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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그녀의 등이 성났다…불혹, 물의 유혹에 계속 빠지다

턱걸이 하는 '카누 여제' 이순자. 김준희 기자

턱걸이 하는 '카누 여제' 이순자. 김준희 기자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처녀 뱃사공이 할머니가 됐네요.”
‘카누 여제’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선수는 대회를 앞두고 얼마 전부터 앓는 소리를 했다. “24년간 운동을 했더니 손목과 허리·무릎이 다 고장났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씨는 20일 전북 완주군 구이저수지에서 열린 카누 국가대표 선발전 K1-500m 결승에서 9명 가운데 제일 먼저 골인했다. 기록은 2분6초44. 그는 우승 직후 “배가 썩 잘 나가지 않아서 불안했는데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고3 때부터 22년째 태극마크를 단 셈이다.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현재 여자 카누 국가대표는 이씨를 포함해 4명이다. 그는 팀의 맏언니이자 유일한 유부녀 선수다. 후배들은 모두 띠동갑 이상 어리다. 한국 나이로 불혹(不惑)인데도 그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2관왕(K1-500m·K2-500m)에 오르며 현역 최강임을 과시했다.
한국에선 ‘카누=이순자’가 공식이다. 전국체전 13년(2000~2012) 연속 금메달, 아시안게임 4회(2002~2014) 연속 출전, 국내 최초 올림픽 자력 출전 등 그의 기록이 말해준다.  
이씨는 장수군 계남중 때까지는 육상 꿈나무였다. 전북체고 입학을 앞두고 실기시험을 쳤는데 로프를 반 이상 올라간 신입생은 이씨뿐이었다. 그만큼 타고난 힘이 좋았다. 그는 “‘너는 카누 하면 국가대표 할 것 같다’는 카누 감독님 말씀에 귀가 솔깃했다”고 말했다.  
‘라이벌이 누구냐’는 물음에 그는 “국가대표 후배들 모두”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종환(45) 여자 카누 대표팀 감독은 “이순자의 정신력과 실력·체력이 월등히 앞선다”고 평가했다.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20년 넘게 한국 카누계 '간판 선수'로 활약 중인 이순자(39·전북도체육회). [프리랜서 장정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강도를 보면 이순자가 후배들을 압도한다. 키 159㎝. 몸무게 60㎏로 체구는 제일 작지만 바벨 20㎏을 몸에 매단 채 턱걸이를 스무 번 할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성실한 이순자를 롤모델로 꼽는다. 그가 2010년 전주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때 쓴 논문 주제도 '카누 선수의 자기 관리 요인이 성취 목표 성향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씨는 그러나 “남보기엔 정상이 화려해 보여도 외로운 길”이라고 했다. 2009년 남편 조종식(45)씨와 결혼했지만 “카누가 살아야 나도 산다”며 2세 계획을 미뤘다.
이순자는 내년을 선수로서 도전하는 마지막 해로 정했다. 아시안게임(인도네시아)이 열리는 해이자 전국체전 개최지가 고향 전북(익산)이어서다. 은퇴 후엔 지도자의 길을 걸을 계획이다.
전국에 있는 중·고교, 대학·실업팀을 통틀어 카누 선수는 800여 명 수준이다. 이씨는 “선수가 있어야 (이들이 성장해) 지도자가 되는 건데 체계적으로 훈련을 이끌 지도자가 적다”며 아쉬워했다. 
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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