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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기수(騎手)의 노래

 기수(騎手)의 노래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 1898~1936)
  
 코르도바
 멀고 외로운 곳
 
 검은 조랑말, 큰 달
 안장 배낭엔 올리브 몇 개
 모든 길 다 안다 해도
 나 끝내 코르도바에 닿지 못하리
  
 평원을 가로질러, 바람을 뚫고
 검은 조랑말, 시뻘건 달
 죽음이 나를 지켜보고 있네
 코르도바 망루 위에서
  
 아아, 머나먼 길!
 아아, 장한 나의 말이여!
 아아, 죽음은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  
 나 코르도바에 닿기도 전에
  
 코르도바
 멀고 외로운 곳
 
 
플라멩코와 투우의 비극적인 강렬함, 햇살과 흰 회벽과 나와 앉은 까만 옷의 과부들로 이어지는 죽음의 그늘. 그것이 우리의 한(恨)에 비견되는 안달루시아 두엔데(Duende)의 이미지다. 코르도바는 그곳에서 패망한 700년 이슬람 왕국의 고도. 로르카는 고향의 비통한 민요와 극을 깊이 사랑했다. 이 시 역시, 죽음이 기다리는, 그러나 가지 않을 수 없는 핏빛 달의 멀고 외로운 땅으로, 안달루시아 민요의 운율에 기대어 코르도바를 울고 있다. 1927년의 시집에 수록되고 있어, 김소월 '진달래꽃'의 처절한 시편들과 같은 무렵에 씌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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