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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문재인·안철수 검증 논란

중앙일보 <2017년 4월 7일자 34면>
문재인·안철수, 가열차게 검증하고 정성껏 답변하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1997년엔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으로, 2002년엔 병역기피 ‘은폐’ 논란으로 낙마했다. 이처럼 사실 자체보다 사실 이후의 처신이나 태도 때문에 순식간에 국민 신뢰를 잃는 정치인은 수도 없이 많다.
 
지금 문재인 민주당 후보도 그런 위기에 처했다. 문 후보는 청렴·도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사돈의 ‘음주사고 처리’ 의혹과 2006년 아들 준용씨의 ‘황제 채용’ 논란에서 이회창씨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부산 사람들은 이런 걸 보면 ‘마 고마해!’라고 한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고용정보원은 입사시험 딱 하루 전, 딱 한 매체에만 날치기 채용공고를 내고 준용씨를 포함해 2명의 지원을 받아 2명 모두 채용했다. 문 후보는 누가 봐도 이상한 이 의문에 정성스럽게 답해야 했다.
 
노 대통령의 사돈인 배병렬씨 음주사건의 경우 어제 문화일보가 “당시 이호철 민정1비서관이 ‘대통령이 힘들어지니 이번만 덮고 가자’고 청와대 직원들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 측은 “일반적 동향보고라 민정수석에겐 보고되지 않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그토록 고뇌했던 민감한 사건이 어째서 ‘일반적 동향’인지, 문 후보는 ‘몰랐다’고 해명하면 그만인 것인지 의문은 오히려 확산될 뿐이다. 이제라도 문 후보가 아들 준용씨와 이호철씨를 좌우에 데리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국민적 의혹을 풀어주기 바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겐 광주 경선 때 렌터카로 선거인단을 투표장으로 실어날랐다는 의혹이 선관위에 의해 제기됐다. 또 문재인 캠프의 박광온 공보단장은 “안 후보가 전주에서 찍은 기념사진 중에 조직폭력배와 관련된 인사가 있다”고 비난했다. 안 후보는 “제가 조폭이랑 관련이 있겠느냐”고 선을 그었지만 성실한 답변이 필요한 대목이다. 문·안 캠프는 상대방을 향해 “본격 검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짧은 대선 기간 동안이라도 서로 가열차게 검증하고 정성껏 대답하기를 기대한다.
  
한겨레 <2017년 4월 7일자 27면>
문재인·안철수, ‘촛불 대선’ 의미 무겁게 새겨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5·9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통령 탄핵에서 비롯된 이번 선거는 과거 대선과는 여러모로 양상이 다르다.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 기간이 부쩍 짧아지면서 이른바 ‘광속 대선’으로 치러지고 있다. 그만큼 밀도 있고 압축적인 경쟁이 필요하다. 특히 보수 진영이 몰락에 가까울 정도로 위축되면서 야권 후보들이 1, 2위를 다투는 ‘야-야 대결’ 구도가 가시화하고 있다. 여론조사 추이를 좀 더 봐야겠지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강을 형성하고 홍준표, 심상정, 유승민, 김종인 등 나머지 후보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오던 문재인 후보는 지지율 정체 현상을 겪으며 대세론이 위협받는 것처럼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중도·보수층이 몰려들어 지지율이 오르며 문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를 향한 비난 공세도 거칠어진다. 문 후보 쪽은 안 후보를 “적폐세력 후보, 정권 연장 후보”로, 안 후보 쪽은 문 후보를 “자기만 옳다고 하는 계파 패권주의”로 몰아붙이며 ‘낙인찍기’ 경쟁을 벌인다. 상대 당 경선의 동원 문제를 물고 늘어지고,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 소재를 확대 재생산한다. 이러다간 지지자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이고 후보들은 큰 상처를 입는 ‘진흙탕 대선’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두 후보는 한 달간의 선거전을 앞두고 ‘조기 대선’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이뤄서 밀어붙인 게 여기까지 왔다. ‘촛불 민심’은 개혁세력이 중심이 되어 정권을 교체하고, 해묵은 악습을 청산하고, 각종 개혁 입법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5·9 대선은 결국 촛불에 담긴 민심을 누가 어떻게 차기 정부에서 제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가를 가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고 헐뜯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내가 촛불 민심의 체현자임을 증명해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 달 뒤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정권 이양기 없이 곧바로 새 정부가 출범한다는 점을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는 유념해야 한다. 헛된 공약을 제시하고 네거티브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지금은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위기 상황이다.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간 한 달 뒤 큰코다칠 수 있다. 민주주의를 되살려 나라를 수렁에서 건진 국민들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해야 할 것이다. 누가 당선되든 대선 이후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선 함께하겠다는 최소한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선거란 게 결코 평화로울 수 없고, 검증은 날카로워야 한다. 그래도 촛불의 시대적 과제를 중심에 놓고 깨끗하게 경쟁하고 치열하게 토론한다는 자세만은 두 후보가 버리지 말길 바란다.
 
