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건강한 가족] "인공와우 이식, 재활치료 이를수록 난청 개선 효과 커"

인터뷰 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리석 교수
 
소리는 귓속을 거쳐 청신경과 뇌까지 전달돼야 비로소 들린다. 와우(달팽이관)는 소리가 청신경과 뇌로 전달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와우에 이상이 있으면 청력이 떨어지거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말을 배우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공와우는 이들에게 희망이다. 적기에 인공와우를 이식하고 재활을 거치면 언어 능력이 정상 수준까지 발달할 수 있다. 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리석 교수를 만나 인공와우이식술의 효과와 미래에 대해 들었다. 김 교수는 인공와우이식술 1000례를 달성한 권위자다. 
 
김리석 교수 약력 
●국제청각유발반응학회 이사  ●아시아·태평양 인공와우이식학회 이사 
●전 대한청각학회장  ●전 한국청각유발반응연구회장 
 
어떤 환자가 인공와우이식술을 받나.
“소리는 귀의 외이(外耳)·고막·중이(中耳)를 통과해 와우에서 감지된다. 와우는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소리가 전기신호로 바뀌어야 청신경을 자극해 뇌까지 전달된다. 와우에 이상이 생겨 전기신호가 잘 생성되지 않거나 청신경 기능이 떨어져 전기신호가 뇌로 잘 전달되지 않을 때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분류한다. 인공와우이식술은 보청기를 착용해도 효과가 없거나 부족할 만큼 심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 다만 청신경이 없을 때, 신경의 굵기가 아주 가늘 때, 뇌에 이상이 있을 때는 인공와우를 이식해도 효과가 작거나 없을 수 있다.”
인공와우이식술의 장점은 뭔가.
“청력은 소리를 듣고 구별하는 두 가지 요소로 돼 있다. 와우는 소리를 변별하는 능력이 있다. 보청기는 단지 소리의 크기만 키울 수 있지만 인공와우를 이식하면 소리의 크기는 물론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기능까지 회복된다. 이식은 귀 뒤쪽의 유양돌기(뼈의 일부분) 부분을 절개하고 와우까지 접근해 전극을 와우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수술한다. 고난도 수술이라 집도 의사의 수술 경험이 상당히 중요하다.”
일찍 치료할수록 효과가 크다고 들었다.
“신생아 1000명 중 2~3명은 난청으로 태어난다. 이 중 최소 1명은 심한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요즘에는 태어난 다음 날 신생아청각선별검사를 시행한다. 여기서 난청이 의심되면 정밀 청력검사를 거쳐 최종 확진한다. 확진 환자 중 중복 장애나 다른 전신질환이 없다면 생후 3개월 무렵부터 보청기를 착용하고 재활교육을 받는다. 보청기로도 청각 재활이 잘 안 되는 환자는 만 1세 무렵에 인공와우이식술을 받을 수 있다. 태어날 때 와우는 이미 성인 수준으로 성숙하지만 뇌는 아니다.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는 미성숙한 채 태어난다. 시냅스는 소리에서 변환된 전기신호가 보내는 자극을 많이 받아야 성숙한다. 소리 자극이 없으면 신경 말단이 굳어져 평생 장애가 남을 수 있다. 뇌에서 듣기·언어를 담당하는 중추 역시 청각 자극이 들어오지 않으면 발달하지 못한다. 조기에 진단해 최대한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후천적으로 생기거나 노화 때문에 생긴 난청 환자도 마찬가지다. 청력을 잃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면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증 같은 정서 문제가 나타나기 쉽다.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 받는 게 좋다.”
양쪽 귀를 모두 이식해야 하나.
“가능하면 양쪽 귀를 모두 하라고 권한다. 한쪽 귀로 들으면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들리는지 정확히 구분해 내기 어렵다. 특히 양쪽 귀로 들어야 소음 환경에서 의미 있는 말을 구별·인지하는 능력이 커진다. 인공와우를 이식했다고 치료가 끝나는 건 아니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청능훈련·언어치료 등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재활은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한다. 조기 치료 후 재활까지 열심히 하면 잘 들을 수 있고, 말·언어 능력이 정상에 가깝게 발달할 수 있다.”
최근 수술 1000례를 달성했다고 들었다.
“1993년 1월 첫 이식술을 시작해 지난 4일 1000번째 귀를 수술했다. 8개월 된 여아였는데 양쪽 귀에 인공와우를 이식했다. 이식술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이라 환자·부모의 수술비 부담이 컸다. 1992년에 ‘서운청각연구회’를 세워 조성한 기금을 바탕으로 이식 수술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도움의 손길을 준 분들이다. 난청학교인 울산 메아리학교의 고(故) 박무덕 교장선생님은 인공와우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여러 명의 수술비를 지원해 줬다. 이식술을 받은 아동의 부모가 형편이 어려운 다른 난청인을 위해 보청기를 기증하기도 했다. 1994년에 만든 환우·가족 모임인 ‘동아와우회’는 지금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난청 환자·가족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계속 힘을 보태고 싶다.”
이식술이 발전하기 위한 과제가 있다면.
“저출산·고령화 시대에는 난청을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하는 국가적 차원의 전담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난청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생산성은 물론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인공와우이식술은 만19세 미만은 양쪽 귀 모두, 만 19세 이상은 한쪽 귀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성인도 양쪽 귀 모두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됐으면 좋겠다. 또 소아의 경우 재이식할 때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길이 열려야 한다. 난청 환자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