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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노무현 정부 때 ‘소득분배 불평등’ 최악? 반만 맞고 반은 틀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 중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던 건 노무현 대통령 때다.” 지난달 28일 중앙선관위가 주관한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같이 말했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몸담은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 불평등이 심각했다는 주장이다. 홍 후보는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며 지니계수는 2002년도 수준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29일 “노무현 정부 시절 5년 평균 지니계수는 0.281로 이명박 정부(0.290) 때보다 낮다”며 반박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홍 후보의 주장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통계청의 연도별 지니계수(2인 이상 도시 가구, 가처분소득 기준)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집권기인 1998년부터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까지 기간 중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던 해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0.295)이다. 정부별 연간 지니계수 평균도 박광온 단장의 반박이 맞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지니계수가 급격히 나빠진 건 사실이다. 2003년 0.270이던 지니계수는 집권 마지막 해인 2007년 0.292로 급등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2년 연속 악화했다. 2010년부터는 지니계수가 개선돼 2013년엔 홍 후보 주장대로 2002년 수준(0.279)인 0.280으로 내려왔다. 홍 후보 측은 지난달 29일 “노무현 정부의 정책실패로 지니계수가 올라 이명박 정부 때 최고치를 기록하다가 이후 떨어졌다는 것이 발언의 취지”라고 해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는 중위권 수준이다. 2013년 기준으로 지니계수를 보면 불평등이 덜한 나라는 덴마크(0.249)·노르웨이(0.253)이고, 불평등이 심한 나라는 멕시코(0.482)·미국(0.401) 등이었다.
 
문제는 논쟁 대상인 지니계수가 소득 불평등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는 점이다. 지니계수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때 집계된 소득을 기반으로 작성된다. 그런데 가계동향조사에 고소득층은 잘 응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니계수가 실제보다 좋게 나온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통계청은 국세청 소득 자료를 반영한 새 지니계수를 12월에 발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작 소득 불평등의 정도는 지니계수 등락과 상관없이 꾸준히 높아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5년까지 최상위 소득 비중’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1% 집단이 국민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9.5%에서 2010년 12.7%로 늘었다. 2015년엔 14.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니계수 논쟁보다 소득 불평등 해소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분배를 개선하려면 결국 근로자 소득이 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을 북돋워 고용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니계수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 0~1 사이의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각함을 뜻한다. 보통 0.4를 넘으면 상당히 불평등한 소득 분배 상태에 있다고 평가한다. 계산법을 고안한 이탈리아 통계학자 코라도 지니의 이름을 붙였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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