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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족쇄 끊은 황필상의 집념

장학재단에 재산을 기부했다가 140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은 황필상(70·전 수원교차로 대표·사진) 구원장학재단 이사장이 세무서를 상대로 7년4개월 동안 벌인 법정 싸움에서 승리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0일 황 이사장이 수원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대법관 10대 3 의견으로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뜻에 따라 세금 부과를 취소하는 판결을 해야 한다.
 
황 이사장은 2002년 자신이 보유한 수원교차로 주식 지분 90%(당시 평가액 180억원)와 현금 15억원을 모교인 아주대에 기부하려다 대학 측이 직접 증여를 받는 것에 난색을 표하자 구원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6년 동안 733명의 학생들이 총 41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받았다.
 
2008년 황 이사장의 ‘선의’는 느닷없이 떨어진 세금 폭탄에 가로막힐 뻔했다. ‘공익법인에 출연하는 어떤 기업의 주식이 그 회사 전체 발행 주식의 5%를 넘으면 그 초과 부분의 주식가액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출연자에 남은 주식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쳐도 그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비과세한다’는 상속·증여세법 조항(일명 ‘5% 룰’)이 세금 폭탄의 근거였다. 이는 자산가들의 편법 상속을 막기 위한 법령이다. 세무 당국은 재단이 황 이사장의 특수관계인이라고 판단해 5% 초과분의 주식가액에 60% 세율을 적용해 100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하고 여기에 5년간 미납으로 인한 가산세로 40억원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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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부과 1년여 만인 2009년 황 이사장은 법정 투쟁을 결심했다. 가산세가 계속 붙어 누적 세액은 225억원까지 불어났지만 황 이사장은 “나는 출연만 했을 뿐 재단의 설립에 관여하지 않아 특수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다”고 맞섰다. 
 
소수의견 낸 대법관 3인 “기부 뒤 재단 장악 우려” 
 
2010년의 1심은 황 이사장의 편에 섰지만 이듬해의 2심은 증여세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기부 의도를 중시했지만 2심은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입법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대법원은 이날 “출연자가 주식 발행회사의 최대주주인지 여부는 출연 후 남은 주식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되며,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지는 출연자가 재단의 정관 작성과 이사 선임 등에 관여했는지 등을 따져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경영권 편법 승계에 악용될 우려라는 이유로 선의의 사회공헌을 막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법이 주식 출연을 규제하는 이유는 출연 후 이를 회사의 지배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했다면 더 이상 회사에 대한 지배수단이 없으므로 증여세 부과 대상으로 삼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용덕·김소영·박상옥 대법관은 “최대주주인지 여부의 판단 시점은 주식 출연 후가 아니라 출연 직전으로 보는 게 법조문에 충실한 해석”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 3인은 “출연자가 설립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출연자가 사후에 임원진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길용·송승환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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