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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천안함 7주기, 해군은 와신상담하고 있나?

문근식한국국방안보포럼대외협력국장전 잠수함 함장

문근식한국국방안보포럼대외협력국장전 잠수함 함장

2010년 3월 26일, 대한민국 국민과 해군은 이날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북한은 평시임에도 잠수정을 이용해 우리의 천안함을 기습 공격함으로써 장병 46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갔다. 그동안 우리 해군 장병들은 이를 잊지 않고 와신상담(臥薪嘗膽)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와신상담은 장작더미에 누워 쓸개를 핥으면서 복수를 다짐한다는 데서 유래된 사자성어다. 천안함 피격 7주기를 맞아 예비역 선배로서 해군이 과연 그동안 와신상담해 왔는가, 진정 보복할 실력을 확실히 갖추었는가를 객관적 시각으로 평가해 보고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필자는 7년 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해군의 각종 세미나, 방송과 신문 기사 등을 통해 해군이 북한의 잠수함(정)에 대한 탐지 및 대응 능력을 발전시켜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분야별로 정리해 보면 먼저 수상전투함 분야는 전 전투함정의 음파탐지기 탐지센서의 노후 부품을 모두 교체하고, 초계함은 신형 탐지레이더를 장착해 잠수함 탐지 능력을 강화했다고 한다. 또한 초계함(PCC)급 이상 전 함정에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를 장착했다. 어뢰로부터의 회피 능력을 보강했는데 이는 적 잠수함(정)의 어뢰 소음을 식별해 기만기를 투하함으로써 적의 어뢰 공격을 차단하는 장치다. 연안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1500t급 호위함과 1200t급 초계함을 2300t급 차기 호위함으로 교체하고 있으며, 2020년대 중반까지 계획된 차기 호위함을 모두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차기 호위함은 신형 음파탐지기와 어뢰음향대항체계를 장착하고, 해상작전헬기를 탑재함으로써 대잠능력이 대폭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 전력 분야는 영국의 AW-159 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를 도입해 작전배치 중인데 이는 저주파 디핑소나를 탑재해 기존 링스헬기보다 잠수함 탐지 능력이 우수하고, 체공 시간과 공격 능력도 향상됐다고 한다.
 
잠수함 전력도 한층 강화했다고 한다. 2010년 당시 12척이었던 디젤 잠수함이 지금은 15척 이상 작전배치됐으며, 2019년까지 214급(1800t) 잠수함 수척을 추가 확보할 계획임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적 잠수함의 접근을 거부하고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도록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 원거리 탐지용 해저음파 탐지 장치를 설치했으며, 이동형 음파탐지기를 전방 함대에 배치했다.
 
또한 주요 항만에 수중감시체계를 구축해 적 잠수함(정)의 침투·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향후 계획으로는 이지스 구축함, 차기 구축함(KDDX), 3000t급 잠수함, 2차 해상작전헬기, 해상초계기-II 등 대잠능력이 향상된 플랫폼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해군의 대잠 전력은 7년 전에 비해 훨씬 강화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직도 북한 잠수함(정) 위협의 실체를 정확히 꿰뚫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디젤 잠수함 함장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수상 전투함이 아니라 항공기다. 수상 전투함은 잠수함이 먼저 접촉해 피해갈 수 있지만 매일 2~3회 수면 가까이 올라와 스노클(축전지 충전)을 해야 하는 디젤 잠수함이 항공기를 피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말기 격침된 독일 디젤 잠수함의 60%가 항공기에 의해 격침됐다. 이웃 나라인 일본이 90대 이상의 해상초계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잠수함 함장을 지낸 필자의 시각에서 볼 때 80여 척 이상 엄청난 수의 북한 잠수함(정)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전력 발전 방향은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해군 대잠 능력 발전 방향을 보면 대형 수상 전투함 확보에 치우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한된 국방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수상 전투함보다는 해상초계기·해상작전헬기의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지난해에 세계 일곱 번째로 개발한 현존 최고 위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잠수함에도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 북한이 머지않아 SLBM 탑재 잠수함을 출항시킬 경우 현재 보유한 전력으로는 속수무책이다. SLBM 탑재 잠수함을 유일하게 추적·감시할 수 있는 기동성·은밀성이 우수한 핵 추진 잠수함을 확보해 북한이 잠수함에서 핵무기를 발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기 이전에는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과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해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해야 한다. 북한보다 40배 이상의 국방비를 투자하면서 북한에 질질 끌려다니는 군의 현실에 우리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북한의 주위협을 명확히 분석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전력을 건설해야 한다. 이제 돈만 많이 드는 백화점식 전력 증강은 삼가야 한다.
 
천안함 피격 7주기를 맞아 해군은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대비전력과 전투 능력을 갖추고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천안함 피격 때 순직한 전우들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대외협력국장·전 잠수함 함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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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