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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피멍든 손·홍준표의 입담 페북·안철수의 가출 차량

“손 아픈 게 대수입니까 고맙죠, 가장 세게 손 잡아준 곳은 목포” … 지지율 묻자 “아직도 절박”
2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자택에 부인 김정숙씨가 탄 차가 멈췄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온 김씨는 허겁지겁 집 안으로 들어가 문 후보의 저녁상을 차렸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정부 유세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땀을 닦고 있다. 땀을 닦는 왼손등에 붉은 멍 자국이 보인다. [사진 민주당]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정부 유세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땀을 닦고 있다. 땀을 닦는 왼손등에 붉은 멍 자국이 보인다. [사진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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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없어 차량 안에서 추미애 만나
 
3시간 정도 지난 뒤 문 후보가 나왔다. 마지막 TV토론을 하러 나가는 문 후보 등 뒤로 “잘 다녀오세요”라는 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문 후보가 기자를 보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의 손은 울긋불긋할 정도로 피멍 자국이 있었다.
 
손이 왜 이런가.
“예, 뭐…. 멍들고 했는데 괜찮아요.”
 
손을 좀 보자고 했더니 그는 웃으며 와이셔츠 소매를 올려 손목과 팔뚝까지 양손을 번갈아 보여줬다. 군데군데 붉은 자국이 보였다. 문 후보를 그림자 수행하는 김경수 의원은 “유세장에서 하루에도 수백 명과 악수하면서 손을 꼭 잡아서 생긴 ‘훈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 ‘호, 호’ 입김을 불어 닦아 가며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이젠 유세 현장에서 악수하는 게 힘들겠다.
“고맙지요. 고맙지요. 손 아픈 게 대수겠습니까. 고맙기만 하죠.”
 
대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허허허. 아직도 절박하고요, 아직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고요. 끝까지 겸허하게 열심히 해야죠.”
 
문 후보는 주변에 “유세장에서 제일 세게 내 손을 붙잡아 준 곳이 목포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전투표율 25% 넘으면 프리허그”
 
문 후보는 밝은 표정으로 회색 카니발 승용차에 올라타 토론회장으로 떠났다. 하지만 이날 마지막 TV토론을 마치고 나온 뒤 문 후보의 표정은 개운치 못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설전이 우리 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국민들께 민망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석가탄신일인 3일 오전 문 후보는 BBS 불교방송 대선 연설에서 “군 제대 이후 해남 대흥사에서 풍경(風磬) 소리와 불경 소리를 들으면서 사법고시를 준비했다”며 “대흥사에서 제 인생의 가르침인 ‘신해행증’(信解行證·부처의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완성한다)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그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뒤 추미애 대표와 ‘비공식 회동’을 했다. 대선 종반 당의 투톱이 회동한 장소는 문 후보의 카니발 차량 안이었다. 당 관계자는 “막판 선거 판세와 전략을 서로 의논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여의도 당사로 이동한 문 후보는 4~5일 실시되는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제가 지난 대선 때는 투표율 77% 넘으면 뭐 한다 그랬죠? 말춤 춘다고 그랬는데, 이번에 사전투표율 25% 넘으면 홍대 거리에서 여러분들과 프리 허그 한번 할까요? 네!”라고 했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그의 ‘이동 사무실’인 차량 안을 둘러봤다. 차 안에는 발을 올려놓는 흰색 상자, 탈모 방지용 비타민과 껌, 김 여사가 챙겨준 목을 보호하는 차(茶)를 담은 보온병이 보였다.
 
캠페인이 끝나자마자 그는 김포공항으로 이동했다. 경남 유세를 위해서였다. 문 후보는 출발 시간 15분 전 공항에 도착했다. 차가 멈춰 섰는데도 문 후보는 한동안 차 안에서 내리지 않고 연설문을 고쳤다. 차에서 내린 그와 다시 짧은 문답을 나눴다.
 
‘어대문’하면 큰일 …‘투대문’해달라
 
고향인 경남에서 목표로 하는 득표율은.
“(수초간 뜸을 들인 뒤) 절반은 넘겨야겠죠.”
 
그러곤 서둘러 탑승구를 향했다. 이날 문 후보는 마산 연설에서 대뜸 “여러분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아시죠”라고 물었다. “여러분, ‘마! 문재인 다 된 거 아이가’라며 투표 안 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어대문’ 하면 큰일 납니다. ‘투대문’ 아십니까? 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 맞습니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문 후보의 말에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을 메운 지지자들은 ‘투대문’을 외쳤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대구는? 대전은?” 아침에 구글트렌드 보고받아 ­… 
스마트폰 흔들며 “무기는 이것뿐, 역전하겠다”
“대구는? 대전은?”
“홍 26, 문 19, 안 8….”
“음 좋아.”
 
