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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비타민 풍부한 봄나물 먹고 산책···나른함 못 느끼죠

봄에 졸음이 많이 오는 건 바뀐 환경에 몸이 아직 응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단, 피로·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하면 계절성이 아닐 수 있다. 프리랜서 송경빈

만물이 생동하는 따뜻한 날씨와 달리 심신은 물 먹은 솜처럼 축 처진다. 무기력이 불쑥 찾아오는 계절, 바로 봄이다. 몸은 늘 졸린 듯 나른하고, 마음은 때때로 싱숭생숭 요동친다. 봄의 역설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봄은 성큼 다가왔는데 느릿느릿한 몸의 생체시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같은 계절성 질환도 무기력을 부추긴다. 나도 모르게 축 처지는 이 계절, 봄 타는 이유를 알면 내 탓을 하는 데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무기력을 이겨내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봄철 몸과 마음이 열병을 앓는 원인은 첫째로 기후가 변하면서 생체리듬이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봄은 겨울보다 낮이 길고 기온이 높다. 이때 신체는 일종의 시차적응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배우경 교수는 “계절이 바뀌면서 활동량이 많아지고 체력 소모가 늘어나는 반면 휴식시간이 줄어든다”며 “바뀐 생활패턴에 신체가 일시적으로 적응하지 못해 피로해진다”고 말했다.

겨울 동안 찬 기온에 익숙하던 근육이 이완되면서 따뜻한 물에 들어갔을 때처럼 노곤한 기운이 들기도 한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수현 교수는 “일조량이 많아지는 봄에 갑자기 활기가 치솟기도 하는데 이때 급변하는 감정 기복이 일시적인 우울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감기에 더 잘 걸리는 것과 같은 셈이다.

둘째로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은 봄철 무기력에 더 취약하다. 배 교수는 “본인을 오랫동안 괴롭히는 질환이 있으면 신체 기능이 떨어져 있는 탓에 우울해지기 쉽다”며 “특히 활동량이 늘어나는 봄철에 불편함이 가중돼 피로가 심해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한 콧물·재채기·코막힘 증상은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준다. 평소 편두통이 심했던 사람은 봄철 피로감이 더해져 기분이 저하되기 쉽다. 관절염 환자는 환절기 일교차 때문에 관절 부위에 통증이 심해지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있어 우울감에 잘 노출된다. 원인 질환이 있는 무기력증은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극복할 수 있다.

겨울 동안 운동하지 않아 체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도 봄철 무기력에 취약하다. 활동량이 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B1·C 등 영양소가 더 많이 필요해지는데 이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했을 때도 피로감이 잘 온다.
 
가벼운 무기력은 봄나물로 기분 전환

무기력 떨쳐내는 봄나물 처방

봄철 날씨 변화에 따른 피로는 대부분 2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완화한다. 이때 자신이 왜 무기력한 기분이 드는지를 정확히 알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주수현 교수는 “과거에도 봄에 비슷한 증상을 겪은 적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경험했다면 봄철 무기력이나 우울감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가벼운 무기력감은 기분 전환을 위한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해소할 수 있다. 배 교수는 “춘곤증 같은 가벼운 피로감은 생활에 작은 변화를 줘서 봄을 좀 덜 피곤하게 지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머리가 아프고 나른하다고 두통약이나 커피에 의존하기보다 비타민C가 풍부한 달래 같은 봄나물을 챙겨 먹고, 봄꽃을 보며 향기를 맡아보는 것이다. 주 교수는 “화창한 햇볕을 쬐는 시간을 늘리면 뇌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것을 도와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떨쳐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내에서도 가능하면 햇볕이 드는 창가에 앉는다. 실내에 오래 있을 때는 불빛을 밝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상 한 달 넘으면 만성피로 원인 찾아야
과로하지 않고 푹 쉬었는데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 무기력한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하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배 교수는 “푹 쉬어도 피곤하고 두통이 계속되거나 임파선이 붓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경험했으면 계절적인 원인이 아니라 만성피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6개월 이상 피로감이 누적된 만성피로는 잦은 음주나 불규칙한 수면 같은 생활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원인이 되는 습관을 먼저 교정해야 한다.

무기력한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문제가 생긴 경험이 있거나 봄이 오기 전부터 우울 증세가 있었다면 우울증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승호 교수는 “우울증의 한 가지 증상으로 무기력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약물을 써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수현 교수는 “봄에 자살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우울증 환자가 불안정하게 회복되는 시기에 충동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주변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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