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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걱정 덜어주는 고수익 ETN 봇물

코스피가 폭락해도 손실이 30% 이내로 제한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시장에 나온다. 이른바 ‘손실제한 ETN’이다.
 
ETN은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주식, 채권, 원자재 등에 투자한다. 해당 자산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도 따라 올라간다. 하지만 가격이 내리면 손실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손실제한 ETN은 이와 달리 상품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나더라도 처음 발행가의 최소 70%는 챙겨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만기에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을 주는 주가연계증권(ELS)와 유사하다. 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 ELS와 ETF의 장점을 딴 상품으로 불린다.
 
자료: 한국거래소, 각 사

자료: 한국거래소, 각 사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는 오는 27일 손실제한 ETN 15개 상품을 상장한다. 모두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발행가는 주당 1만원이다. 상품 출시는 한국거래소가 주도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엔 모두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지만 그 외에도 가능하다”며 “어느 정도 시장이 안정된 ETF와 차별화하는 동시에 파생 거래를 장내화하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11월 처음 생긴 ETN 시장은 아직 소규모다. 지난달 ETN 하루 평균 거래량은 236억원이었다. 이 기간 ETF는 하루 평균 6197억원 거래됐다.
 
어떤 상품에 가입할지는 앞으로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달렸다.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콜 스프레드’다. 상승장에 유리하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늘어나고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최대 수익을 주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만기 때 지수가 첫 기준가보다 20% 뛰었다면 40% 수익을 주는 상품을 내놨다. 반면 손실은 제한된다. 지수가 아무리 떨어져도 손실은 20%를 넘지 않는다. 1만원에 이 상품을 샀다면 만기 때 최대 1만4000원, 최소 8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콜 스프레드와 반대 개념이 ‘풋 스프레드’다. 지수 하락이 예상될 때 유리하다. 지수가 내릴 땐 수익이 늘지만 오를 땐 손실을 본다. 역시 손실 폭은 제한돼 있다.
 
큰 변동이 없는 장세에 유리한 상품도 있다. NH투자증권이 발행하는 ‘버터플라이’는 지수가 작게 움직일수록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다. 만기 때 지수가 기준가 대비 아래위 5% 안에 머문다면 최대 10%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범위를 벗어나도 손실은 10%로 제한된다. 문성제 NH투자증권 에쿼티파생운용부 차장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한 만큼 고스란히 손실을 보는 ELS와 달리 손실이 제한되는 만큼 숫자를 보수적으로 잡은 측면이 있다”며 “ELS 성격을 지닌 상품이지만 더욱 안전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자료: 한국거래소, 각 사

자료: 한국거래소, 각 사

버터플라이와 수익 구조는 비슷하지만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이 좀 더 넓은 ‘콘도르’도 있다. 그밖에 삼성증권은 지수가 오를 땐 수익이 제한 없이 늘지만 하락 땐 손실이 30% 제한되는 ‘콜’ 유형과, 정해진 기간마다 가격을 평가한 뒤 미리 정해놓은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을 주고 상장폐지하는 ‘조기상환형’ 유형도 내놨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때 증권업계에선 “안될 것 같다”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한다. 위험 없이 수익은 없다는 시장 원리 때문이다. 정부는 유인책을 썼다. 손실제한 ETN이 주식 거래로 수익을 내면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도록 한 것이다. 세금에 민감한 고액 자산가는 염두에 둘 만하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손실제한 ETN은 장내에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늘 평가 가격이 변한다. 상품의 손실 제한 폭은 발행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내가 매수한 가격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손실 제한 폭이 10%인 상품이라 하더라도 내가 언제 시장에 들어갔느냐에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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