3일 오전 8시20분 서울 송파구 방이동 홍준표 후보 자택. 살짝 열린 문틈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비서 간 대화가 흘러나왔다. 홍 후보가 구글트렌드 수치를 보고받는 중이었다. 홍 후보는 유세 때마다 “여론조사와 숫자를 믿지 않는다”고 말해 왔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3일 오후 부산 비프광장 등에서의 유세를 끝내고 대구로 향하는 승합차 안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백민경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3일 오후 부산 비프광장 등에서의 유세를 끝내고 대구로 향하는 승합차 안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백민경 기자]

목 관리 위해 수시로 살구기름 마셔
 
자택 앞에서 기자와 만난 홍 후보의 표정은 밝았다. 2박3일 영남·강원 유세를 떠나며 그는 “내가 가난해 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 (아침 식사는) 탈 날까봐 간단하게 먹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체력 관리법을 물었더니 “아침 5시에 일어나 30분씩 운동한다. 아침마다 벤치프레스를 천천히 한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홍 후보의 집 거실 한편엔 트레드밀과 벤치프레스, 고정식 자전거가 놓여 있다. 유세로 지친 목을 관리하는 비법으로는 살구 기름을 추천했다. 실제 유세 후엔 살구 기름부터 찾았다.
 
그는 승합차에 올라타며 “‘깜깜이’ 기간인데 더 좋다. 구글트렌드에서는 내가 1위로 올라섰대”라고 했다. 그러곤 휴대전화를 꺼내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잠시 후 홍 후보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지난 대선을 정확히 맞힌 지난 24시간 구글 빅데이터를 보면 (중략) 이제 역전했다. 힘을 내 투표로 연결시켜 반드시 역전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홍 후보는 휴대전화를 흔들며 “내 무기는 이거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밤 있었던 TV토론회를 화제에 올리자 그는 “나는 할 말을 다 해서 시원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잠시 뒤 “인터넷에서 유승민 후보가 안 됐다고 하던데, 내가 너무 심했나”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에다 비례대표로 당선되지 않았나. 정치를 그만뒀으면 모를까 탄핵에 앞장선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오전 10시 서울 종로 조계사를 찾은 홍 후보에게 지지자들이 손을 내밀었다. 20대로 보이는 청년들도 사인과 악수를 청했다. 그는 “이제 20대들도 내를 좋아하는가”라고 했다. 경호원을 제치고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꼭 신경 써 달라”며 자료를 내밀었다. 손편지도 전달됐다. 잠시 후 카페에 자리한 홍 후보는 자료와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이제 가야 한다”는 보좌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막 나온 커피를 한 모금만 마시고 일어났다.
 
“내가 어제 유승민에 심했나” 묻기도
 
홍 후보는 이날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나란히 앉았다. 옆자리 문 후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혔다. 홍 후보는 이후 기자에게 “문 후보가 ‘종교가 불교냐’고 물어봐서 ‘기독교’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내가 어릴 때 홍역에 걸렸는데 어머니가 나를 담요로 싸 가지고 절에 갖다 놓고 밤새 기도를 했다. 내가 아직 살아 있으니 불교와도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김해행 비행기를 탄 홍 후보에게 ‘돼지흥분제’ 얘기를 꺼내자 그는 몸을 앞으로 쑥 빼곤 옆을 바라봤다. 그러곤 “나는 사실 문학도다. 책 읽는 걸 참 좋아하고 책도 5권이나 썼다. (돼지흥분제로 논란이 됐던)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는 내가 여러 번 밝혔듯 반성문으로 썼다. 한번에 쭉 써 내려가서 고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 때는 여자랑 손잡으면 결혼하던 시절이었다. 친구가 헛짓 하는 걸 못 말렸다고 성범죄 모의라고 밀어붙이느냐”고 했다. 그는 “내 글에는 형용사가 없다. 있는 대로 살아왔다. 나같이 가진 게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그건 정말 기적”이라고도 했다.
 
“억눌린 보수 폭발, 뒤집어지는 중”
 
홍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부산 중구 비프광장을 찾았다. 경찰 추산으로 3만 명이 모였다. 몰려든 인파에 신이 났는지 “부산시민들 모인 거 보니까 한 60%는 지지해 주겠다. 그렇죠?”라며 “부산시민들이 화끈하게 지원해 주면 내가 해양특별시를 약속하겠다”고 했다. 대구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그는 “그동안 억눌렸던 보수가 폭발하니까 이렇게 뒤집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부산·대구=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대선날까지 집 안 들어간다, 5박6일 민심 대장정 승부수 … 
“거꾸로 가는 정치, 역사 흐름 믿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집을 나왔다. 선거날인 9일까지 5박6일간의 가출이다.
 
