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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경제 외치며 “비정규직 문제 국가 개입을”

“비정규직 문제요? 직장을 가져야 하는 입장에서 국가가 개입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만…. 자유주의 경제를 지지하는 터라 혼란스럽기도 해요.”
 
대전에 사는 대학생 정모(28)씨의 말이다. “스스로 이념적 성향이 어떻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떤 게 보수고 어떤 게 진보냐”고 되물으며 한 얘기다. 정씨가 특수한 경우일까. ‘2016 한국종합사회조사(KGSS)’와 본지가 50명을 인터뷰한 결과 20대에게 기존의 ‘보수 vs 진보’ 프레임은 유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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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진보·보수를 나누는 잣대로 자주 사용하는 ‘북한에 대한 태도’는 평균적으로 ‘비우호적’이었다. 개성공단을 정상화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에 20대는 60대 다음으로 부정적이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고,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비율도 30대나 40대보다 높았다. 본지가 만난 이들은 “핵 문제로 계속 말썽을 부린다”(조모씨·27세), “인권유린국이다”(박모씨·21세)는 이유를 댔다. 26명의 남성 응답자 가운데 17명은 “군 생활 경험과 연평도 포격 , 천안함 사건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KGSS 조사에 따르면 사형제 폐지에 대해선 전 세대 가운데 20대가 가장 ‘반대’ 입장이었다. 지금 20대는 2010년부터 교내 체벌이 금지돼 학창 시절 유일하게 ‘매를 맞지 않은’ 세대임에도 “체벌 폐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20대 보수화론’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자리·복지 부문에 대해선 진보적이었다. “경제성장보다 복지가 우선이다”는 주장에 대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강하게 찬성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기업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주장에는 30대 다음으로 강하게 반대했다. 대형 병원에서 일하는 약사 오모(28)씨는 “숙련된 이들을 해고하고 새 사람을 교육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다”고 말했다.
 
권위주의에 대해선 알레르기에 가까운 거부 반응을 나타냈다. “사회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무력 사용도 정당하다”, “권위에 대한 순종과 존경은 아이들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등 항목에 대해 다른 세대보다 강하게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스스로 ‘진보’나 ‘보수’라고 분류하는 이들도 개별 이슈에 대한 입장은 엇갈렸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 밝힌 대전의 대학생 김모(23·여)씨는 고소득자들이 현재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데 ‘매우 찬성’했다. 자신을 ‘진보’로 분류한 서울 지역 대학생 부모(28)씨는 북한에 대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독재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적 격변기를 겪지 않은 20대는 과거 학생운동 시대의 20대와는 많이 다르다. 몇 가지 정보에 기대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성향이 강하고 현실 지향적이다”고 봤다. ‘2017 촛불대선 청년유권자 행동’에 참여한 청년참여연대 이조은 사무국장은 “진보 아니면 보수라는 잣대 가 진부하다. 지금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개인주의화가 상당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윤재영·하준호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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