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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도와주면 … 세월호, 내달 4~5일 물 밖으로 나올 수도

전남 진도군 병풍도에서 북쪽으로 약 5㎞ 떨어진 바다. 지난 17일 오후 2시쯤 진도 서망항에서 배로 출발해 17노트(시속 31㎞) 속도로 달려 1시간10분가량 지나니 닿을 수 있었다. 1067일 전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다. 거친 물살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날은 바람만 셀 뿐 파도는 0.5m 내외로 잔잔했다. 바다에는 봄 햇살이 가득했지만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각각 길이 140m, 152m인 재킹바지선 2척이다. 두 배는 세월호를 끌어올리는 임무를 맡았다. 이곳에서 약 2㎞ 떨어진 곳엔 머리와 꼬리 부분만 바다 밖으로 내민 반잠수식 선박이 있었다. 재킹바지선이 들어 올린 세월호를 싣고 87㎞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이동하는 역할을 맡는다. 재킹바지선 2척은 지난 6일과 7일, 반잠수식 선박은 16일 현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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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의 인양이 임박했다. 정부는 2015년 7월 국제입찰을 통해 중국의 상하이샐비지를 인양업체로 선정했다. 계약 규모는 851억원이었다. 인양 작업은 2015년 8월 시작됐고 1년 반 만인 19일 인양 장비의 점검 및 보완을 끝냈다고 해양수산부는 밝혔다. 다만 파도가 높아 이날 하려던 ‘시험 인양’은 22일 이후 시도하기로 했다.
 
2015년 7월만 해도 정부는 인양이 1년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작업은 더뎠다. 인양의 기초인 리프팅 빔 설치가 힘들었다. 지난해 7월 말 선수(뱃머리)에는 리프팅 빔을 다 끼웠지만, 선미(배 뒷부분)는 퇴적층에 단단히 박혀 리프팅 빔 설치가 어려웠다. 결국 기존의 굴착 방식 대신 선미를 살짝 들어 끼우는 방식으로 바꿔 지난해 말 33개의 리프팅 빔 설치를 완료했다.
 
인양은 ‘탠덤 리프팅(tandem lifting)’ 방식으로 진행된다. 탠덤 리프팅은 두 대의 바지선을 이용해 선체 아래 설치된 리프팅 빔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당초엔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인양을 시도하려 했지만 바람이 강해 지난해 11월 방법을 바꿨다. 현재 리프팅 빔 양쪽에 1개씩 모두 66개의 와이어가 재킹바지선과 연결돼 있다. 재킹바지선이 유압식 잭으로 와이어를 당겨 리프팅 빔에 받쳐진 세월호를 끌어올리게 된다.
 
이때 중요한 건 무게중심이다. 세월호 내부의 화물 위치를 알 수 없어 어디가 더 무거운지 가늠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인양 도중 균형을 잃어 실패할 수 있다. 상하이샐비지는 시험적으로 세월호 선체를 1~2m 들어올려 각 와이어에 걸리는 하중을 측정할 계획이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선체의 무게중심을 확인하면 각 와이어가 들어올릴 무게를 정밀히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양에는 하루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기욱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과장은 “유압식 잭은 샤프심이 한 칸씩 이동하듯 와이어를 서서히 당기고 멈추고를 반복한다”며 “세월호 선체가 물 위로 13m 정도 올라올 때까지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근처의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진다. 바다 밑에 잠긴 반잠수식 선박의 몸통이 세월호 밑으로 가 선체를 받친다. 이후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고정한 뒤 세월호에 있을 물과 기름을 빼낸다. 그러곤 87㎞ 떨어진 목포신항까지 이동한다. 장 과장은 “인양부터 세월호를 목포신항에 내려놓을 때까지 기간은 최상의 조건을 가정하면 약 13일”이라며 “돌발변수가 많아 20일 넘게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날씨다. 인양 작업은 밀물과 썰물의 격차가 적어 유속이 느려지는 소조기(小潮期)에만 가능하다. 그러면서 3일 연속 파도 높이가 1.5m, 풍속이 초당 10.8 m를 넘지 않아야 한다. 다음 소조기인 다음달 4~5일에 인양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19~22일도 소조기지만 파고가 높을 걸로 예상돼 해수부는 인양 시도를 하지 않기로 했다. 4월에도 기상이 좋지 않으면 인양이 미뤄질 수 있다.
 
세월호 정도 무게(퇴적물 포함 약 1만여t 추정)의 선박을 탠덤 리프팅 방식으로 인양하는 것도 우려할 점이다. 장 과장은 “세월호급 선박을 탠덤 리프팅으로 인양하는 게 세계 최초라 상하이샐비지 이외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를 섭외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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