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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뚱뚱하다고 착각하는 여학생, 우울감 위험수위 가장 높아

병원 리포트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봉석 교수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기엔 정상보다 마르거나 뚱뚱한 것이 큰 스트레스다. 저체중 또는 과체중이 우울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스로 마르거나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게 우울한 감정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단, 실제 말랐는지 뚱뚱한지는 우울한 감정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봉석 교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2013년 발표된 한국청소년위험행동조사 자료를 활용해 체중과 우울한 감정의 관계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 청소년 7만2435명(남학생 3만6655명, 여학생 3만5780명) 가운데 남학생의 25.1%인 9139명, 여학생의 37%인 1만3237명이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1년 안에 2주 이상 우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을 분석한 결과 남학생은 자신을 실제보다 마른 것으로, 여학생은 실제보다 뚱뚱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 중 35.7%(3285명)가 자신을 저체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34.1%(3128명)는 자신을 과체중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저체중은 이보다 적은 23.4%(2070명)였다. 과체중 역시 24.9%(2196명)에 그쳤다. 여학생의 경우 자신을 과체중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절반에 가까운 47.1%(6230명)가 자신을 과체중이라고 여겼다. 스스로 저체중이라고 생각하는 여학생은 19.5%(2578명)에 불과했다. 실제 몸무게와 차이가 컸다. 과체중은 17.0%(2172명)에 그쳤지만 저체중은 24.1%(3086명)나 됐다. 연구에서 학생의 체형은 신체검사로 측정한 체질량지수를 근거로 했다. 국제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 18.5 미만은 저체중, 18.5~23 이하는 정상, 23 이상은 과체중으로 분류했다.

남학생은 스스로 저체중이라고 생각하든, 실제 저체중이든 정상보다 체중이 적을수록 우울한 감정을 느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 또는 뚱뚱한 체형은 우울한 감정과 별 관련이 없었다. 김봉석 교수는 “저체중인 남학생은 근육이 작고 왜소하기 때문에 또래 집단에서 놀림과 괴롭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저체중일 때 우울한 감정을 느낄 위험이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학생은 스스로 정상 체중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우울함을 느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마른 체형이거나 뚱뚱한 체형인 경우 오히려 우울함을 적게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김봉석 교수는 “여학생은 자신의 체중을 과소평가 또는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실제 몸무게와 관계없이 스스로 과체중 또는 저체중으로 느낄 경우 우울한 감정을 느끼기 쉬운 것으로 관찰됐다”고 말했다.

청소년기 우울 정서에 영향을 끼치는 원인으로는 학교 성적, 교우관계, 사회경제적 상황, 가족 문제, 건강 문제, 신체에 대한 불만족 등이 꼽힌다. 심리학적으로 불안·우울 정서는 신체가 변하거나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기 쉽다. 급격한 신체 변화가 나타나는 청소년기에는 이로 인한 영향이 정서 형성에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몸매에 대한 불만족이 우울 정서를 더욱 크게 발현시키는 것이다. 김봉수 교수는 “청소년기에 느끼는 신체에 대한 불만족은 불안감, 자신감 상실, 사회적 고립, 자살 충동 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성인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며 “체중을 정상으로 인지하지 않을수록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학술지인 ‘소아정신의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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