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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 공식 깨는 K팝 … 샤이니 ‘뷰’는 클럽서 춤추다 만든 노래

K팝 히든 프로듀서 ②
SM엔터테인먼트 - 런던 노이즈
 
런던 노이즈의 헤이든 채프먼(왼쪽)과 그레그 보닉. [사진 전민규 기자]

런던 노이즈의 헤이든 채프먼(왼쪽)과 그레그 보닉. [사진 전민규 기자]

아마도 귀밝은 팬이라면 알아차렸을 것이다. 지난해 발매된 엑소의 정규 3집 ‘이그잭트(EX’ACT)와 리패키지 앨범 ‘로또(LOTTO)’를 기점으로 이들의 음악이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발견했을 것이다. 엑소를 트리플 밀리언셀러라는 대기록에 올려놓은 타이틀곡 ‘럭키 원’ ‘몬스터’ ‘로또’의 크레딧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런던 노이즈(LDN Noise)라는 이름을.
 
1995년 설립 이후 유영진·켄지·라이언 전 같은 걸출한 작곡가를 배출한 SM엔터테인먼트는 2009년부터 해외 작곡가들과 함께 ‘송 라이팅 캠프’를 열어왔다. 인터내셔널 A&R 이서경 팀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해외에서 곡을 사 왔다면 지금은 함께 곡을 쓰기 때문에 해외 작곡가 풀이 500명 정도 된다”며 “아티스트와 성향이 맞는 작곡가 10~15명 정도로 팀을 구성해 한 달에도 몇 번씩 송 캠프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그중 작곡가와 DJ로 활동하던 그레그 보닉(Greg Bonnick·42)과 헤이든 채프먼(Hayden Chapman·25)으로 이루어진 런던 노이즈는 최근 SM과 가장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는 해외 작곡팀이다. 2012년 크리스 브라운의 ‘턴 업 더 뮤직’을 시작으로 팀을 이룬 이들의 주특기는 EDM과 딥하우스지만 신화 ‘표적’을 시작으로 소녀시대 태연의 ‘와이’에서 샤이니 ‘뷰’, 레드벨벳 ‘덤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지난달 말 송 캠프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을 서울 청담동 SM스튜디오 빌딩에서 만났다. 작업실에 SM A&R팀 소속 작곡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앉은 이들은 준비해 온 반주를 하나씩 들어보며 ‘관전평’을 내놨다. 흥겹게 바운스를 타다가도 “첫 곡이 에너제틱하다면 두 번째 곡은 좀 더 성숙한 느낌인 것 같다” “여기서 이런 섹시한 멜로디와 안무를 더하면 어떨까” 등 진지한 의견들이 오갔다. 엑소·슈퍼주니어·동방신기 등이 하반기 대거 컴백할 예정이라 어떤 분위기의 곡이 탄생할지도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
레드벨벳

레드벨벳

 
이번 캠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캠프마다 특정 아티스트가 정해져 있진 않다. 이번 캠프 이름은 ‘런던 노이즈’ 캠프다. SM으로부터 아티스트별로 다음 앨범에서 원하는 스타일이나 콘셉트를 받기는 하지만 지금 작업하는 게 엑소 곡이 될지, NCT 곡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럭키 원’ 역시 샤이니가 부르면 어떨까, 엑소한테 더 어울릴까 고민했던 곡인데 엑소팀에서 들어보더니 너무 좋다며 바로 가져갔다.”(채프먼)
 
진행 과정이 궁금하다.
“보통 일주일 정도 진행된다. 먼저 우리가 만들어온 곡을 선보이고 A&R팀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그중에서 반응이 좋은 곡을 골라 먼저 진행하는데 지금은 그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영국에 돌아가서도 e메일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도 만만찮기 때문에 아마도 다음달까지는 이 작업에 매달려 있을 것 같다.”(보닉)
 
다른 나라의 송 캠프와 차이점이 있다면.
“캠프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유럽 스타일은 좀 더 방임적이다. 반면 SM은 좀 더 주체적으로 이끌어간다. 레이블의 리퀘스트도 분명하고 피드백도 많은 편이다.”(보닉)
 
영국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런던 노이즈는 샤이니의 ‘뷰’, 엑소의 ‘몬스터’(사진 아래)등을 작곡하며 이들과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영국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런던 노이즈는 샤이니의 ‘뷰’, 엑소의 ‘몬스터’(사진 아래)등을 작곡하며 이들과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지나친 간섭이 불편하진 않나.
“전혀. 우리는 이 스타일을 선호한다. 작곡이라는 게 정답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대체로 우리가 이긴다!”(채프먼)
“새로운 영감을 떠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실 SM에서 샤이니를 위해 주문한 건 펑키·해피·업템포 같은 키워드다. 힙합은 아니었는데, 우리 색을 섞어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든다. ‘뷰’가 대표적인데 런던 클럽에서 춤추다가 작업실로 달려가서 만든 곡이다. 샤이니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 먼저 제안해 타이틀곡이 된 경우다.”(보닉)
 
서로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나.
“나는 좀 정신없는 스타일이라, 이것저것 던져 본다.”(채프먼)
“그걸 받아서 정리하는 게 내 일이다. 나는 주로 멜로디 탑 라인을 많이 쓰고, 채프먼이 랩을 쓰긴 하는데 사실 경계는 없다.”(보닉)
 
엑소의 ‘몬스터’.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엑소의 ‘몬스터’.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14년 여름 스웨덴에서 열린 송 캠프로 SM과 처음 인연을 맺은 런던 노이즈는 그 때까지만 해도 K팝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보닉은 “유니버설뮤직에서 일하는 친구 소개로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게 됐는데 영국 음악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분방함’을 K팝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보닉은 “대부분의 팝송은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벌스(절) 1, 프리 코러스 다음은 반복 이런 식인데 K팝은 멤버들이 많아서인지 섹션이 많이 나뉘어져 있고 그 사이에 랩도 나오고 벌스도 다르게 하는 등 규칙을 많이 어기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채프먼은 “샤이니의 ‘메리드 투 더 뮤직’은 정말 실험적인 곡”이라며 “코러스는 키가 바뀌고, 서로 다른 4개의 벌스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아티스트 별로 곡을 쓸 때 이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뭘까. 보닉은 “이전 발표된 음악을 들어보며 그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새로움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한다”고 답했다. 채프먼은 “샤이니 태민의 ‘괴도 ’ 무대를 보고 그에게는 드라마틱한 사운드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기타로 시작해 드럼으로 이어지는 멜로디에 마이클 잭슨 같은 퍼포먼스를 생각하며 ‘게스 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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