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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100년기업]이 기업 없으면 아이폰8도 못만든다는데...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130조원)이자 2017년에는 세계적인 회사 인텔의 시가 총액을 추월한 대만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의 이름은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입니다. 회사이름에도 타이완이 들어갈 정도로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대만 IT기업입니다.
 
TSMC는 반도체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설계 등을 하지 않고 생산만 하는 반도체 기업을 파운드리(수탁가공)업체라고 하는데요, TSMC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입니다.
 
‘반도체 하면 한국’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만 이야기가 나와서 의외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TSMC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또 다른 파운드리 회사인 UMC까지 더하면 대만의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점유율은 70% 이상입니다. 대만 기업들이 없다면 세계 반도체 시장은 굴러가기 어려울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1940년대 유일한 중국인 학생으로 하버드대에 입학한 모리스 창. 그는 중화권에서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출처: 바이두 백과]

[1940년대 유일한 중국인 학생으로 하버드대에 입학한 모리스 창. 그는 중화권에서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출처: 바이두 백과]

 
필자가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근무했던 때에도 이 TSMC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습니다. 반도체 업체들 기준에서 보면 ‘하나만 잘 해도 롱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남겨줬고요.  
TSMC를 설립한 사람은 모리스 창(중국명으로는 장중마오, 張忠謀) 회장입니다. 그는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파운드리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인물입니다.
 
반도체 생산설비를 갖추려면 수조 원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도 매년 반도체에 수 조원을 투자하지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투자금이 필요하다보니 작은 반도체 설계회사들은 아무리 설계를 잘 해도 돈이 없어 반도체 생산조차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TSMC라는 파운드리 회사가 없었더라면, 아이디어와 기술이 바탕이 된 신개념 반도체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신기술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반도체 산업 전체를 더 진화시켜온 역사도 불가능했겠지요. 모리스 창은 이같은 반도체의 발전 방향을 일찌감치 간파한 인물입니다.
 
모리스 창은 대만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1931년 중국 대륙에 위치한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난 장 회장은 어린 시절을 엄혹한 전쟁 속에서 보냈습니다. 당시 2차 세계대전과 맞물려 모리스 창의 가족들은 난징, 광저우, 충칭, 상하이, 홍콩 등을 전전하고 다녔습니다. 유년기의 대부분을 홍콩에서 보냈지요.
 
1941년 홍콩 구룡반도가 일본에 의해 점령당하자 모리스 창의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충칭에 갑니다. 모리스 창도 충칭의 난카이 중학에 입학해 그 곳에서 학업을 계속하게 됩니다. 전쟁 속에서도 그는 공부를 계속해 나갔습니다.
 
1949년 18살이 된 모리스 창은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합니다. 1000명의 신입생 중에 모리스 창이 유일한 중국인이었습니다.  
 
1953년 모리스 창은 MIT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1958년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텍사스 인스투르먼츠(TI)에 합류하면서 반도체 인생을 시작합니다. 당시 그는 TI에 들어간 최초의 중국인 직원이었으며 TI의 매출은 1억 달러가 채 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25년간 TI에서 일했던 모리스 창은 실리콘 트랜지스터 등의 개발책임자를 거쳐 1972년 TI 반도체 부문 부사장이 됐고, 1978년~1980년에는 TI그룹 전체의 부사장으로 올라섭니다. 아시아계가 많지 않던 시절에도 두각을 나타낸 것이지요. 모리스 창이 TI의 6만명 직원 중에 절반을 담당할 정도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때이기도 합니다.
 
모리스 창 회장은 1983년 TI에 사표를 던지고 1985년에 대만으로 넘어옵니다.
대만에서 그간 갈고 닦은 반도체 기술을 꽃피우기 위해서였지요. 그가 대만에 온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하나의 산업이 대만 전체를 살릴 수 있다. 그 산업은 바로 반도체다”라는 신념 때문이었지요. 그는 대만 공업기술 연구원 원장직을 맡게 되고 대만 반도체 굴기에 공헌을 하게 됩니다. 1987년에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파운드리 회사인 TSMC를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모리스 창 회장은 반도체 업계 전반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1999년 팹리스(Fabless) 반도체 협회에서 수여하는 리더십 상을 받았습니다. 2000년에는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모리스 창 회장의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비전과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상을 수여했습니다.  
 
