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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점 이후 큰 역할 할 인물” “안중근·안창호 선생이 조상”

피는 물보다 진하다. 혈연은 한국 사회에서 학연·지연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는 요소로 불린다. 선거에서 한 표 한 표가 소중한 정치권에서도 다르지 않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 1월 23일 남평 문씨 조상의 위패가 모셔진 전남 나주시 남평읍 장연서원을 찾았다. [사진 문재인 후보 블로그]

문재인 후보가 지난 1월 23일 남평 문씨 조상의 위패가 모셔진 전남 나주시 남평읍 장연서원을 찾았다. [사진 문재인 후보 블로그]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두 후보의 가문도 숨을 죽인 채 대선 판세를 지켜보고 있다.
 
문 후보의 본관인 남평(南平) 문씨 종친들과 안 후보의 본관인 순흥(順興) 안씨 종친들 상당수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열성적으로 ‘집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남평 문씨 종친들은 문 후보의 당선으로 ‘현대판 왕족’으로 승격되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순흥 안씨 종친들은 안 후보가 당선되면
 
‘대한민국 임금’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가문의 영광’을 놓고 물밑에서 흥미로운 ‘가문의 경쟁’이 진행 중인 셈이다.
 
지난 12일 점심 시간 광주광역시 남구 한 음식점. 70~80대 노인 등 30여 명이 3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남평 문씨 정기 모임에 참석한 광주 지역 종친회 회원들이다. 이날 대화 주제는 사실상 하나였다. 같은 남평 문씨인 문재인(64)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었다. 이들은 “당선 문턱에 온 문 후보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우리 남평 문씨 모두 말과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또 “다음 모임 때 문 후보가 대통령이 돼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농담도 오갔다.
 
 
문 후보는 대다수 남평 문씨들의 자랑거리다. 남평 문씨들은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여온 충선공 문익점 선생 이후 나라에 큰 역할을 할 인물이 오랜만에 나왔다”고 입을 모은다. 문 후보는 충선공파(의안공파) 33세 손이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23일 전남 나주시 남평읍을 찾았다. 시조 문다성(文多省)을 비롯한 선조 5명의 위패를 모신 장연서원(長淵書院)에서 유건(儒巾)을 쓰고 배례를 했다. 남평 문씨 종친회 관계자를 비롯해 수백 명이 다른 일을 제쳐 두고 한걸음에 달려와 문 후보를 반겼다. 종친회 측은 “45만 문가(文家)는 왕족이 되길 원한다”며 “문 후보께서 (대통령에 당선돼) 우리를 왕족으로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남평 문씨 충선공파 33세손 문재인
문, 1월 나주시 남평읍의 서원 들러
종친회“45만 문가는 왕족 되길 원해”
문희상 의원, 배우 문근영도 종친 
 
 
문 후보는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장연서원을 방문했다. 1년에 한두 번은 이곳을 찾았다. 그가 못 올 경우 부인 김정숙(63)씨가 대신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문 후보가 종친회를 중심으로 호남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남평 문씨 대종회에 따르면 통일신라 말기 문다성을 시작으로 남평 문씨는 10개 주요 파가 있다. 이 가운데 헌납공파·순질공파·의안공파·시중공파·성숙공파 등 5개 파는 파조(派祖)가 문익점 선생인 충선공파로 묶인다.
 
문 후보는 충숙공 문극겸을 닮고 싶은 조상으로 꼽는다고 한다. 문극겸은 고려 의종 때 문신으로 불의에 맞서 임금에게 간언을 하는 등 청렴결백한 인물로 손꼽힌다. 문병학(77) 남평 문씨 광주전남종친회 부회장은 “문 후보께서 장연서원에 오셨을 때 ‘문극겸 할아버지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문 후보의 부친은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 출신이다. 한국전쟁 때 피난을 내려와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부친이 공산주의가 싫어서 월남했다고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 체육인 문대성 전 의원, 시인 문태준, 배우 문근영·문성근씨 등이 같은 남평 문씨다.
 
일각에서 문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 삼는 데 대해 종친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특전사 출신인 문 후보가 군 제대 이후 전남 해남 대흥사에서 사법고시 공부를 할 때 예비군 훈련에 빠지지 않으려고 주소지를 해남으로 옮겼던 일화를 근거로 제시했다. 문광명(82) 남평 문씨 광주전남종친회장은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보다 지역 균형 발전에 힘을 쏟아 모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주=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안중근·안창호 선생이 조상”
안철수 후보가 2013년 11월 3일 순흥 안씨 시조사단인 경북 영주시 순흥면 추원단에서 열린 시제에 참석했다. [사진 김승진씨]

안철수 후보가 2013년 11월 3일 순흥 안씨 시조사단인 경북 영주시 순흥면 추원단에서 열린 시제에 참석했다. [사진 김승진씨]

“우리 순흥 안가에서도 임금님이 나올 겁니다.”
 
