 둔 시점에 마오쩌둥(毛澤東)은 왜 대만은 제쳐두고 무리하게 이 전쟁에 참전했느냐다.
 
러시아 출신으로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캐피털대 역사학 교수인 알렉산더 판초프는 지난달 번역 출판된 『마오쩌둥 평전』에서 두 수수께끼를 관통하는 열쇠는 스탈린이라고 못 박는다. 세계 혁명이라는 글로벌 전략 관점에서 미국이 극동에서 전쟁에 발목 잡히면 유럽에 전력투구할 수 없을 것이란 스탈린의 계산이었다. 그 틈을 타 동구권을 확실한 소련의 영향권으로 다지고 이를 기반으로 발칸·인도차이나·동남아시아로 붉은 혁명을 수출하겠다는 복안이었다는 것이다.
 
스탈린에게 지원군 파병을 약속했던 마오는 파병을 앞두고 적어도 다섯 차례 심하게 흔들렸다. 인민군이 파죽지세로 낙동강을 향해 내달렸던 1950년 7월에만 해도 참전에 몸이 달았던 저우언라이(周恩來)는 북한군 지도부에 한반도 지도와 인민군으로 위장하기 위한 군복 견장 사본을 보내달라고 했었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뒤집혔다. 10월 저우는 이 전쟁에 끌려들어가선 안 된다면서 돌아섰다. 린뱌오(林彪) 사령관 등 당 간부들은 전력 열세뿐만 아니라 대만 수복의 결정적 기회를 잃는다며 반대했다. 당시 미 7함대는 북한의 남침에 이은 중공군의 상륙전에 대비해 대만해협을 차단한 상태였다. 스탈린에 대한 강박에 시달렸던 마오는 결국 대만을 뒤로 하고 압록강을 건널 수밖에 없었다는 게 판초프 교수의 분석이다.
 
중국이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완충지대로 규정한 한반도의 북쪽 지역은 이렇게 대만 통일을 접었던 역사와 운명적으로 엮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 대만도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문제를 들쑤셨다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앞두고 덮어 버렸다. 물밑에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지지 않은 채 4월 위기설이 지나갔지만 긴장의 연속이다.
 
북한 급변 사태가 터지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난민수용소 설치 명목으로 한반도의 병목 지대인 청천강~함흥 선까지 내달릴 수 있다고 미국 군사·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지적했다(본지 4월 6일자 30면). 베넷은 중국 공산당의 괴뢰정부를 세울 요량이라면 인민해방군이 평양 아래 남포~원산 선까지 밀고 내려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베넷 박사는 이런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한·미 동맹은 좌시하지 않고 휴전선을 돌파해 압록강·두만강까지 북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반도 북부와 동전의 양면 관계인 대만해협도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되새겨준 대북 개입의 레드라인인 셈이다.
 
정용환 중앙SUNDAY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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