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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19초 손 잡았던 트럼프, 메르켈엔 ‘악수 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첫 정상회담에서 불편한 관계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메르켈 총리와 나란히 앉아 사진을 촬영하면서 메르켈 총리의 악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사진기자들이 악수 장면을 요청하자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악수를 할 건지 물었으나 트럼프는 못 들은 것처럼 기자들만 응시했다. 메르켈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회담 때는 손을 꼭 쥐거나 손등을 토닥거렸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19초 동안 강하게 악수를 했었다. 메르켈에게 ‘악수 홀대’를 한 셈이다.
 
도청 질문에 트럼프 "나와 메르켈 공통점”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트럼프는 메르켈의 악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트럼프는 메르켈의 악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P=뉴시스]

어색한 분위기는 양 정상의 기자회견장에서도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의혹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나와 메르켈 총리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메르켈의 전화를 감청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를 떠올리게 하는 언급을 한 것이다. 메르켈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는 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지지하지만 회원국 은 빚진 돈을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메르켈은 트럼프의 나토 지지확인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독일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 부담금으로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독일이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보고 있다는 점도 거론하며 “미국은 승리를 하려는 게 아니라 공정해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은 독일의 무역 흑자가 품질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라면서 무역 정책은 유럽연합(EU) 전체와 논의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정상회담 분위기가 냉랭했다는 보도가 쏟아지자 트럼프는 18일 트위터를 통해 메르켈과의 정상회담을 폄하하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이 가짜 뉴스에서 무슨 얘기를 들었든 나는 메르켈 총리와 훌륭한 회담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독일에 제공하는 강력하고 값비싼 방위에 대해 돈을 더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빼놓지 않았다.
 
메르켈은 트럼프와의 껄끄러운 만남과 달리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는 독특한 교류를 했다. 이방카는 17일 BMW·지멘스 등 독일의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직업훈련 관련 회의에서 메르켈 의 바로 옆 자리에 앉았다. 공식 직책이 없는 이방카의 좌석 사진이 전해지자 트위터 등에선 외교적으로 결례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백악관 관계자는 메르켈 측 관계자가 이방카와 협의해 이날 회의를 주선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방카가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대신 다른 나라 정상들과의 만남에 잇따라 등장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트럼프 정권의 핵심 실세임이 증명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미·독 정상회담과 관련해 독일 빌트지는 “훨씬 더 나빴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메르켈의 당초 전략이 갈등을 부각하지 않고 양국이 오랜 기간 공조해왔음을 인식시키는 것이었던 만큼 “환대는 아니었지만 (양국이) 먼 대상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 독일 언론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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