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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평생 소득’ 만드는 합리적 은퇴설계 짜야

조지 개논푸르덴셜 국제보험 부사장

조지 개논푸르덴셜 국제보험 부사장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라는 질문에 미국인과 한국인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인은 긍정적인 인식이 45%로 부정적 인식(29%)보다 높은 반면, 한국인은 자신의 노후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의 비율이 53%에 이른다. 왜 그럴까.
 
답은 미국의 사적연금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은퇴자 수(4800만 명)가 한국의 전체 인구에 맞먹는 ‘은퇴자의 나라’다. 유엔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1942년부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공적·사적연금 시스템도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공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약화되고 사적연금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국 사적연금 시장의 활성화에는 몇 가지 성공 요인이 있다. 우선 연금상품의 진화를 꼽을 수 있다. 1981년 도입된 401K 플랜을 통해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매달 일정액의 퇴직금을 회사가 적립하면 개인이 직접 투자상품을 골라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새로운 수익보다 모아둔 은퇴 자금을 평생 안정적인 소득으로 바꾸는 것에 관심이 커졌다.
 
한국은 여전히 10억~20억원의 노후자금을 모으는 축적(accumulation)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15~20년 전 미국도 자산 축적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이와 달리 축적한 자산을 평생소득 흐름으로 전환하는 처분(decumulation) 전략과 이를 반영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사적연금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다음으로 은퇴세대를 위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혜택 지원을 들 수 있다. 퇴직연금에 대해 연간 1만8000달러의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은퇴가 임박한 50세 이후부터는 연간 6500달러의 추가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약 2800만원의 절세혜택을 받는 셈이다.
 
이와 달리 한국의 사적연금 세제지원 비율은 15.7%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3위에 불과하다. 독일(36.2%)·영국(29.9%)·호주(28.5%)·미국(26.8%)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1.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더구나 최근 한국 정부가 장기 저축성 연금보험의 비과세 혜택을 축소한다는 소식이 있어 한국인의 노후준비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행복한 노후를 맞으려면 정부의 제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개인의 적극적인 노후 준비도 필요하다. 실제 미국인 2명 중 1명은 자발적으로 사적연금에 가입할 만큼 노후 준비에 적극적인 반면, 한국인은 4명 중 1명만 사적연금에 가입한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제대로 알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노력도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은퇴 설계에 미치는 개인의 감정상태를 진단해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투자와 연결해 좀 더 안정적인 준비를 돕기도 한다.
 
급진전된 고령화 시대, 언제까지 연금을 받아야 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평생 확정된 소득 흐름을 만드는 합리적인 은퇴 설계로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조지 개논 푸르덴셜 국제보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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