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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덜 타면, 보험료 반값도 가능하군요

직장인 박명호(36)씨는 지난해 1월 자동차보험을 갱신하면서 손해보험사를 바꿨다.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해 보험료를 20%가량 할인받았다는 동료의 조언을 듣고서다. 출퇴근할 때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박씨는 자가용을 주말 나들이용으로만 쓴다. 연간 주행거리가 3000㎞에 못 미치는 때도 적지 않았다. 박씨는 “이전에도 특약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귀찮은 마음에 내버려 뒀는데 진작 가입할 걸 그랬다”며 “올해 갱신하면서 15만원가량 환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할인 경쟁에 불이 붙었다. KB손해보험은 4월 15일부터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높인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연간 주행거리가 2000㎞ 이하인 경우 할인율을 기존 23%에서 35%로 대폭 올렸다. 4000㎞ 이하는 22%에서 30%로, 1만㎞ 이하는 15%에서 21%로 각각 조정했다. 이평로 KB손해보험 상무는 “수년간 마일리지 특약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면서 운행 거리가 적은 고객일수록 우량하다는 상식이 통계로 입증됐다”며 “소비자는 보험료를 아끼고, 회사는 위험이 낮은 고객을 모집할 수 있어 서로에게 좋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엔 업계 2위 현대해상이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최대 32%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최근 2년 동안만 세 번째 상향 조정이다. 4월 계약자부터 적용을 받는다. 연간 주행거리가 3000㎞ 이하인 경우 할인율이 22%에서 32%로 올라간다. 5000㎞ 이하와 1만㎞ 이하 할인율도 각각 27%, 20%로 높여 잡았다. 또한 기존에 없던 1만5000㎞ 이하 구간도 신설해 6%의 할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손보업계 4강(삼성·현대·KB·동부) 중 1만5000㎞ 구간을 만든 건 현대해상이 처음이다.
 
중위권인 한화손해보험은 올 1월 업계 최초로 1만8000㎞ 구간(할인율 2%)을 신설하기도 했다. 마일리지 특약은 연간 일정 거리 이내로 주행한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더 큰 할인 혜택을 받는 구조다. 2011년 업계에 처음 도입됐고, 지금은 모든 손보사가 관련 상품을 팔고 있다. 가입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300만 대였던 마일리지 특약 가입 차량은 1년 만에 37% 늘어나 2015년엔 412만 대가 됐다. 전체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1457만 대)의 28.3% 수준이다.
 
자료:각 사·종합보험개발원

자료:각 사·종합보험개발원

도입 초반이던 2012년 마일리지 특약의 최대 할인율은 평균 12~15% 정도였다. 이게 최근엔 최대 40%까지 높아졌다. 손보사가 마일리지 특약에 주목하는 건 우선 우량한 충성 고객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마일리지 특약 가입자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은 2015년 85%로 미가입자(90.7%)에 비해 훨씬 낮다.
 
적게 타면 사고도 덜 난다는 게 통계로 입증된 셈이다. 손보사 입장에선 이런 우량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게 장기적으로 손해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삼성화재를 제외한 중소형 손보사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2.3% 인하했다. 하지만 중소형 손보사 입장에선 수익 악화 문제로 전체 보험료를 따라 내리긴 어렵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차량 운행이 많지 않은데 보험료를 많이 내면 손해다. 마일리지 특약은 평균 1~10% 수준인 블랙박스, 자녀할인 등 다른 특약보다 할인율이 훨씬 높다. 별도의 가입 비용이 없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따지기 전에 일단 가입해두는 게 맞다. 업계 관계자는 “갱신을 두세 달 앞둔 시점에 주행거리를 확인한 뒤 차량 이용 횟수를 조절하는 알뜰한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혜택을 받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대부분 손보사가 계약 당시 계기판 사진과 1년 뒤 계기판 사진으로 주행거리를 확인한다. 갱신할 때 사진 2장만 제출하면 구간에 따라 할인된 보험료를 돌려 받는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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