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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만 만들었던 팔 4개 수술로봇, 한국서 개발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수술용 로봇의 임상시험이 완료됐다. 시험 결과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승인하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 질환을 수술하는 로봇을 개발한 나라가 된다.
 
미래컴퍼니와 세브란스병원이 개발한 수술로봇 ‘레보아이’. 최근 임상시험이 끝났다. [사진 미래컴퍼니]

미래컴퍼니와 세브란스병원이 개발한 수술로봇 ‘레보아이’. 최근 임상시험이 끝났다. [사진 미래컴퍼니]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나군호 교수는 16일 “국내에서 개발한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로 전립샘암·담낭 담석 제거수술을 한 결과 미국에서 개발된 ‘다빈치’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레보아이는 팔이 모두 4개로 의사의 조종에 따라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 안전하게 수술한다. 기능과 원리는 현재 국내 병원 47곳에서 이용 중인 다빈치와 유사하다.
 
레보아이는 미래컴퍼니와 세브란스병원이 10여 년 산학협력 끝에 개발했다. 세브란스병원 나 교수, 외과 이우정·강창무 교수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요구에 따라 쉬운 수술에 해당하는 담낭 절제술, 어려운 수술의 하나인 전립샘암 수술을 진행했다.
 
레보아이를 이용해 전립샘암·담석 환자 30여 명을 수술했다. 이후 다빈치로 수술할 때와 결과가 동일한가를 비교했다. 수술 후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재입원 사례가 없는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는지 ▶제대로 회복했는지 등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문제없음’으로 결론을 냈다.
 
미래컴퍼니는 앞서 15일 식약처에 임상시험 완료를 보고했다. 조만간 레보아이의 품목 허가(시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나 교수는 “4개의 팔을 가진 수술로봇이 전립샘암 임상시험에 성공한 것은 20년 전 다빈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라며 “그동안 수술비 부담 때문에 로봇수술을 포기하는 환자가 있었는데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빈치는 미국 회사 ‘인튜이티브서지컬’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세계에 3500대 정도가 보급돼 있다. 중국·이탈리아·캐나다·유럽 등의 기업도 수술로봇 개발에 매달리고 있으나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레보아이 개발에는 정부의 개발자금이 지원됐다. 이 점을 고려하면 레보아이 시판 가격은 다빈치보다 꽤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수술비도 내려간다. 로봇수술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한다. 전립샘암의 경우 600만~1200만원 정도 든다.
 
미래컴퍼니 김도형 팀장은 “품목허가가 아직 안 나 판매 예상 가격을 공개하기 힘들다”며 “품목 허가가 나면 외국 수출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과 미래컴퍼니는 15일 국산로봇수술기 교육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센터에선 레보아이를 설치하는 병원의 의사를 교육하게 된다.
◆수술로봇
의사가 조종관에서 컨트롤러(손잡이)를 조작하면 환자 위에 세팅된 로봇의 팔 4개가 움직이며 수술을 한다. 로봇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의사가 주도한다. 로봇 팔 끝에 카메라가 장착돼 잘 보이지 않는 부위까지 10배 확대해 3차원 영상을 비춰 준다. 전립샘·갑상샘암 수술에 많이 쓰인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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