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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루 평균 30건 주고 받는 '입의 전쟁'

20일 오후 3시 10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유은혜 수석대변인이 카메라 앞에서 파란색 재킷의 매무새를 한 번 다듬은 뒤 원고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안철수표 학제개편은 가장 현실성 없는 공약 1순위이다. 학교현장에 주는 혼란의 규모와 천문학적 예산 규모로만 보면, 교육계의 4대강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비슷한 시각 100여m 떨어진 국민의당 당사에 마련된 브리핑실에서도 김유정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 후보가 최문순 강원지사를 만나 북한 여성응원단을 두고 ‘자연미인’이란 표현을 썼다가 사과한 것을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가 뼛속까지 성차별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이 전방인 전국의 선거 유세장에서 목이 쉬는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1㎢ 반경안의 각 당사(黨舍)에서도 치열한 후방 전투가 벌어진다. 대변인단의 ‘입의 전쟁’이다.요즘 당사 브리핑실은 매일같이 쏟아내는 논평과 브리핑으로 마이크가 식을 틈이 없다. 각 당(원내교섭단체 기준)의 대선 후보 선출이 마무리된 5일부터 21일까지 각 당에서 발표한 논평과 브리핑은 총 597건. 매일 35건을 내놓은 셈이다. 
 
문ㆍ안의 치열한 난타전
지난 대선에서 연합군을 형성해 ‘문안(文安) 인사’라는 신조어도 만들었던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이 이번 대선에서는 서로를 깎아내리는 ‘문모닝’(당 회의를 문 후보 비난으로 시작)과 ‘안모닝’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133건의 논평 및 브리핑 중 안철수 후보에게 82건(61.7%)을 쏟아냈고 국민의당은 이보다 많은 184건 중 125건(67.9%)을 문 후보에게 날렸다.
 
서로를 향해 '보조 타이어'(국민의당)와 '펑크 난 타이어'(더불어민주당)으로 비유하는 '타이어' 논쟁을 벌어는가 하면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갖고 감정적인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된 듯한 인상을 줬다.
“안 후보가 기념사진을 찍어서 SNS에 자랑스럽게 올린 이들 6명은 모두 전주의 유명 폭력 조직 소속”(6일, 민주당 박광온 공보단장), “두고 보면 알겠지만 머지않아 장영달 공동선대위원장은 다른 핵심요직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것이다.”(18일, 국민의당 김재두 대변인)
 
양측은 특히 사생활 영역에 해당하는 가족 문제에 대한 의혹 파기에도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딸 설희씨의 재산과 부인 김미경 서울대교수의 채용특혜 의혹에 대해 13건의 논평 및 브리핑을 냈다. 국민의당도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특혜 취업의혹에 대해 20건의 논평 및 브리핑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문 후보는 아들을 제2의 김현철(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이라도 만들 셈인가”(19일, 국민의당 양순필 대변인) “음서제 방지법은 딸 재산 공개 거부 숨기기 위한 알리바이용이었나”(10일, 민주당 윤관석 공보단장) 등 가시 돋힌 설전을 주고 받았다. 반면 양측이 서로 정책을 지적한 것은 모두 합쳐 21건으로 절반에 그쳤다.  
 
보수정당의 ‘난사(亂射)’
문ㆍ안 후보가 1대1 결투를 벌인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은 모든 후보를 공격하는 ‘모두까기’ 전략을 썼다. 지지율이 3위인 홍 후보 측은 1ㆍ2위인 문 후보(79건)와  안 후보(53건)에게 130여건의 논평과 브리핑을 냈다.
 
하지만 상대 후보의 정책이나 검증을 위한 촌철살인의 평 보다는 “문 후보가 택한 길은 죽음의 길이었다.”(21일,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 “(안 후보는) 마치 초등학생이 강도 앞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목소리를 낮게 깔고 샤우팅 하면서 덤비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19일, 정 대변인) 등 '입씨름'에 가까운 표현이 적지 않았다. 
 
한편 홍 후보는 보수 ‘적자(嫡子)’ 경쟁을 벌이는 유 후보에 대해서는 2건에 그쳤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후보는 일단 문ㆍ안 후보를 ’한 몸‘으로 만들어 보혁 구도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당면한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29건), 안 후보(15건), 홍 후보(15건) 순으로 고르게 저격했다. 하지만 각 당의 주요 네거티브 소재였던 안 후보 가족에 대해서는 단 1건의 논평도 내지 않았다.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가 민주당에서 제기한 단 1건의 공격을 받았다. 네거티브 ‘청정지대’였다. 하지만 정의당 관계자는 “비판보다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며 “비판 좀 열심히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당의 화력규모는
‘입의 전쟁’을 수행하는 각 당의 공보단은 민주당의 규모가 가장 크다. 
선대위 공보단 소속 대변인만 18명으로, 당사 3층에서 매일 오전 8시30분 회의를 한다. 문 후보 관련한 대응은 박광온 공보단장이, 당 관련한 내용은 윤관석 공보단장이 맡는다. 온라인에서의 작전토론도 활발하다. '텔레그램'에 단체방을 만들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논의한다.
 
국민의당은 공보단 소속 대변인이 손금주 수석대변인 등을 비롯해 7명이다. 안 후보의 딸 설희씨의 재산 논란이 벌어졌을 때는 박왕규 상황실 부실장을 비롯해 법률자문단 멤버들이 TF팀을 꾸려 지원했다.
 
한국당은 정준길 대변인에게 업무가 집중되어 있다. 정 대변인이 하루 11개의 논평 등을 낸 적도 있다. 정 대변인은 법률자문단의 도움을 받는다. 한국당 관계자는 “매일 아침 당 대변인과 법률자문단 등 20여 명이 당론, 논평 기조, 논평의 숫자를 정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오신환 대변인 등 4명의 대변인단이 활동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이 ‘저격수’로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
 
유성운ㆍ위문희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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