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마크 테토의 비정상의 눈] 사람 냄새 나던 북촌이 디즈니랜드가 되고 있다

마크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마크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1년 반쯤 전 북촌 한옥마을을 처음 방문하고 사랑에 빠졌다. 이 역사적인 동네가 매력적이었던 건 아름답고 유서 깊은 한옥뿐 아니라 이웃끼리 잘 알고 지내는, 실제 살아 숨 쉬는 작은 마을이라는 느낌 때문이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유도 사람 냄새가 나는 실제 주거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촌의 매력과 명성을 만든 힘이다. 그때 이곳으로 이사를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보존될 수 있을지를 걱정하게 하는 일이 수없이 벌어졌다. 가장 먼저, 주민이 운영하면서 모임 장소 역할을 했던 작은 카페나 레스토랑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주택가 좁은 골목이 K팝을 틀어놓고 관광객의 관심을 끌면서 작은 장신구나 양말, 메이크업 제품을 파는 상업 매장으로 채워져 갔다. 북촌을 유명하게 해준 자랑스러운 전통 건축물들이 불행하게도 우스꽝스러운 상가로 바뀌었다. 가장 걱정되는 점은 일부 주거용 한옥까지 관광객 대상의 매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단아하게 서 있던 지역의 랜드마크가 이제는 모조 한옥처럼 보이게 됐다. 
일부에선 이런 경향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은 ‘유서 깊은 지역이 상업화하면서 임대료가 올라 기존 세입자가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으로 북촌에서 벌어지는 현상과는 사뭇 다르다. 정확한 표현은 ‘디즈니피케이션’이다. 유서 깊은 지역이 상업적인 관광 ‘테마파크’처럼 변해가는 현상이다.
 
이런 추세는 북촌처럼 역사적인 지역이 특별한 노력 없이 저절로 보존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주민·시민·정부의 노력과 세심한 주의 없이는, 그리고 적절한 규제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우리가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겨온 문화유산은 쉽게 사라지고 만다. 유럽과 미국의 수많은 역사적 구역이 비슷한 난관에 봉착했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보존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의 핵심은 보존 가치가 큰 문화유산을 생활공간 한가운데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우리가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나 로마처럼 외국의 역사·문화 유산의 보존 가치를 의심 없이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한국 고유의 문화가 지닌 놀라운 가치는 쉽게 간과하고 보존 가치가 크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한다. 내가 친구들을 북촌에 초대했을 때 이 문화유산이 얼마나 독특하고 놀라운 것인지, 왜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반드시 강조하는 이유다.
 
마크 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북핵위기 심화 및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 등 미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17년 7월 1일 개소했습니다.
연구소는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 기관 등과 연계해 학술행사를 개최하며, 정기적으로 자문회의를 열고 다양한 시각과 차별화된 이슈를 제시합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