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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탄핵은 한국 사회의 축복, 30~40대에 개혁 주도권 넘겨라 "

“박근혜 게이트가 터진 것은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의 축복이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대담집『국가가 할 일은 무엇인가』 출간에 맞춰 2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석 달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정국은 경제에 좋은 기회”라고 했던 것에서 더 나갔다. <본지 2016년 12월 15일자 1·3면>
 
탄핵이 왜 축복인가. 이 전 부총리는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의욕 과잉의 경제 정책을 하다 보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탄핵으로 인해 그걸 못 하는 상황이 온 좋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탄핵의 이유를 “1987년 헌법 개정을 통해 만든 국가 운영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헌법이 아닌 운영한 사람의 문제로 봤다. 그는 “그동안 대통령에 당선됐던 사람들이 박정희 시대의 대통령이 된 줄 알고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며 행동한 게 문제가 됐다”며 “87년 체제의 주역들도 이를 지속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선배 밑에서 일하면서 진영 논리나 정파 싸움에 휩쓸려 몇 십 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그러면서도 대통령제에서 이원집정부제로 가는 개헌론엔 반대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과 실권 총리 간 끊임없는 논쟁과 내부의 종파주의로 국가 운영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이유를 말했다.
탄핵 후 개혁의 주도권을 30~40대에게 넘기라고 이 전 부총리는 강조했다. 그는 50대가 된 87년 체제의 주역은 물러나야 할 세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저같이 세상을 다 산 70대가 ‘나는 이렇게 살았으니 너는 이렇게 살아라’ 제시하는 것도 의미가 없고, 다 내려놓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전 부총리는 “정치적 리더가 30~40대에서 나와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미래를 이끌어 가는 세대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주역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부총리는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하느냐’를 두고 “담대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0년(대통령 임기)까지 국회가 사분오열할 것이고, 어차피 선택해 밀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노심초사하는 사람, 이것저것 따지고 완벽하게 하려는 사람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책과 이날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이미 금융 규제의 차원을 벗어났고 금융적으로 접근하면 ‘밀어내기’밖에 안 된다”며 “가계부채는 주택과 저임금, 자영업의 문제”라고 짚었다. 가계부채 해법으로 국채 발행을 통한 매입 공공임대와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를 제시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 보복과 관련한 질문엔 “코멘트하기엔 너무 늦었다”며 “앞으로라도 균형추를 유지하면서 가야 한다”는 원칙론만 짧게 언급했다.
 
금융 당국의 한진해운 처리 결정에 대해선 “세계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부쉈느냐는 게 제 논지의 핵심”이라며 “재구축하긴 어렵고 중국·일본 등의 네트워크에 다시 끼어들어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선 “정부가 증자를 해서 메워주거나 금융소비자에게 전가시키거나 사회적 비용은 마찬가지”라며 “어느 것이 미래를 위해 좋은 선택이냐, 보다 경쟁적이냐를 따져야 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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