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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나] “투표 통해 우리의 바스티유 광장 만들자”

손미나

손미나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당선되던 그해의 봄, 나는 파리에 있었다. 파리라고 하면 대부분 에펠탑부터 떠올리지만 나에게 파리 제일의 명소는 바스티유 광장이다. 5년 전 광장에는 특히 생기가 넘쳤다. 파리 특유의 감성과 자유분방함, 게다가 광장 옆으로 길게 늘어선 카페마다 흘러나오는 파리지앵의 수다스러움이 그런 분위기를 더욱 돋게 했다.
 
그러다 하루는, 도대체 무슨 얘기를 저렇게 열심히 나눌까 궁금해져 몇 테이블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다가올 패션위크 얘기일까? 아니면 낭만적인 로맨스? 의외였다. 열띤 대화는 한결같이 ‘정치’와 ‘선거’였다. 각 당 대선후보들의 장단점부터 정치의 흐름, 그리고 정당별 당론 분석에 이르기까지 쉼 없었다. 광장 자체가 늘 정치를 향해 열린 마당이었다. 최근 올랑드 대통령이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비전을 설명했던 곳도 그곳이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감옥을 부수고 시민혁명을 시작한 곳이다. 민주주의의 가치가 움트고 실현되는 장소인 셈이다. 바로 그곳에 서 있자니 ‘프랑스인의 높은 콧대는 우아한 패션이나 문화적 자산 때문만이 아니구나.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시민의식에서 나오는 것이구나’라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한국에 돌아와 5년 전부터 인생학교를 운영 중이다. 그간 깨달은 걸 한 줄로 표현하면 ‘소통이 행복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시민과 시민이, 대선후보와 시민이,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소통하는 공간인 바스티유 광장이 가르쳐준 덕목과 딱 들어맞는다.
 
우리도 소통의 광장을 갖기 위한 기초적인 터는 닦았다고 생각한다. 이 터를 잘 가꿔 ‘우리들의 바스티유 광장’으로 만들어 콧대 높은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그게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물론 그 첫 단추는 열린 마음으로 대선 투표장을 향해 힘차게 걸어가는 것이다.
 
 
손미나 여행작가(‘인생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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