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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린 원숭이는 지금이 사춘기

브라질 아마존 일부 지역에 사는 희귀 동물인 황금머리사자 타마린은 암컷이 무리를 이끈다. [사진 에버랜드]

브라질 아마존 일부 지역에 사는 희귀 동물인 황금머리사자 타마린은 암컷이 무리를 이끈다. [사진 에버랜드]

지난해 10월 특별한 원숭이 4마리(두 쌍)가 독일에서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로 이사를 왔다. 얼굴 주변에 사자처럼 황금빛 갈퀴가 있다. 이름도 ‘황금머리사자 타마린(Golden-headed lion tamarin)’이다. 키 20~34㎝, 몸무게 500~700g의 작은 체구지만 몸보다 긴 꼬리(32~40㎝)를 가졌다. 브라질 아마존 일부 지역 야생에서도 6000~1만 마리만 남은 희귀동물이다.
 
에버랜드 측은 이들에게 금·빛·물·결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금’과 ‘물’은 2015년생 암컷이고, ‘빛’과 ‘결’은 2014년생 수컷이다. 황금머리사자 타마린의 평균 수명이 15년인 만큼 원숭이 나이 만 2~3세는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인 16~17살 정도. 그래서 에버랜드에 도착하자마자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특히 암컷인 금과 물이 심했다.
 
타마린 원숭이는 원숭이 세계에서도 흔치 않은 모계 중심 생활을 한다. 암컷 한 마리가 2~8마리의 무리를 이끌며 먹이를 구하고 위험이 닥치면 먼저 나서서 공격한다. 우두머리 암컷 등이 새끼를 낳으면 수컷이 함께 키운다.
 
국내로 온 직후 금과 결이, 물과 빛이 각각 부부로 맺어졌다. 그리고 암컷들 간에 치열한 서열 다툼이 벌어졌다. 소리를 지르고 갈기를 세워 서로를 위협했다. 다리와 꼬리 등을 물어뜯어 유혈사태가 나기도 했다. 가끔은 상대방의 짝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컷들은 이따금 소리를 지르며 각자의 신부를 응원하면서도 눈치를 봤다.
 
송영관(39) 사육사는 “환경이 바뀐 데다 당시 첫 번식기(9~3월)까지 찾아와서 그런지 유독 서열 싸움이 심했다”고 말했다.
 
5일 만에 끝난 전쟁의 승자는 놀랍게도 가장 체구가 작은 ‘금’이었다. 금이는 사육실 나뭇가지 곳곳에 자신의 소변을 묻혀 까맣게 만드는 등 영역 표시에 나섰다.
 
서열싸움으로 서먹(?)할 타마린들을 위해 사육사들은 이사 초반 4개의 나무상자 둥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들은 싸운 뒤에도 잠은 둥지 한 곳에서 모여서 잤다. 이후 둥지는 자연스럽게 2개로 줄었다. 무리에서 언제 떨어져 나갈지 모를 패배자를 위한 배려 차원에서 둥지 하나는 남겨놨다고 한다.
 
황금머리사자 타마린은 잡식성이다. 또 대식가다. 하루 평균 자신의 몸무게의 3분의 1 수준인 200g의 사료와 귀뚜라미 등 곤충, 과일 등 별식을 먹는다. 번식기가 되면 단백질 보충을 위해 새끼 생쥐 등 설치류를 먹기도 한다.
 
국내 사육실 생활에 적응하면서 성격도 뚜렷해 졌다. 우두머리인 금은 수시로 털을 부풀리며 과시하는 행동을 한다.
 
다른 암컷인 물은 놀이감을 주면 제일 먼저 접근하는 등 호기심이 많다. 수컷인 빛이는 소심한 성격이라 행동도 조심스럽고, 다른 수컷인 결이는 식탐이 많다.
 
하지만 이 평화는 곧 깨질 수도 있다. 9월이면 다시 번식기가 시작된다. 현재는 금이 우두머리지만 물이 금을 제압해 서열이 바뀔 수도 있다.
 
부부 관계도 위태하다. 물의 남편인 빛이 우두머리인 금이에게 털 고르기를 시도하는 등 짝사랑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송 사육사는 “황금머리사자 타마린이 사람으로 따지면 사춘기 시기라 현재 서열이나 짝이 확실하게 정해진 것도 아닌 데다 ‘일처다부’도 흔하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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