 
논리 vs 논리
·안 철저한 검증 필수 … 네거티브 공세, 민심과 배치
대선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재인·안철수 후보. [뉴시스]

대선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재인·안철수 후보. [뉴시스]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검증은 필수다. 대선뿐 아니라 국회의원·지자체장 등 선출직을 뽑는 모든 선거가 마찬가지다. 후보자의 자격과 리더십을 유권자들이 올바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격 미달인 대통령이 선출되면 그야말로 국가적인 재앙을 초래한다.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유력 주자들 간 검증 공방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2강 구도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열기를 북돋우는 요인이다. 다만 검증이 흑색선전이나 네거티브 공세로 변질되는 게 문제다. 과거 선거를 떠올려보면 검증이란 명분으로 상대 후보자에게 흑색선전에 가까운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실 정당한 검증과 네거티브 공세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얽혀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정당한 검증 과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상대방은 이를 네거티브 공세라고 받아들이곤 한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검증 공방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 문제를 다루는 중앙·한겨레 사설은 미묘한 입장 차를 나타낸다. 제목에서부터 중앙은 ‘문재인·안철수 가열차게 검증하고 정성껏 답변하라’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한겨레는 ‘문재인·안철수 촛불 대선 무겁게 새겨야’로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이번 대선의 의미에 더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은 일단 두 후보 간 공방을 정당한 검증 과정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제대로 검증에 대응하지 못해 실패한 과거 사례를 예로 들면서 지금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그런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한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1997년엔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으로, 2002년엔 병역기피 ‘은폐’ 논란으로 낙마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사실 자체보다 사실 이후의 처신이나 태도 때문에 순식간에 신뢰를 잃는 정치인이 수도 없이 많다고 강조한다. 문 후보는 청렴·도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사돈의 ‘음주사고 처리’ 의혹과 2006년 아들 준용씨의 ‘황제 채용’ 논란에서 이회창씨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누가 봐도 이상한’ 아들 준용씨 채용을 둘러싼 의문에 정성스럽게 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한겨레는 보수 진영이 몰락에 가까울 정도로 위축되고 야권 후보들이 1, 2위를 다투는 야-야 대결 구도가 가시화되면서 상대를 향한 비난 공세도 거칠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문 후보 쪽은 안 후보를 ‘적폐세력 후보, 정권 연장 후보’로, 안 후보 쪽은 문 후보를 ‘자기만 옳다고 하는 계파 패권주의’로 몰아붙이며 ‘낙인찍기’ 경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상대 당 경선의 동원 문제를 물고 늘어지고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 소재를 확대 재생산한다는 주장이다. 이러다간 지지자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이고 후보들은 큰 상처를 입는 ‘진흙탕 대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상대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에게 제기된 여러 검증 사안에 대해 철저하면서도 정성스러운 답변을 요구한다. 노 대통령 사돈 음주사건 처리 과정의 의혹에 대해 당시 문정수석이던 문 후보가 몰랐다고 해명하면 그만인 것인지 의문은 오히려 확산될 뿐이라는 것이다. 이제라도 아들 준용씨와 이호철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좌우에 데리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국민적 의혹을 풀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도 성실한 답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안 캠프가 상대방을 향해 본격 검증을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짧은 대선 기간 동안이라도 서로 가열차게 검증하고 정성껏 대답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겨레는 두 후보는 조기 대선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되새겨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이뤄서 밀어붙인 게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촛불 민심’은 개혁세력이 중심이 되어 정권을 교체하고 해묵은 악습을 청산하고 각종 개혁 입법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 만큼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고 헐뜯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내가 촛불 민심의 체현자임을 증명해 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선거란 게 결코 평화로울 수 없고 검증은 날카로워야 하지만 촛불의 시대적 과제를 중심에 놓고 깨끗하게 경쟁하고 치열하게 토론한다는 자세를 버리지 말길 두 후보에게 당부하고 있다.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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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