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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제19대 한국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도전

빅터 차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빅터 차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1974년 8월 9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임 서한이 국무장관에게 전달되고 30분 후 제럴드 포드가 미국의 38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포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오랜 국가적 악몽이 끝났다.” 유명한 말이다.
 
5월 9일 새 대통령을 뽑는 한국인들도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온 나라를 집어삼킨 정치적인 위기가 수개월 만에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악몽 하나는 끝났지만 새로운 악몽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제19대 한국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전략·외교 환경과 맞서야 한다.
 
가장 명백한 도전은 서울에 새 행정부가 들어선 후 악화될 북한의 핵무기·미사일 위협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38선을 넘어(BeyondParallel.CSIS.org)’ 프로젝트는 한국의 선거와 북한의 도발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김정은 시대 북한이 한국의 선거일로부터 평균적으로 플러스마이너스(±) 7일 이내에 도발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에는 북한의 도발이 ±11주 이내에 발생했다. 따라서 누가 5월 9일 당선되든 보다 강화된 북한의 호전성을 대면하게 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개월 동안 한·미 관계가 약화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고위 관료들을 계속 한국으로 보냈다. 한국의 정치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미 관계는 굳건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한 한·미 동맹의 능력 제고는 진척이 없었다. 한국의 외교·안보 담당자들이 수주 내로 교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 한국 행정부가 들어서면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새로운 외교·안보 담당자들과 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정책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한·미 관계의 정체(停滯) 상태에 더해 한·일 관계까지 내리막길이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반발한 일본은 주한 일본 대사를 일본으로 불러들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는 한국이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의 정신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있다.
 
글로벌 포커스 4/21

글로벌 포커스 4/21

다음 한국 대통령은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 진전이 없는 한·미 동맹, 무기력한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전개 결정 이후 한국에 전례없는 경제적 압력을 넣고 있는 중국을 직면해야 한다. 중국이 압력을 누그러뜨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역사상 가장 힘겨운 전략 환경에 처하게 될 것이지만, 차기 대통령에게는 준비기나 과도기도 허락되지 않는다. 선거 바로 다음날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네 가지가 떠오른다.
 
첫째, 다음 대통령은 새로운 햇볕정책을 시도할 여유가 없다. 북한이 조만간 여섯 번째 핵실험을 할지도 모르는 현 상황에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그렇게 한다면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중국과도 관계가 소원해지는 가운데 한국의 전략적 입지가 약화될 뿐이다.
 
미국은 결코 한국의 대북(對北) 관여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북 관여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정책이 전략적으로 구사돼야 하며 한·미 협상, 비핵화 전략과 조율돼야 한다.
 
둘째, 새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미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를 만나 한·미·일 동맹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3국 정상회담의 목표는 1국에 대한 공격은 3국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는 집단안보 선언에 도달하는 것이다. 서울의 새로운 외교·안보팀이 결정되면 즉시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협의에 들어가야 한다. 이미 흘러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셋째, 중국은 사드 전개 결정 이후 시작된 경제적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없다. 적어도 1분기나 2분기는 더 압력을 지속할 것이다. 한국의 비즈니스와 관광산업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국 정부와 재계는 한국의 대중(對中) 경제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심각한 전략 수정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새 정부의 정책 기획팀은 인도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다. 한국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압력은 한국의 미래를 중국인들의 손에 맡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넷째, 새 한국 정부는 인근 해역의 안보공공재 확보를 위해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특히 아세안과 관계를 강화해야 하는 한국은 남중국해의 군사화가 더 이상 진전되면 안 된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아세안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현재 위태로울 정도로 전략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능숙하고 신속하며 단호하게 한국의 입지를 격상시켜야 하며 입지를 더욱 손상시킬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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