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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 ‘고엽’ 자크 프레베르의 시를 노래했지요

오생근

오생근

불문학자인 오생근(71)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때 샹송 부르기를 시험문제로 냈다. 프랑스 문학 전공자라면 프랑스어 노래 하나쯤은 부를 줄 알아야지 싶어서였다. 학생들 반응도 좋았는데 자크 프레베르(1900~77)의 시를 노랫말로 한 샹송이 인기였다. 이브 몽탕이 불러 귀에 익은 ‘고엽’, 에디트 피아프의 ‘마음의 소리’ 등 프레베르는 대중이 공감하는 ‘노래로서의 시’를 썼다.
 
“포크 가수 밥 딜런이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그 이전에 음유시인 자크 프레베르야말로 이 상을 받을 만한 인물이었죠. 수업시간에도 그의 작품은 공부하는 시가 아니고 즐기는 시였어요. 그는 삶과 사랑과 자유를 좋아했 죠.”
 
불문학자인 오생근 서울대 교수

불문학자인 오생근 서울대 교수

오 교수가 최근 펴낸 『장례식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문학판·사진)는 국내에 본격 소개되는 자크 프레베르의 시화집이다. ‘절망은 벤치 위에 앉아 있다’ ‘깨어진 거울’ ‘바르바라’ ‘빨래’ 등 시 82편을 적확하게 옮기고 꼼꼼하면서도 풍부한 해설을 달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인 가브리엘 르페브르의 그림이 시의 이해를 돕는다. 프레베르는 ‘거리의 초현실주의자’라 불리며 사회의 폭력과 불평등에 저항하는 위반과 전복과 변화를 추구했는데 오 교수는 이 대목이 그동안 우리가 프레베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프레베르가 1946년 발표한 첫 시집 『말』이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등 대중성이 강한 작업을 했기에 그를 모르면서도 안다고 착각했어요. 그런 오해와 편견을 반성하려고 그의 시 전집을 구해 읽었는데 한 편 한 편 눈이 뜨이자 대단한 시인임을 알게 됐고 번역해야겠다는 의욕이 솟았어요. 그는 시의 이름으로 정신을 경직되게 만드는 모든 것을 거부하고 조롱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사건의 시’라고 불립니다. ”
 
오 교수는 프레베르의 시를 새롭게 만나면서 인생에서 우연처럼 중요한 일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프레베르가 ‘고엽’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헤어지게 만든 인생을 원망하기보다 그들을 만나게 해줬던 인생에 감사한다고 말했듯이. 그는 “나날의 우연을 기뻐하며 프레베르와 그의 시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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