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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행사 압력 의혹조사에 중앙지법 일선 판사도 참여 요청

임종헌(58)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법관들의 학술행사 축소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이 20일 전체 판사회의를 열고 진상조사기구에 참여할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4시부터 150여 명의 법관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 판사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판사는 “정례 인사 후에 예정된 회의였지만 최근 관련 사태가 커지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주에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 1시간가량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른 판사도 “사안에 대한 토론이 길어져 다른 안건들을 빨리빨리 처리했는데도 전체 회의 시간이 길어졌다. 진상조사기구에 참여하는 데는 이견 없이 뜻이 모였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거론된 후보는 6명(부장판사 3명, 단독판사 3명)이다. 대법원으로부터 진상조사 권한을 위임받은 이인복(61) 전 대법관이 이 중 한 명을 지목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지난 13일 부장판사, 단독판사, 배석판사 회의가 각기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단독판사 회의에서 판사들은 진상조사기구에 법원행정처가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른 회의에서는 진상조사 결과를 기다린 뒤 판단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날 이 전 대법관은 전국 판사들에게 e메일을 보내 “진상조사기구의 구성을 22일 오후까지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밝혔다. 당초 17일까지 조사기구 참여 인사들을 추천받아 이주 초부터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는 “서울중앙지법 외에도 판사회의가 이번 주로 예정된 법원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해 22일까지 추천된 적임자도 구성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판사회의를 열어달라는 일부 판사들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대법관은 “중지를 모아 적임자를 추천해 달라고 이미 요청한 바 있고, 구성원의 자발적 의사와 총의를 바탕으로 운영돼야 하는 판사회의의 역할과 기능에 비춰 볼 때 판사회의를 개최해 달라고 다시 요청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임 전 차장이 법원 최대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전국 법관을 상대로 ‘사법 독립과 법관 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자 연구회 이모 판사에게 행사 축소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시작됐다. 임 전 차장과 법원행정처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파장이 계속되자 대법원은 이 전 대법관에게 진상조사를 맡기고 임 전 차장을 직무에서 배제시켰다. 임 전 차장은 지난 19일에 사직했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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