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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J카페] "가메하메하" 미국·일본 아재들도 90년대 추억팔이 '열광'

게임, 캐릭터 상품 판매 등에서 호조를 올리고 있는 드래곤볼 슈퍼. [ⓒBird Studio/Shueisha, Toei Animation]

게임, 캐릭터 상품 판매 등에서 호조를 올리고 있는 드래곤볼 슈퍼. [ⓒBird Studio/Shueisha, Toei Animation]

 
 
“가메하메하!” “하도겐~”
 
30~40대 ‘아재’들을 자극하는 90년대 추억팔이는 미국·일본도 한국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20년 전 가슴 끓게 했던 만화나 농구·비디오게임 등 소싯적 취미를 다시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995년 연재 종료 뒤 20년 만에 등장한 ‘드래곤볼’의 후속작 ‘드래곤볼 슈퍼’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드래곤볼은 주인공 손오공이 소원을 들어주는 7개의 여의주를 찾는 모험 이야기. 1984년 일본 『소년챔프』에서 연재를 시작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2억3000만 부 이상의 단행본을 판매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소년 시절 드래곤볼의 추억을 안고 있는 올드팬들의 지지 속에 6%대 TV시청률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사실 드래곤볼의 인기는 만화책이나 TV애니메이션보다는 게임, 피규어 등 파생 상품에서 도드라진다. 구매력은 있지만 시간이 부족한 30~40대 올드팬들이 간단히 즐기거나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게임과 피규어를 주로 찾아서다.
 
드래곤볼 슈퍼의 모바일 게임인 ‘드래곤볼Z 돗칸 배틀’은 18일 미국 구글 플레이에서 포켓몬고·클래시오브클랜 등 히트작들을 제치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미국에 2015년 7월 출시된 이 게임은 뒤늦게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4월 들어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글로벌 다운로드 수도 1억 건을 돌파했다.
NBA는 2000년대 인기 부진을 씻고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NBA는 2000년대 인기 부진을 씻고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피규어 등 캐릭터 상품도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500억 엔(약 5234억원)어치가 팔릴 전망이다. 드래곤볼의 연재 종료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원피스’(295억 엔)도 가볍게 제쳤다. 일본 최대 백화점인 미쓰코시 이세탄도 다음달 옷과 모자·접시 등 드래곤볼 슈퍼의 캐릭터 상품 판매에 나선다. 다소 자존심이 상하지만 판매량 앞에 콧대를 낮춘 셈이다.
 
국내에서 드래곤볼 슈퍼를 방영 중인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전작에 대한 추억이 있는 20대 후반 이상 시청자로부터 가장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의류·모자 등 캐릭터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프로농구(NBA)도 다시 아재들의 파워 덕에 제2의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 따르면 올해 NBA 정규리그 관중 수는 총 2199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마이클 조던 등 수퍼스타들의 잇따른 은퇴로 부진했던 2000년대를 완전히 털고 일어섰다. 스테판 커리와 르브론 제임스의 라이벌 대결과 야니스 아데토쿤보로 같은 괴물 신인의 등장, 노숙자에서 NBA 톱스타로 성장한 지미 버틀러 등. 과거 조던과 찰스 버클리·하킴 올라주원·샤킬 오닐 같은 수퍼스타들의 활약을 기억하는 팬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요즘 선수들과 90년대 선수들을 비교하며 신구(新舊) 팬들 간에 논쟁도 벌어진다. 국내에서도 NBA 관련 커뮤니티의 하루 방문자가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마니아 층이 탄탄하게 형성되고 있다.  
 
3D 가상현실(VR) 게임이 판치는 비디오게임 시장에서도 90년대 복고의 향연이 펼쳐진다. ‘닌텐도’는 1983년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6191만 대를 판매한 8비트 게임기 패미콤의 소형 버전인 ‘패미콤 미니’를 지난해 말 다시 내놨다. 크기를 손바닥만하게 줄이고 30여 개 게임을 내장했다. 일본에서는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초기 출하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닌텐도는 이 게임기를 지난해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 때 팔아 큰 호응을 얻었다.
닌텐도가 지난해 출시한 '미니 패미콤'은 미국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 flickr]

닌텐도가 지난해 출시한 '미니 패미콤'은 미국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 flickr]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고 콘솔 게임기가 X세대의 마지막을 지낸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닌텐도가 지난달 3일 출시한 신형 콘솔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 역시 복고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과거 소형 게임기인 ‘겜보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과, 단조로운 조작장치 등. 플레이스테이션4 등 고사양 콘솔 게임기가 제공하는 동작인식·VR 등 새로운 기능은 모두 없앴다.
 
한국 역시 아재들의 추억 더듬기는 여전하다. 2000년대 초 PC방을 평정했던 30~40대를 겨냥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판이 출시될 예정이다. 700여 개 오락실 게임을 저장한 게임기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한다. 복고는 어느 세대든 항상 있기 마련"이라며 "복고 열풍은 현대 사회의 과도한 경쟁과 의무를 피해 스스로를 치유하려는 심리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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