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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드에 찡그린 K뷰티, 아마존 손잡고 미·독·일서 웃는다

로드숍 전문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는 최근 미국 쇼핑몰 아마존닷컴을 관리하는 전담팀을 미국 지사에 만들었다. 여러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본사가 직접 아마존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마스크팩 제품이 아마존닷컴 해당 카테고리에서 1위를 하는 등 미국 시장 반응이 뜨거운 데 힘을 얻은 것이다.
 
신지은 토니모리 미주팀장은 “정치적 변수가 많은 중국 시장에 비해 미국 시장은 규모가 더 크고 안정적”이라며 “최근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판단해 미국 시장에 더 많은 공을 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보복으로 중국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미주·유럽으로 수출길을 열고 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온라인 시장. 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제품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 취향이 K뷰티의 강점과 맞아떨어지는 데다 그동안 한국 제품들이 쌓아올린 인지도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침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닷컴이 한국 화장품·생활용품과 같은 K뷰티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미국과 독일·일본의 쇼핑몰 사이트에 ‘한국 화장품(Korean Beauty)’이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아마존이 국가 이름을 딴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기는 처음이다.
 
아마존 진출 컨설팅업체인 크리에이시브의 변창우 대표는 “마스크팩이나 콤팩트파운데이션 등 기능성 제품에서 한국 제품의 매출이 급신장하자 이를 따로 관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아마존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의 화장품 전문 매장인 세포라도 지난해 초 K뷰티 코너를 만든 바 있다.
 
그동안 화장품 업계는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4년만 해도 전체 화장품 수출액(18억9500만 달러)에서 중국 수출액(10억600만 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였는데 지난해엔 이 비중이 67%까지 올라갔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액 비중은 8.2%에서 8.3%로 제자리걸음이었다.
 
“한류 도움 없이 선진국서 경쟁력 인정”
 
하지만 화장품 시장 규모는 미국 시장이 중국에 비해 45% 더 크다(2014년 기준). 사드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화장품 업계에서 “한류에 기대 중국 시장에 집착하지 말고 판로를 더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던 이유다.
 
미국 시장에서 ‘먹히는’ 화장품은 중국 시장과는 다르다. 설화수 같은 고급 브랜드를 높이 치던 중국 소비자들에 비해 미국에서는 철저히 ‘가성비’ 높은 제품들이 우대받는다. 중국·동남아 시장에선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제품이 고급 브랜드를 구축했다면, 미국 시장에서 K뷰티가 부상한 건 철저히 ‘리뷰(사용 후기)의 힘’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변창우 대표는 “아마존에선 신생 브랜드라도 사용자 댓글을 통해 ‘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다’는 인정을 받으면 매출이 순식간에 뛴다”며 “토니모리·에뛰드하우스 같은 중저가 브랜드, 마스크팩과 노화방지 크림 같은 기능성 제품이 특히 조명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업계의 미국·유럽 시장 진출 노력은 급물살을 탈 분위기다. 그동안 “자칫하면 브랜드 망가진다”며 온라인 시장 진출에 보수적인 입장이었던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도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온라인 유통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은 한류의 도움 없이도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막힌 지금이 오히려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적기”라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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