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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9단으로 돌아온 최민식 “권력중독자의 두 얼굴 보게 될 것”

제19대 대통령선거(5월 9일)를 앞두고 대한민국 선거의 민낯을 까발리는 정치영화가 찾아온다. 박인제 감독의 ‘특별시민’( 26일 개봉)이다. 전작 ‘모비딕’(2011)에서 실제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 사건을 다뤘던 박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인간의 끈질긴 권력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이벤트, 선거”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주무대는 서울특별시 시장 선거다. “모든 사람들이 믿게끔 만드는 거 그게 바로 선거야.” “선거는 똥물에서 진주 꺼내기야. 손에 똥 안 묻히고 진주 꺼낼 수 있겠어?” 선거에 대한 주옥같은(?) 정의가 난무하는 이 정치 쇼를 쥐락펴락하는 건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서울시장 변종구다. 그 어느 때보다 속을 들여다보기 힘든 정치 9단의 얼굴로 돌아온 최민식에게 물었다. 때론 마약처럼 사람을 미치게 중독시키는 그것, 권력이란 대체 무엇일까.
 
26일 개봉하는 박인제 감독의 영화 ‘특별시민’에서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역을 맡은 최민식. [사진=전소윤(STUDIO 706)]

26일 개봉하는 박인제 감독의 영화 ‘특별시민’에서 3선에 도전하는서울시장 역을 맡은 최민식. [사진=전소윤(STUDIO 706)]

예고편 보고 놀랐다. 의상까지 완벽히 갖추고, 랩 공연하는 장면이 있더라.
“같이 출연한 ‘다이나믹 듀오’ 최자, 개코 씨가 랩 지도를 해줬는데, 즐거웠다. 변종구 캐릭터를 살려서 랩 마지막에 일부러 트로트풍을 가미했다.”
 
변종구는 어떤 사람인가.
“뼛속까지 욕망이 충천한 자다.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하겠다는 목표가 워낙 분명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대권까지 넘본다. 창작자들은 바른 생활 사나이보다, 뭔가 인간이기 때문에 굴절되고 비뚤어진 캐릭터에 끌린다. 무지몽매 욕망을 좇은 후에 찾아오는 허망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직업군이 정치인 아닌가. 정치가들의 총체적 속성을 발췌해서 변종구란 인물에 밀착하고 싶었다.”
 
‘특별시민’이 처음 기획된 게 3년 전이라 들었는데,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진 않았나.
“그렇지 않다. 어떤 정치가의 카피가 돼버리면 재미가 없다. 영화 자체도 객관성을 잃고 쓸데없는 오해를 살 수 있다.”
 
‘특별시민’의 한 장면

‘특별시민’의 한 장면

라이벌 후보들과 TV 토론회에 출연하는 장면을 거의 애드리브로 촬영했다고.
“극 중 연설문 일부도 내가 직접 썼다. 연설문 읽는 5분 안에 변종구란 사람이 모두 녹아나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가 가족을 이용하는 장면도 원래 시나리오에는 심플하게 묘사돼 있었다. 박 감독에게 변종구란 인물의 확실한 ‘자국’을 내자고 제안했다. 권력에 중독돼가는 모습이 이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독종인 만큼, 그의 인간적인 약점이 드러나는 장면의 임팩트가 크겠다.
“점쟁이를 찾아가는 대목이 아주 코미디다. 관록의 정치가가 감추고 있던 나약한 민낯을 유머러스하게 비꽈서 보여준다. 점쟁이가 한 마디 달래주자 그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눈물이 글썽글썽한다.”
 
변종구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참, 애~쓴다!”
 
어떤 조직의 장(長)을 맡아본 적이 있나.
“초등학교 때 반장 많이 했다.”
 
26일 개봉하는 박인제 감독의 영화 ‘특별시민’에서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역을 맡은 최민식. [사진=전소윤(STUDIO 706)]

26일 개봉하는 박인제 감독의 영화 ‘특별시민’에서 3선에 도전하는서울시장 역을 맡은 최민식. [사진=전소윤(STUDIO 706)]

갑자기 허리가 쭉 펴지셨다(웃음).
“내가 초등학교 때는 괜찮았다. 껄껄. 애들하고 재밌게 잘 놀았다. 장난이 심해서 여자애들은 나를 별로 안 좋아했지. 근데 공부도 제법 하고, 운동도 잘했다. 1970년대에는 담임선생님이 반장을 지명해서 자주 했던 것 같다. 5학년 때 처음 반장 선거를 했다. 내가 뽑히긴 했지만 강력한 라이벌이 있어서 위기감을 느꼈던 게 생각난다.”
 
조기대선을 앞두고 개봉하게 됐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각자 추구하는 가치관, 이념이 다르지만 선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교과서적인 룰인 좋은 지도자,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후보들이 얼마나 진실 되게 의정활동을 했는지, 동료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는지를 본다. 그것을 전제로 눈을 본다. 눈빛을 보면 얻어지는 느낌이 있다.”
 
이념보다 사람을 본다는 말인가.
“그렇다. 차라리 국회의원이 봉사직이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다. 따로 자기 직업을 가지면서, 정치인으로서 별다른 이권 없이 진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면 권력에 도취된 사람들과 권력 남용을 허용하는 우리 사회 시스템도 달라지지 않을까.”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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