3일 오전 8시28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 그의 은색 카니발에 5박6일 동안 갈아입을 속옷과 옷가지들이 실렸다. 정장 1벌에, 흰색 와이셔츠 6벌, 연두색 셔츠 1벌에 카키색 면바지 1개였다. 옷가지 밑으로는 서류 뭉치가 수북하게 쌓였다.
 
KTX서 도시락 “식당밥 기억 가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오후 유세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승합차에 앉아있다. 뒷 자석에는 남은 유세 기간에 입을 옷가지가 보인다. [안효성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오후 유세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승합차에 앉아있다. 뒷 자석에는 남은 유세 기간에 입을 옷가지가 보인다. [안효성 기자]

안 후보는 기자에게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입을 옷가지와 그동안 볼 서류”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북을 시작으로 대선 전날까지 전국을 돌며 ‘민심 대장정’에 나선다. 4일 대구 유세부터는 수행원 1명만 데리고 거리를 누비는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 도보 유세를 한다. 상계동 자택에는 들르지 않을 계획이다. 지지율 하락 속에 택한 마지막 승부수였다.
 
안 후보는 호남으로 내려가기 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안 후보는 봉축법요식에 앞서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자승 스님이 “목소리가 쉬지 않았네”라고 말을 건네자 안 후보는 “네 목은 괜찮습니다. 고생한 티가 안 나서 아쉽습니다”라고 답했다. 안 후보가 차를 마시고 있을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등장했다. 두 사람은 악수만 하곤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냉랭함 그 자체였다.
 
안 후보는 용산역에서 낮 12시45분발 익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기자는 안 후보와 동승했다. 안 후보는 옆자리에 앉은 김경록 대변인과 함께 불고기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안 후보는 “식당에서 밥을 먹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했다. 그는 “아내(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오늘 아침에 서로 파이팅하고 헤어졌다”며 “유세 일정 중 한두 번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거긴 설희(안 후보의 딸)와 같이 다니니깐…”이라고 했다. 밥을 먹는 그에게 몇 마디를 질문했다.
 
짐을 싸서 집을 나왔는데.
“정말 절박하다. 정말 나라 구하는 심정으로 나섰다. 갑자기 밥 먹으면서 심각한 이야기를 하니 밥이 안 넘어가네요.”
 
지지율이 하락세인데.
“제가 가진 생각을 말씀드리고, 선거일에 국민께 평가받는다는 심정으로 뛰고 있다. 역사의 흐름과 국민의 종합적인 지성을 믿는다.”
 
선거 운동 기간 중 후회되는 일은.
“지나간 건 지나간 것이고, 저는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인데 한번 한 실수는 다시 안 하는 사람이다.”
 
안 후보는 “제가 원래 강한 사람”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런 뒤 도시락을 조금 남기고 곧장 연설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안 후보는 “쉴 틈이 없다”며 “제가 절박해야 국민도 절박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손등 곳곳, 지지자 손톱에 긁힌 자국
 
연설문을 검토하는 안 후보의 손등에 붉은색 핏자국이 곳곳에 보였다. 지지자들과 악수 등을 하다 긁힌 자국이었다. 김 대변인은 “유세 중 생긴 계급장”이라고 농담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1시51분 첫 유세지인 전북 익산에 도착했다. 유세차에 오른 안 후보는 “여론조사만 보고 선거 끝났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다. 지난 총선 때 모든 여론조사들이 국민의당 끝났다고 했는데 결과는 어땠나. 전북에서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지 않았나”고 물었다.
 
“나는 실수 많지만 반복은 안 해”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정치가 다시 거꾸로 가고 있다”며 “정권 다 잡은 것처럼 집권하면 장기집권해서 보수세력을 궤멸시키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겨냥해서는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수구세력, 가짜 보수세력이 부활한다는 건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정의를 꺾는 길”이라고 했다. 익산 유세를 마친 안 후보는 김제와 전주 한옥마을, 남원 등을 돌며 유세를 했다.
 
안 후보는 기자에게 “국회의원직도 사퇴했다.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 구하려는 일념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던졌다”면서다. 한편 안 후보는 저녁 기자간담회에도 “문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들이 5년 내내 반으로 갈라져 싸울 것”이라며 “5년 동안 완장찬 홍위병이 날뛰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산·전주=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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