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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로 가는 유조선, 현대중공업 세계 처음 만든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수주한 LNG추진 유조선 조감도. [조감도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이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수주한LNG추진 유조선 조감도. [조감도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러시아의 국영선사로부터 세계 최초로 천연액화가스(LNG) 추진 ‘아프라막스’(AFRAMAX)급 유조선의 수주를 따냈다. 아프라막스급이란 가장 많이 쓰이는 경제성이 좋은 규모의 원유 운반선을 뜻한다. 통상 7만9999~11만t급 유조선이다.
 
현대중공업은 19일 러시아 국영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사로부터 11만4000t급 LNG 추진 유조선 4척을 2억4000만 달러(약 2714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발주된 선박은 길이 250m, 폭 44m, 높이 21m로 수면의 얼음이나 빙산에 대비한 내빙기능(아이스 클래스 1A 등급)을 갖췄다.
 
건조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한다. 내년 3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4척의 유조선은 모두 오일 메이저 회사인 셸이 빌려 러시아에서 생산된 원유를 운송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LNG 추진선은 흔치 않다. 기술적으로 설계와 건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선급협회에 따르면 LNG 추진선은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기준 77척이 운행되고 있다. 이 중 3분의 1 정도는 관광용 카페리다. 국제 운항 선박이 6만대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치다.
 
자료:노르웨이 선급협회(DNV)

자료:노르웨이 선급협회(DNV)

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용도의 LNG 추진선이 늘어날 전망이라 조선업계의 기대가 크다. 국제해사기구(IMO)협약에 따라 국제운항 선박은 2020년 1월부터 황산화물(SOx) 함유 비율이 0.5% 이하인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현재 기준(SOx 함유비율 3.5% 이하)에서 한층 강화된 것으로 새 요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LNG 추진선 발주가 잦아질 전망이다.
 
IMO 기준 강화로 한국 정부도 최근 2025년까지 국내 발주 선박 중 LNG 추진선의 비율을 10%(20척)로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그동안 황 함유량 제한 규제 발표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MS) 규제 발효 등으로 세계 노후 선박 교체 사이클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해 왔다. BWMS 규제는 해양 생태계 파괴와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선박 평형수의 유해 수상생물과 병원균을 제거한 뒤 이를 해상으로 배출하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이 역시 조선업계에선 호재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까지 새 요건을 갖춰야 하는 400t급 이상 선박은 100만~500만 달러를 들여 배를 수리하는 것보다 신규 발주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LNG 연료추진 유조선을 만드는 것은 일반 LNG 추진선을 만드는 것보다 고도화된 기술이라는 것이 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LNG 추진 LNG 운반선이 만들어진 사례는 있지만 원유선을 만드는 시도가 없었던 이유다.
 
LNG 연료추진 유조선은 일반 유조선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소브콤플로트는 선박의 연료비 등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발주를 단행했다. 아프로막스급에 이어 초대형 원유선인 31만t급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까지 LNG 추진선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발주된 LNG 추진 유조선은 기존 연료 대비 SOx 배출을 90% 이상,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80% 이상,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15%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선박 건조를 맡은 현대삼호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LNG 추진 대형 유조선을 수주함으로써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eco-ship)에 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으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주는 그동안 현대중공업이 러시아와 맺어온 긴밀한 협력 관계에 힘입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소브콤플로트는 1989년 첫 주문을 한 이래 지금까지 총 65척을 발주한 현대중공업의 주요 고객사다. 러시아 정부는 조선소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어 선진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중공업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앞으로 현대중공업은 극동조선소 산하 즈베즈다 조선소의 선박 건조를 지원할 예정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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