[TSMC의 12인치 팹(제조공장). 12인치 외에도 6인치, 8인치 팹들을 거느리고 있다. 출처: TSMC]

[TSMC의 12인치 팹(제조공장). 12인치 외에도 6인치, 8인치 팹들을 거느리고 있다. 출처: TSMC]

 
아이폰8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TSMC 제품
삼성도 위협할라...나노 경쟁 치열


구체적으로 TSMC가 무슨 일을 하는지 그래도 감이 안 오실 수 있습니다. 아이폰8을 예로 들면 바로 와닿으실 거예요.  
TSMC는 애플에 아이폰8(가칭)용 반도체 칩을 공급합니다. 세계인들이 즐겨 쓰는 전자기기인 스마트폰도 TSMC 없으면 나올 수 없겠지요?  
TSMC는 여기에 탑재되는 'A11' 칩의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대만 경제 전문 매체인 이코노믹데일리뉴스(Economic Daily News)는 TSMC가 2017년 9월로 예정된 아이폰8의 출시에 맞춰 7월 말까지 5000만 개, 올 연말까지 1억 개의 A11칩을 만들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A11 칩은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돼 기존 칩보다 전력 효율과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A11 칩' 성능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삼성 갤럭시S8에 탑재 예정인 퀄컴의 스냅드래곤(Snapdragon) 835의 성능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만 매체들의 분석입니다.
 
사실 TSMC의 활약은 한국에는 긴장감을 불어넣는 요소입니다. 최근 대만 언론들은 TSMC가 미국에 세계 최첨단의 3나노급의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3나노에서 '3'은 반도체 회로의 선폭 크기를 말하는데 이 숫자가 더 작을수록 더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당초 TSMC는 대만의 부산격인 제2도시 가오슝(高雄)에 부지를 고려하고 있었지만 이번 언론보도에 따르면 5000억 대만달러(18조4000억원)를 투입해 미국에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웨이퍼 생산라인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이지요. 모리스 창 TSMC 회장 역시 실적설명회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투자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소식은 삼성전자에는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뉴스입니다. 나노 앞에 붙는 숫자가 작을수록 똑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 생산성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처음으로 1세대 10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의 양산을 시작한 단계입니다. 그리고 차세대 기술이 될 8나노와 6나노 공정 기술의 도입을 준비 중인 단계이지요. 이런 상황 속에서 대만 TSMC가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3나노 생산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야할 소식입니다. TSMC는 2019년에는 5나노 공정에 들어가고 오는 2022년 3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미세공정 경쟁. 여기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주목됩니다.    
 
매출도 탄탄, 경제둔화 무색한 성장세 지속


TSMC는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사상최고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TSMC의 영업수익(순매출)은 2010년 4000억 대만달러에서 2011년 5000억 대만달러(18조6850억원)로 급증했습니다. 모리스 창 회장은 투자자 미팅에서 “2017년 매출은 전년대비 5~10% 증가한 9479억4000만 대만달러(35조3300억원)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만대학 안에 반도체 연구실을 지은 모리스창 회장. 반도체 인재의 산실을 위한 기부였다. 출처: 바이두 백과]

[대만대학 안에 반도체 연구실을 지은 모리스창 회장. 반도체 인재의 산실을 위한 기부였다. 출처: 바이두 백과]

 
이렇게 실적이 좋은 이유는 업황이 좋은 것도 있지만 TSMC의 꾸준한 산학협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TSMC는 2005년 국립대만대학에 1억2000만 대만달러를 기부해 적학관(積學館)을 세웠습니다. 대만 반도체의 산실로 만들겠다는 의지, 그리고 반도체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뜻을 담은 곳입니다. 관련기사를 읽다가 재밌는 대목이 있어 소개하고 글을 맺으려 합니다. TSMC 가 워낙 대만의 국민기업이다보니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는데요, 2016년 사내 체육대회에서 모리스 창 회장이 뿌린 ‘훙바오(세뱃돈과 비슷한 것으로 돈을 붉은 봉투에 넣어 선물하는 것)’가 화제가 됐습니다. 훙바오의 규모는 무려 4억3000만 대만달러(약 150억원)나 됐다고 하네요. 대만 언론은 “장 할아버지(중국식 성인 장 씨를 따온 것)가 사원들에게 깜짝 선물을 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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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