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차기 정부는 연정과 협치로 국정 운영해야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5월 9일 실시하는 19대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정권을 바꾸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출발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출발부터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차기 정부가 직면할 국정 운영의 과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이다. 차기 정부는 내우외환의 한가운데에 서게 될 것이다.  
 
가계 부채는 늘어나고, 장사는 안 되고, 주부들의 장바구니는 가벼워지고,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빈부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되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미래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도 예고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안보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바야흐로 한국전쟁 이후 군사적으로 긴장 위기가 최고조를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6차 핵실험과 로켓 발사 실험을 지속할 조짐이고 미국은 선제타격까지 검토하고 있다. 미·중 대결 속에서 한·미 동맹과 한·중 협력을 유지하는 균형 외교도 쉽지 않은 과제다. 총체적 위기다.  
 
이러한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회는 여소야대의 상황이다. 새 정부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정과 협치를 통해 국민 통합을 먼저 이뤄내야 한다. 승자 독식의 단독 정부가 아니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공동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여소야대의 정치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차기 정부는 또 연정과 협치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은 제왕적인 대통령제와 지역·이념을 기반으로 한 승자 독식의 양당구도다. 선거에서 1%라도 많이 득표해 당선되면 모든 권한을 다 가지게 된다. 자연히 상대방이 정치를 잘하면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기 때문에 서로 헐뜯고 발목을 잡는 삼류정치를 하게 된다.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정치는 찾아볼 수가 없다. 여당은 독주하고, 야당은 발목을 잡으면서 상호 공존하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정치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이 스스로 ‘대한민국의 주인은 나’라는 주권의식을 자각하고 국가운영시스템과 여의도정치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제왕적인 대통령제와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며, 지역과 이념에 근거한 양당구도를 다당구도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촛불혁명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이다.  
 
촛불혁명의 시대정신은 개헌과 선거법 개정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과거 역사를 살펴보자.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백성들은 10여 년 동안 잔인한 식민통치를 당했지만 그들에게 동화되지 않고 1919년 3월 1일 시작해서 1년여간 전국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했다. 짧게 보면 3·1운동은 실패했으나 긴 역사에서 보면 실패한 운동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3·1운동의 결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고, 대한민국이 건국되었기 때문이다. 4·19 민주혁명도 마찬가지다. 이승만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헌법을 개정해 ‘제2공화국’을 탄생시켰다. 또 6·29선언을 이끌어낸 87년 6월 민주항쟁 또한 ‘직선제 개헌’을 통해 제6공화국을 탄생시켜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갔다.  
 
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시위도 정권 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낡은 ‘87년 체제(헌법)’를 끝내고 새로운 ‘18년 체제’를 열어나가야 한다. 과거의 낡은 헌법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수 없다. 새로운 헌법에는 ‘국민주권 행사’를 위한 국민소환권과 국민발안권이 최우선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내각으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 또 강력한 지방분권의 의지가 새 헌법에 들어가야 한다. 중앙에 집중된 재정권과 인사권 등을 대폭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 분권은 시대의 흐름이고 지방정부의 자립은 국가의 경쟁력이다.  
 
개헌과 더불어 선거법도 개정되어야 한다. 다양한 정치세력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소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도입되어야 한다. 그것이 지역과 이념에 기반한 승자 독식의 양당구도를 변화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길이다.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의 안보 위기를 대화와 평화로 전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차기 대통령은 주권국가의 원수로서 ‘한반도 문제는 한국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결한다’는 자주적인 노선을 명확히 견지해야 한다. 직접 대화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고, 한·미 동맹의 기반 위에서 중국과 협력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민족은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이 보장되고, 통일도 이룰 수 있다.  
 
차기 대통령은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어야 한다. 현재의 모든 대통령 후보들은 앞으로의 선거기간 동안 선의의 경쟁을 하고, 결과에 대해 승복하고, 나아가 새 정부를 중심으로 국민 통합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이자 주권자들의 명령이다.
 
법륜 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