12일 경북 영주시 순흥면 추원단. 순흥 안씨 시조 안자미(安子美)를 포함해 선조 12인을 모신 사단(祀壇)이다. 이곳에서 만난 안길좌(74·양공공파 29세손) 순흥 안씨(順興 安氏) 영주종친회 회장이자 추원단 관리위원장은 안철수(55)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우리 안 대표”라고 했다. 그는 순흥 안씨 감찰공파 26세손인 안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종친회장은 역대 주요 선거에서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한 보수 정당의 후보를 지지했다고 한다. 지난 대선에서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아닌 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안 종친회장은 “우리 집안에서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것은 안 후보가 처음으로 가문의 영광”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안 후보가 얼마나 좋은 후보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다”고 말했다.
 
순흥 안씨 감찰공파 26세손 안철수
안, 지난달 경북 예천군 종친회 참석
68만 안씨“첫 대선 출마 가문의 영광”
안희정 지사, 배우 안성기도 종친 
 
 
다른 순흥 안씨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추원단 재무총무 안승탁(66·서파공파 27세손)씨는 “추원단이 워낙 터가 좋아 안철수 후보가 좋은 기운을 받고 있다”며 “우리 문중에 임금님이 태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일 순흥 안씨 영주 총회 자리에서 ‘우리 문중에 임금님이 태어나는데 여러분 알죠’라고 했더니 다들 손뼉 치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안 후보 역시 순흥 안씨 종친회에 애정을 보여 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경북 예천군에서 열린 순흥 안씨 예천군 종친회에 참석했다. 국민의당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때다. 2013년 11월에는 추원단에서 열린 시제에 참석했다. 지난해 6월에는 순흥 안씨 대종회를 찾았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54) 교수도 순흥 안씨 종친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면희(65·찬성공파 28세손) 순흥 안씨 대종회 상임부회장도 사견을 전제로 “우리 집안의 일원인 안 후보에 대해 긍지를 느끼고 있다. 문중의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순흥 안씨는 고려 신종(재위 1197~1204) 때 신호위상호군(神號衛上護軍)에 추봉된 안자미를 시조로 한다. 안자미의 증손은 주자학의 태두로 추앙받고 있는 안향이다. 이후 집안이 번창해 11대에 걸쳐 과거에 급제했고 17명에 달하는 대제학을 배출했다. 독립운동가인 안중근과 안창호, 애국가를 만든 안익태도 순흥 안씨다.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기준 전체 안씨는 68만5639명이다. 이 가운데 75.8%(52만384명)가 순흥 안씨다. 최근 정치권에선 순흥 안씨가 ‘대세’다. ‘최순실 저격수’로 불리는 안민석(탐진군파 26세손)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희정(양공공파 29세손) 충남도지사가 대표적이다.
 
안길좌 영주종친회장은 “순흥 안씨인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초반 대선 경선의 흥행을 이끌지 않았느냐”며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번 대선은 순흥 안씨에서 시작해 순흥 안씨로 끝나는 셈”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S BOX] 역대 대통령 11명 이·윤·박·최·전·노·김 7개 성씨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은 모두 11명이다. 이·윤·박·최·전·노·김의 7개 성씨가 대통령을 배출했다.
 
노씨는 2명의 대통령(노태우·노무현)을 냈다.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기준 노씨는 25만6229명으로 전체인구(5106만9375명)의 0.5%에 불과하다. 본관별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본관인 교하(交河) 노씨는 6만1747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본관인 광주(光州)는 6만1809명이다. 교하 노씨와 광주 노씨는 뿌리가 같다. 광주 노씨의 시조는 당나라에서 한림학사를 역임하고 신라로 건너온 노수의 첫째 아들 노해다. 교하 노씨는 노수의 둘째 아들 노오를 시조로 한다.
 
부녀 대통령인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은 고령 박씨(高靈 朴氏)다. 전체 숫자가 4만3774명에 불과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본관인 완산 전씨(完山 全氏) 인구는 2만4886명으로 더 적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개별 본관으로 숫자가 가장 많은(445만6700명) 김해 김씨(金海 金氏)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전주 이씨(全州 李氏),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주 이씨(慶州 李氏)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녕(金寧), 윤보선 전 대통령은 해평(海平), 최규하 전 대통령은 강릉(江陵)이 본관이다.
 
19대 대선 주요 후보들인 기호 1번부터 5번까지 후보의 성씨는 문·홍·안·유·심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대통령을 배출하지 않은 성씨다. 이들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대통령을 배출한 성씨는 8개로 늘어난다.
 
대구=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영주=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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