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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출두, 길었던 하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분 단위 스케줄로 진행됐다. 21일 오전 9시35분 신문이 시작됐다. 앞서 검찰은 200여 개의 ‘그물망’ 질문과 조사 담당자를 정했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10층 1001호 조사실에서는 이번 사건의 주임검사인 한웅재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 등 수사팀이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사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 옆 1002호 휴게실에 들렀다. 유영하·정장현 변호사가 동행한 채로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만났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차를 마시며 “진상 규명이 잘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조사 일정도 자세히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서처럼 “성실히 잘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1001호 옆 부속실에는 응급용 침대와 간이 소파 등이 마련됐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때처럼 검찰은 조사실 옆에 휴식 공간을 준비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12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상을 사이에 두고 한 부장검사와 배석한 검사를 마주보고 앉았다. 배석 검사는 교대로 조사 내용을 타이핑했다. 한 부장검사의 조사가 끝나면 이 부장검사가 투입되는 릴레이 조사가 진행됐다. 검사들은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며 예우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사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진술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오른편에서 방어 논리와 답변 내용을 조율했다. 다른 변호사 한 명은 그 뒤편에 앉아 대기했다.
 오전 신문은 2시간30여 분 만인 낮 12시5분쯤 끝났다. 점심시간은 1시간여가 주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도시락 메뉴는 김밥, 유부초밥, 샌드위치 등이었다. 
 오후 1시10분 다시 조사가 시작됐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기업의 출연,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한 부장검사의 신문이 계속됐다. 오후 조사는 4시간25분간 이어졌다. 중간에 두 번의 짧은 휴식 시간이 있었다. 오후 5시35분 저녁 식사도 청사 안에서 해결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경호실에서 미리 준비한 죽을 먹었다. 피로도를 감안해 저녁식사 시간은 점심 때보다 긴 1시간40분이 주어졌다.
 노승권 1차장검사는 브리핑에서 “진술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질문에 따라 다르긴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비교적 자신의 의견을 상세히 개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단답식으로 무성의하게 답변하고 있지 않다”고 박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를 공개했다. 오후 7시10분 재개된 조사에서 한 부장검사의 신문이 계속됐다. 당초 계획보다 길어진 조사는 12시간을 넘겨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의 긴 하루는 이날 오전 4시30분쯤 시작됐다. 서울 삼성동 자택에 불이 켜진 시간이다. 자택 주변엔 밤을 지새운 지지자 수십 명이 “오늘 검찰 수사는 무효다”고 소리쳤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2개 중대, 1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집을 나선 9시15분까지 5시간여 동안 집 안에서 출두 채비를 했다. 미용사 정송주씨 자매가 오전 7시11분 자택으로 들어갔다. 오전 9시15분 박 전 대통령이 검은색 차고 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올림머리에 짙은 감색 투 버튼 코트, 같은 색 계열의 바지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차에 오르기 직전 주변의 지지자들을 둘러보며 “어휴, 많이들 오셨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친박계 의원 중에선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택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혹시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나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은색 에쿠스 리무진에 탄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삼성동 자택을 출발한 승용차는 지하철 2호선 선릉역을 지나 테헤란로를 따라 8분 만에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김민관ㆍ박성훈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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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