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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에 일주일에 102억원 써, 엔지니어가 회사의 중심"

지난 4월 13일 서울 종로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 다이슨 신제품 공기청정 선풍기 출시 행사장에서 만난 다이슨 동남아 전자연구개발 총괄책임자 짐 루버스. [사진 다이슨]

지난 4월 13일 서울 종로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 다이슨 신제품 공기청정 선풍기 출시 행사장에서 만난 다이슨 동남아 전자연구개발 총괄책임자 짐 루버스. [사진 다이슨]

일주일에 700만 파운드. 다이슨이 오직 연구 개발에 쓰는 비용이다. 우리 돈으로 102억원에 육박한다. 다이슨 엔지니어 수는 3000여 명으로, 다이슨 전체 직원의 3분의 1 규모다.  
다이슨 헤어 드라이어 슈퍼소닉™ [사진 다이슨]

다이슨 헤어 드라이어 슈퍼소닉™ [사진 다이슨]

다이슨은 스스로를 기술 기업(Technology company)으로 부른다. 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모터 없는 헤어드라이어 등 고정 관념을 깬 기술 집약적 제품으로 시장에서 연이어 홈런을 쳤다. 다이슨 헤어드라이어는 55만원으로 일반 헤어드라이어의 10배가 넘는다. 남다른 기술력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한 셈이다.
이번에는 공기청정 선풍기다. 2016년 11월 시장에 첫선을 보였고 올해 모델을 추가로 더 내놓았다. 살균이 필요 없는 붕규산 유리섬유 필터로 0.1㎛(1㎛는 백만 분의 1m) 크기의 초미세먼지를 99.95% 정화한다.  
다이슨 동남아 전자연구개발 총괄책임자 짐 루버스. [사진 다이슨]

다이슨 동남아 전자연구개발 총괄책임자 짐 루버스. [사진 다이슨]

4월 13일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다이슨 동남아시아 전자연구개발 총괄책임자 짐 루버스(Jim Roovers·43)를 만났다. 같은 날 열린 다이슨의 신제품 공기청정 선풍기·냉온풍기 출시 행사 참석차 방한한 그는 다이슨 전체 제품에 걸쳐 모든 전자 기술을 지휘, 감독하는 다이슨 입사 6년차 엔지니어다. 
루버스 총괄은 이번 신제품의 핵심 기술에 대해 “필터로 초미세먼지를 거른 뒤 깨끗해진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터로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것뿐만 아니라 다이슨의 공기 순환 기술인 에어멀티플라이어™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공기청정기와 선풍기의 기능을 합한 것이다. 한눈에 봐도 다른 브랜드의 공기청정기보다 작고 슬림하다. 루버스 총괄은 “공기를 거르려면 필터에 공기를 빠른 속도로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해 공기를 빨아들이는 모터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다이슨의 에어멀티플라이어™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작은 모터로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리 섬유 필터를 200번 접어 필터 자체도 슬림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초당 최대 200리터의 공기를 유입해 최소한 6배로 증폭시켜 깨끗한 공기가 공간 전체에 골고루 분사하도록 한 다이슨 공기청정 냉온풍기, 퓨어 핫앤쿨™ 링크 [사진 다이슨]

초당 최대 200리터의 공기를 유입해 최소한 6배로 증폭시켜 깨끗한 공기가 공간 전체에 골고루 분사하도록 한 다이슨 공기청정 냉온풍기, 퓨어 핫앤쿨™링크 [사진 다이슨]

루버스 총괄은 “이번 제품은 3년 전부터 개발에 들어가 400여 개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든 끝에 출시했다”고 했다. 
이 제품뿐만이 아니라 다이슨은 원래 연구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런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것은 어떨까. 루버스 총괄은 “다이슨에서 일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회사의 중심에 엔지니어링이 있다는 것”이라며 “어떤 회사는 마케팅 전략을 더 중요하게 여기지만 다이슨은 문제를 기술적으로 접근해 해결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보니 제품 출시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루버스 총괄은 “많은 다른 회사는 출시일을 정해놓고 그 마감시한이 되면 충분치 않아도 일단 시장에 내고 나중에 수정하기도 하지만 다이슨은 처음 목표했던 문제 해결이 완벽하지 않으면 처음으로 돌아가 고민한다”고 말했다.  
시간은 곧 비용이다. 모든 회사가 연구 개발에 시간을 들여야하는 걸 알면서도 정작 그렇게 못하는 현실적 이유다. 다이슨은 어떻게 가능할까. 루버스 총괄은 “‘이 정도면 됐지’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완벽하기 전에는 세상에 내놓지 않겠다는 기업 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고객이 확실하게 장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이슨의 창업자이자 현재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의 철학이자 고집이기도 하다. 루버스 총괄은 “이번 공기청정 선풍기에도 제임스 다이슨 수석 엔지니어가 여러 제안을 했다”며 “그 중 하나가 날개 부분과 모터 부분의 이음새 부분이 도드라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기술을 앞세운다지만 다이슨은 디자인으로도 주목받는다. 루버스 총괄은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먼지 통을 투명하게 만든 건 디자인적 이유가 아니라 제품의 작동 기술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라며 “처음부터 디자인을 염두에 두기보다 기술 집약적인 다이슨의 면모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슨 진공청소기 V8 플러피 [사진 다이슨]

다이슨 진공청소기V8 플러피 [사진 다이슨]

루버스 총괄은 현재 다이슨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센터 소속이다. 2017년 2월 4785억원을 투자해 오픈한 다이슨의 새로운 테크놀로지 센터로 베터리 셀,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에 중점을 둔다.  
다이슨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센터 전경 [사진 다이슨]

다이슨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센터 전경 [사진 다이슨]

다이슨이 현재 생산하는 제품과 언뜻 잘 연결되진 않는다. 루버스 총괄은 “정확히 어떤 제품으로 나올지 아직은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다만 배터리 관련 기술 업체를 인수하고 연간 10억 파운드를 이 분야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아주 새로운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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